雲水 天下/나는 자연인이다

우리땅 영지 순례 - 운제산 오어사 / 자장암 / 원효암

초암 정만순 2021. 3. 6. 11:11

우리땅 영지 순례 -

운제산 오어사 / 자장암 / 원효암

 

 

 

■ 순례일 : 2021. 10.20(수) 맑음

■ 순례자 : 초암 단독

■ 순례경로 : 오어사 - 자장암 - 원효암

 

 

 

 

 

구름사다리산인 운제산

 

‘영일운제산오어사사적’(1774년)은 오어사를 병풍처럼 감싸 안고 있는 운제산 이름이 원효와 의상, 혜공과 자장에 관한 설화에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원효와 의상은 남쪽 벼랑바위에 살았고 혜공과 자장은 북쪽 산꼭대기에 머물렀다.

구름(雲)을 사다리(梯)처럼 걸쳐놓고 바위와 산꼭대기를 오갔다고 해서 운제산, 구름사다리산이라 불렀다.

자장과 원효 의상은 중국의 종남산 운제사에서 공부를 했거나 관련된 일화가 있는데 이 때문에 생겨난 이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18세기 중반 때까지만 해도 의상암과 자장암, 원효암과 혜공암이 있었던 것으로 ‘영일운제산오어사 사적’은 전하고 있다.

지금은 오어지를 건너 절의 서쪽 골짜기 깊숙한 곳에 있는 원효암과 절의 북쪽 깎아지른 듯한 직벽 꼭대기에 서 있는 자장암만 있다

 

운제산 이름과 관련해 삼국유사는 또 다른 기록도 내놓고 있다.

신라 제2대왕인 남해왕의 왕비 운제부인이다.

시아버지가 박혁거세이고 시어머니가 알령부인이다.

죽은 뒤 역할을 부여받았으니 운제산 성모다.

삼국사기에는 아루부인으로 기록됐다.

주요 보직이 농사 관련이다.

가뭄에 기도를 드리면 효험이 있다고 해서 예전에는 기우제 명소였다고 한다.

 

 

신라 고승들의 수행처로 명성을 날리다

 

오어사는 신라 4대 조사를 배출한 성지다.

신라 26대 진평왕(579∼632)대에 창건된 사찰로 당초에는 항사사(恒沙寺)라 불렀으나 그뒤 오어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 내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 절에 만년의 혜공스님이 살았다.

귀족 천진공의 집 품팔이 노파의 아들로 이름이 우조였다.

천진공의 종기를 낳게 하고 아끼는 매를 찾아오면서 신령스런 이적을 나타내자 주인 천진공이 절을 했다.

자신의 영험이 드러나자 혜공은 승려가 됐다.

승려가 된 뒤에 술에 취해 삼태기를 진 채 춤을 추곤 해 ‘부괘화상’이라 불렀다.

절의 우물에 들어가 몇 달 동안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푸른 옷의 신동이 먼저 나왔고 스님의 옷이 젖지 않았다고 한다.

혜공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허공에 자취를 남기지 않는 새처럼 자유롭게 살았다.

 

그 뒤  원효가 여러 경전의 주해를 지으면서 매번 스님을 찾아와 의심나는 것을 묻거나 혹은 서로 농담을 주고받았다.

 항하사가 오어사로 이름이 바뀐 것은 혜공과 원효의 법력 겨루기 때문이었다

그때 상황을 『삼국유사』‘이혜동진’ 조는 이렇게 전한다

신라 고승 원효(元曉)와 혜공(惠空)이 함께 이곳의 계곡에서 고기를 잡아먹고 방변(放便)하였더니 고기 두마리가 나와서 한마리는 살아서 힘차게 헤엄쳐 물을 거슬러올라가고 한마리는 죽어서 아래로 떠내려갔는데, 올라가는 고기를 보고 서로 자기 고기라고 하였다는 설화에 의하여 나 "오(吾), 고기(魚)"자를 써서 오어사(吾魚寺)라 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신라 흥륜사는 법흥왕이 이차돈 순교를 계기로 지은 신라 최초의 사찰이다.

