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柱命理 風水地理/풍수지리

안동 임청각

초암 정만순 2021. 1. 23. 12:22

안동 임청각

 

 

 

 

▨ 임청각=

조선 중종 14년 1519년에 고성 이씨 이명(李■)이 지은 집.

안동시 법흥동에 있다.

원래 99칸의 대저택이었으나 일제강점기 중앙선 철도 부설로 훼손돼 지금은 50여칸이 남아있다.

본채와 별당형 정자인 군자정, 그리고 사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보물 제182호다.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역임한 석주 이상룡(石州 李相龍)이 태어난 집이기도 하다.

당호(堂號)인 임청각(臨淸閣)은 도연명의 귀거래사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액자의 글씨는 이황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근에 국보 제16호인 '신세동 칠층전탑'이 중요민속자료 제185호인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과 함께 중앙선 철길 아래에 있다.

 

 

 

 

▲ 임청각 전경.

이 지형을 잠두형(蠶頭形)으로 보기도 한다.

잠두형은 누에가 나방으로 변신하듯 훌륭한 인재의 출현을 상징한다.

또한 누에고치서 비싼 비단이 생산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재물도 번창하는 것으로 본다.

오른쪽 끝머리에 보이는 탑이 '신세동 칠층전탑'이다.

 

 

'임청각의 평면도는 동쪽서 봐서 용자형(用字形)이다.

집 뒤로 상산(象山)이 있고, 동남쪽으로 낙동강이 흐르는 풍수상 지극히 좋은 구조를 가진다.

무릇 집을 지을 때 일자(日字), 월자(月字), 길자(吉字)와 같이 좋은 글자 모양으로 지으면 복이 들어온다.

임청각은 아래쪽 반은 일자이고 위쪽의 반은 월자다.

이 일형과 월형의 합형인 용자(用字)형은 하늘의 해(日)와 달(月)을 지상으로 불러서, 천지의 정기를 화합시켜 생기를 받고자 한 것이다.

일, 월을 합친 글자는 밝을 명(明)자가 맞겠지만, 용자로 한 것은 명자의 경우 일과 월이 따로 떨어져 병렬로 되어 있으나, 용자는 완전히 합쳐져 하나의 글자로 되어 분리하면 독립된 문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무라야마 지준이 조선총독부의 촉탁을 받아 당시의 명당이론과 실례를 모아 엮은 '조선의 풍수'에 실린 임청각 소개 글이다.

 

임청각은 동향으로 비탈에 조성돼 있다.

용자형은 본채에 해당되는 말이다.

즉 본채의 비탈 위쪽이 월자, 아래가 일자부분이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체 건물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그래서 용자형이다.

그러고 보면 임청각의 이 용자형 설계는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적이었다는 게 된다.

하늘과 땅의 기운을 받고자 하는 기원을 품고 말이다.

실제로 임청각의 마당은 다섯개나 된다.

위쪽 월자에 세개가 있고, 아래 일자에 두개가 있다.

용자형 가상(家相)에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

 

만물엔 독특한 기운이 있다고 보는 게 풍수 물형론(物形論)이다.

그리고 그 기운은 인근의 사물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가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형태의 집 구조는 좋은 기운을 일으키고, 그 기운은 인간에 영향을 미친다.

일자형의 대표적인 가옥이 경주 양동마을의 향단(香壇)이다.

모두가 좋은 기운을 받고자 인위적으로 배치한 구조다.

 

임청각엔 특이한 방이 하나 있다.

3명의 정승이 난다고 전해지는 산실(産室)인 영실(靈室)이 그것이다.

이 방 앞마당엔 우물이 있다.

그냥 우물이 아니다.

영천(靈泉)이란 이름도 가지고 있다.

명당혈처에서만 나는 이 물의 정기를 받아서 인재가 난다고 한다. 실

제 이 방에서 이상룡이 태어났다.

 

임청각 앞뜰엔 중앙선 철길이 지나간다.

일제 강점기 때 놓인 이 철길은 이 집안의 기운을 꺾으려 했던 단맥(斷脈)의 흔적이다.

여기뿐 아니다.

지도를 놓고 유심히 살펴보면 안동지역을 지나는 중앙선은 유난히 구불구불하다.

'철길은 직선'이란 상식이 이 지역에선 여지없이 무너진다.

그 이유는 풍수로 찾을 수 있다.

독립운동이 활발했던 안동의 지맥을 끊어 일제에 항거하는 인물이 배출됨을 막으려 했던 게다.

쇠말뚝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기상을 꺾으려 했던 문화적 침탈 현장인 셈이다.

 

안동시내서 안동댐으로 가는 길이 '석주로'다.

그 2차로 도로 한복판에 고목 한그루가 처량한 모습으로 서 있다.

철길이 기형으로 만들기 이전 임청각 대문을 지키고 있었을 회나무다. '위험 장애물'이란 이름표에 새끼줄 목걸이까지 걸고 있다.

암울했던 역사가 만든 천덕꾸러기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아래 낙동강은 지금도 흐느끼듯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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