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 법제 - 지황

본초 법제 - 지황

 

 

 

 

지황은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생지황을 물에 넣었을 때 뜨는 것을 천황(天黃), 반쯤 뜨는 것을 인황(人黃), 가라앉는 것을 지황(地黃)이라고 한다.

물에 가라앉는 것이 가장 좋은 약재다.

뿌리는 굵은 육질이고, 옆으로 뻗는다. 색깔은 붉은빛이 도는 갈색이다.

지황에는 카탈풀과 만니트가 함유되어 있다.

그대로 말리거나 쪄서 말릴 경우에 거멓게 바뀌는 것은 카탈폴 성분에 의한 것이다.

물에 풀리는 부분에는 만니트가 1퍼센트, 스타키오즈가 32퍼센트, 글루코즈가 9퍼센트 정도 함유되어 있다.

지황은 가공하는 방법에 따라 생지황과 건지황, 숙지황으로 나눈다.

건지황을 만들 때는 건조실이나 햇볕에서 말린다.

생지황을 쪄서 사용하는 것을 숙지황이라고 한다.

 

생지황은 청열약으로서 주로 열을 내리게 하고, 출혈을 멎게 하며, 어혈을 풀어준다.

따라서 가슴이 답답하면서 갈증이 날 때 주로 쓴다.

이 외에도 타박상, 혈뇨, 각혈, 생리불순, 자궁출혈 등에 효과가 있다.

건지황은 몸을 보하고, 피를 보충하며, 피나는 것을 멎게 한다.

빈혈, 소갈병, 코피, 자궁출혈, 생리불순 등에 효과가 있다.

숙지황은 얼굴이 창백하고 어지러우면서 머리가 아플 때 효과가 좋다.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혈허(血虛)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이 외에 소갈병, 유정, 골다공증, 생리불순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머리카락이 일찍 희어지는 증상에 특효가 있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향약집성방』에서는 “짓찧은 즙이나 잘게 자른 것은 열병에 쓴다.”고 했다.

『제중신편』에서는 “술로 씻거나 또는 술에 담갔다가 말려 쓰면 술의 더운 성질로 인해 약성이 완화된다.”고 했다.

또한 『동의보감』에서는 “생강즙을 발라서 닦는다.”고도 했다.

이처럼 숙지황에 생강즙을 발라서 볶으면 체하지 않는다.

생강즙으로 처리하는 것은 하초(下焦)에 작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숙지황에 대한 문헌 자료를 보면, 『방약합편』에는 “술에 담갔다가 쪄서 쓰면 피와 콩팥을 보한다.”고 했다.

특히 『득배본초』에서는 “숙지황을 태워서 쓰거나 금앵자즙과 함께 끓여서 쓴다.”고 했다.

이처럼 보조 약재인 금앵자를 쓴 것은 피를 보하기 위함이고, 숙지황을 태워서 쓰는 것은 비위(脾胃)를 보하기 위함이다.

한편 『제중신편』에서는 “약재를 찐 다음 다시 술로 씻거나 술에 담갔다가 말리는 것은 피를 잘 돌게 하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임상에 의하면 생지황을 그대로 즙을 내어 씻거나 잘게 썰어서 썼다고 한다.

또는 생지황에 술을 뿌려서 쓰거나 술에 담갔다가 쓰기도 했다고 하고, 소금물에 씻어서 썼다고도 한다.

건지황은 생지황에 술을 뿌려서 잘 말렸다가 썼다고 한다.

숙지황을 만들 때 원료 약재는 건지황보다는 신선한 생지황을 주로 썼다고 한다.

이때 천황과 인황을 생즙 내어서 생지황에 섞은 다음 정종을 뿌려 증기 가마에 넣고 2~3시간 정도 찐다.

그런 다음 가마에서 꺼내어 햇볕에 말리고 다시 정종을 뿌려서 찐다.

이런 방법으로 9번 반복하면 맛이 달고 검은 빛을 띠면서 약재의 겉과 속이 윤택해진다.

생지황을 찔 때 꿀을 10~20퍼센트 정도 넣어서 찌면 질이 더욱 좋아지고 변질되지 않는다.

 

실험 자료에 의하면, 약재를 5밀리미터로 두텁게 갈라서 달인 결과 달임 약의 성분 함량이 제일 높았다고 한다.

지황을 찌는 과정에서 에틸알코올 30퍼센트로 적신 다음 섭씨 100도의 가압 가마에 넣고 24시간 쪄서 만든 결과, 생지황에 비해 환원당이 18.6퍼센트에서 33퍼센트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현대적인 법제법

중국에서는 보조 약재로는 술을 많이 이용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약효를 높이기 위해 꿀 외에는 쓰는 경우가 드물었다.

생지황을 찌는 과정에서 카탈풀이 열에 의해 변화되어 다당류가 분해되고 환원당이 증가하므로 보약으로서 가치가 있다.

현대적 가공 법제에서는 생지황으로 쓰고자 할 경우에는 채취한 다음 습한 모래 속에 묻어 두었다.

건지황으로 쓸 경우에는 채취한 다음 잔뿌리를 다듬고 깨끗하게 씻어서 햇볕에 말렸다.

약재가 쭈글쭈글하게 마른 다음 섭씨 60도 이하의 건조실에서 다시 말려서 쓰는 것이 좋다.

이때 수분 함량은 15퍼센트 안팎이어야 한다.

숙지황은 생지황을 그대로 쪄서 쓰는 것이 좋다.

생지황과 건지황을 달임 약으로 쓸 때는 약재를 5밀리미터 두께로 잘라서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