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 법제 - 황금
속썩은풀은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초본식물이다.
산지의 풀밭에서 자라며, 다 자라면 높이가 20∼60센티미터에 달한다.
여러 대가 나와 포기로 자라고, 털이 있으며,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꽃은 7∼8월에 한쪽으로 치우쳐서 자줏빛으로 핀다.
꽃받침은 종 모양이다.
열매는 9월에 결실하며 둥근 모양으로 꽃받침 안에 들어 있다.
원뿌리는 원뿔형이고, 황색이다.
속썩은풀의 뿌리에는 황금(黃芩), 천황금, 전황금, 점모황금, 감숙황금, 박엽황금, 여강황금 등 7종류가 있다. 약재로 쓸 때는 3~4년생을 가을에서 봄 사이에 캐어 썩은 부분을 제거한 다음, 술에 적셔서 불에 말린 후 썰어서 사용한다.
찬 약성이 열을 내리게 하므로 신체에 열이 많고 번조와 갈증이 심한 중상에 주로 쓰인다.
감기로 인한 고열에서부터 일반적인 전염성질환의 고열에도 해열 효과가 높다.
따라서 폐에 열이 쌓여서 일어나는 급성폐렴이나 급성기관지염의 치료에 쓰인다.
또 위열(胃熱)로 인해 소화 장애가 심하고, 입 안이 헤지는 증상에도 활용된다.
또한 안구충혈과 피부 발진에도 쓰인다.
속썩은풀의 뿌리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인 바이칼린과 오고닌이 들어 있다.
그 밖에 스킬캡 플라본2와 타닌, 수지도 들어 있다.
바이칼린은 피부 자극을 완화시키는 효능이 있어서 화장품의 원료로도 많이 쓰인다.
최근 경상대 석경호 교수팀은 오고닌이 뇌의 염증에 관여하는 미세아교세포에 작용하여 염증 반응의 활성화를 저해함으로써 강력한 신경 보호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스킬캡 플라본2는 혈액암 세포의 50퍼센트 이상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아랫배가 차거나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 만성위장염 환자에게는 해로우므로 신중하게 판단하여 사용해야 한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향약집성방』과 『의방유취』에는 “약재의 혼입물을 잘 고르고 노두를 버린다.
약재 속이 까맣게 썩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썩은 부분을 전부 긁어서 버려야 한다.”고 하였다.
『동의보감』에서는 “약재를 잘게 썰어서 볶아서 쓴다.”고 하였다.
약재를 흙 또는 오래 묵은 바람벽의 흙에 섞어서 볶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하면 비위를 보하고 열을 내리게 하는 작용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또 약성을 완화시키므로 허약자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게우기를 예방하는 목적도 있다.
밀기울과 함께 볶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비위를 상하지 않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방약합편』에서는 “약재를 술에 담갔다가 볶는다.”고 하였다.
보조 약재로 술을 쓰는 것은 상초(上焦)로 약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다.
하초(下焦)의 질환에는 술로 볶아서 쓰지 않는다.
다른 문헌 자료에 의하면, 약재를 술에 담갔다가 꺼내어 익을 때까지 쪄서 말리거나 식초에 담갔다가 젖은 종이에 싸서 잿불에 묻어 익혀서 쓴다고도 하였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전통의학에서의 임상에 의하면 약재를 물로 깨끗이 씻고 겉껍질과 썩은 속을 긁어 버린 후 잘게 썰어서 말렸다가 그대로 썼다.
대부분의 경우에 보조 약재를 사용하지 않았다.
실제 유효 성분인 바이칼린과 오고닌을 포함한 총 플라보노이드를 정량 실험한 결과를 보면, 약재를 5밀리미터 두께로 잘라 썼을 때 가장 약효의 성분이 좋았다고 한다.
그러나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약재를 술에 담갔다가 볶거나 소금물·생강즙·꿀물·식초 등에 담갔다가 꺼내어 볶아서 쓰는 경우도 있다.
실험적으로 알코올 도수 20도 정도의 술이나 소금물을 부어 약재에 전부 잦아들면 약간 누렇게 될 때까지 볶은 결과 원재료보다 총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감소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열에 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 현대적인 속썩은풀의 뿌리 법제법
예로부터 전해져 오는 경험방에 의하면, 대부분의 경우 보조 약재를 쓰는 것은 약성을 완화시켜 선택적인 작용을 할 경우에만 국한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험 자료를 보더라도 가열 처리하는 법제법들은 오히려 부정적인 것이 되므로 생재료를 그대로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즉, 겉껍질과 잔뿌리를 다듬고 속이 썩은 부분을 전부 긁어 버린다.
그러고 나서 물을 뿌려 누기를 준 다음 5밀리미터 두께로 두껍게 잘라서 잘 말렸다가 그대로 쓴다.
중국 문헌에 의하면 혈압을 내리고 진정 작용을 한다고 하여 동맥경화성 고혈압에 쓰기도 한다.
그러나 실험 자료에 의하면 혈압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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