이차돈 순교 17년 만에 진흥왕대에 완공된 절이다.

중국 양나라 사신 이호가 사리를 가져오고 진나라 사신 유사와 승려 명관이 불경을 가져왔다.

훗날 이 절에 신라의 10대 성인 소상을 안치했는데 그중에서 혜공, 의상, 자장, 원효 네 조사가 오어사에 머무르며 정진수행했다.

네 조사에 더해 삼국유사를 쓴 고려 시대 국사 일연스님까지 오어사에 머물렀으니 절의 내력과  불교 정신사의 최고수들이 거쳐 간 인물의 중량으로 치자면 가히 국보급 사찰이라할 만하다

그런 의미에서 운제산 일대는 참으로 자랑스러워 할 우리 땅 영지인 것이다

 

 

전각과 유물들 그리고 근래에 새워진 명품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나한전(羅漢殿)·설선당(說禪堂)·칠성각·산령각 등이 있다.

이 중 대웅전을 제외한 당우들은 모두 최근에 건립된 것이다.

 

대웅전

 

대웅전은 문화재 자료 제 88호로 지정되었으며 앞면 3칸, 옆면 2칸의 문과 팔작 지붕으로 되어있다

이 절의 대표적인 유물로는 보물 제 1280호로 지정된 고려 동종과 대웅전 안에 보관되어 있는 원효대사의 삿갓이다.

이 밖에도 절내에는 불계비문(佛契 碑文)·염불계비문(念佛契碑文)·운제산단월발원비문(雲梯山檀越發願碑文) 등과 부도가 있다.

현존하는 부속암자로는 자장암과 원효암이 있다

 

▲ 오어사 동종. 유물기념관 안에 있다.

 

 보물 제 1280호로 지정된 고려 동종은 1995년 오어지에서 발견된 것으로 조성 연대가 분명하고 보존 상태가 양호하여 귀중한 연구 자료가 되고 있다.

 

원효대사의 삿갓과 수저


원효대사의 삿갓과 수저도 특이한 볼거리이다.

천 년도 더 지났다는 삿갓은 풀뿌리로 정교하게 짠 후 한지를 겹겹이 붙여서 만든 것으로 한지에는 글씨가 적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원효대사가 사용한 물품인지 사실 여부는 내 개인 생각으로는 불분명하다

 

 

해수관음상

 

 

새로 생긴 풍광들

 

요 몇 년 사이 절 주변 풍경도 많이 변했다.

절 앞에 출렁다리(원효교)를 세우고 오어지에 나무데크를 설치해 둘레길을 만들었다.

평일임에도 오어사 방문 및 둘레길 순례자들도 절 주위는 차량과 사람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마 가을이기 때문에 더한것 같다

 

 

 

 

 

자장암

 

천자봉

 

 

관음전

 

 

설법전

 

 

세존사리탑

 

 

운제산 해발 600m 정상에서 용맥의 기운이 힘차게 구비쳐 동북 감방으로 급하게 내려오다 용이 여의주를 물고 힘차게 등천하듯 다시 우측으로 휘감기며 오르내리더니 수백척 절벽을 이루는 암봉이 홀연히 일어서니 그 이름이 천자봉이다

천자봉이라는 이름에서 암시하듯 이곳에서는 누구라도 일심으로 기도 정진하면 만사형통 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요사이도 신라 천년의 맥을 잇는 관음기도 도량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어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왕래하는 곳이다 

지기가 용솟음치는 영험한 곳이다

 

 

 

원효암

 

원효암 가는 길

 

원효암은 오어지를 건너 운제산 남쪽 골짜기에 숨은듯 자리잡고 있다

조용히 앉아 마을을 닦고 기운을 운행하여 신공을 이루기에 알맞은 곳이다

한 열흘 여기서 머물고 싶다

 

 

 

◆ 사진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