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 우리 풍수] 김해 흥부암 - 호랑이와 제왕의 땅
사나운 호랑이 주춧돌로 꽉!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형국을 하고 있는 김해 임호산(林虎山) 꼭대기 가파른 자리에 위치한 가야불교의 성지 흥부암(興府庵)은 가락국의 수로왕 때 장유화상(長遊和尙)이 도성의 흥성을 빌기 위해 세운 사찰이다.
수로왕릉이 있는 경남 김해시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은 예부터 그 형상이 거북, 용, 호랑이 등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믿어져 왔다.
이 때문에 김해 사람들은 언젠가는 이곳에서 수로왕 이후 사라진 ‘훌륭한’ 임금이 다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해의 산들은 다음 세 가지의 기운을 갖고 있다.
첫째, 거북을 닮아 인자하며 오래 살 뿐만 아니라 성군(聖君)의 출현을 상징한다.
둘째, 용의 기상을 닮아 풍운조화를 주관하는 기운이 있으며 역시 임금을 상징한다.
셋째, 산중 호랑이의 무서운 기질도 부분적으로 있으나 역시 뭇 짐승의 우두머리를 뜻한다.
이렇게 거북, 용, 호랑이의 기운을 제대로 체화(體化)한 인물이 나온다면, 마땅히 그는 훌륭한 제왕이 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면 호랑이의 지나친 살기(殺氣)다.
김해의 산 중 호랑이의 험기를 보여주는 산은 안민산(=임호산)이다.
이는 1820년 곽기형(郭基衡)이 쓴 흥부암 중수기(重修記)에도 언급돼 있다.
‘김해의 오른쪽 안민산은 읍의 백호가 된다. 옛날 풍수사가 이 산에 나쁜 바위가 있어 읍에 이롭지 않다고 하였다.
그러한 까닭에 절을 세워 그 험함을 가렸다.’
안민산은 임호산(臨虎山)이라고도 하는데, 이름 그대로 생긴 모양이 호랑이 머리와 같고, 특히 그 벌린 입(虎口)이 너무 험하다.
사나운 호랑이가 김해를 향해 으르렁거리고 있으니 김해 사람들이 불안함을 느낄 만하다.
그러니 호랑이 입을 막아주어야 하고, 바로 그 입막음 장치가 흥부암이라는 사찰이다.
이렇게 ‘진압 풍수’의 논리로 험한 기운 속에 세운 사찰이니 혹자는 좋지 않은 터가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곳은 사람이 살기에는 부적절하지만 절터로서는 더없이 좋다는 게 풍수적 해석이다.
흔히 이런 터를 혈의 네 가지 종류 가운데 겸혈(鉗穴)로 분류한다.
겸혈은 민간에서는 삼태기 혈이라고도 하고 호구(虎口)라고도 한다.
아무튼 호랑이 입막음을 했으므로 김해 사람은 편안하게 지낼 수 있고, 호랑이 입막음을 한 사찰 역시 좋은 터잡기를 이룬다.
이렇게 풍수적으로 훌륭한 입지를 구축한 사찰은 ‘김해를 번성하게 해주는 절’이라는 뜻으로 흥부암(興府庵)이란 이름도 갖게 된 것.
흥미로운 점은 흥부암 대웅전의 주춧돌도 호랑이 석상이라는 사실이다.
사찰 자체가 호랑이 입막음인데, 거기에 더해 호석상의 주춧돌을 대웅전 기둥 아래 놓아 아예 호랑이를 꼼짝 못하게 짓누르고 있으니 매우 강력한 진압풍수다.
다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자.
김해는 가락국의 근거지다. 옛사람들은 이곳에 도읍을 정할 때 이미 임호산의 사나운 기운을 감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는 수로왕의 처남으로 허왕후를 따라 아유타국에서 온 장유화상(長遊和尙)이 절을 지어 가락국(김해)의 나쁜 기운을 눌렀다는 이야기로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김해에 터를 잡아 대대로 살아온 이들에게 임호산의 나쁜 기운은 언제나 요주의 대상이었고, 이 나쁜 기운을 눌러줄 수 있는 사찰을 지어 김해의 번영을 기원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김해는 순화된 호랑이와, 거북 그리고 용의 기운을 갖게 되었다고 믿는 것일 터다.
'四柱命理 風水地理 > 김두규의 국운풍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산 황풍리의 두꺼비 석상 (0) | 2021.02.25 |
---|---|
남해군 남면 가천리 남근석 (0) | 2021.02.24 |
김상만 古宅 (0) | 2018.07.17 |
박정희 묘소 (0) | 2018.06.26 |
문재인 사저 (0) | 2018.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