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 법제 - 지모
지모(知母)는 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연모(連母), 야로(野蓼), 지삼(地蔘)으로도 불린다.
키가 1미터까지 자란다.
잎이 선형(線形)으로 끝이 날카롭고, 표면이 오목하게 들어갔다.
꽃이 6~7월에 엷은 자색으로 핀다.
열매는 장타원형이다.
뿌리가 굵고 짧다.
봄과 가을에 뿌리를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 약재로 쓴다. 맛이 쓰고, 성질이 차다.
지모에는 아스포닌, 사포닌, 살사포게닌, 말코게닌 등의 성분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이들 성분이 신음(腎陰)을 보(補)하고, 열을 내리며, 대변을 잘 통하게 한다.
약성(藥性)이 위경(胃經), 폐경(肺經), 신경(腎經)에 작용한다.
천연 해열제로서 감기와 폐결핵, 만성 질환 등의 고열을 내리는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아울러 음허(陰虛)로 오후에 미열이 나고, 잘 때 식은땀이 나며, 가슴이 답답한 증상에도 효능이 있다.
또 인후통과 인건(咽乾), 유정, 몽정, 만성 신우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그밖에 폐열(肺熱)로 인한 기침과 위열(胃熱)로 인한 갈증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장과 소화기에 진액을 보강시켜 변비를 개선하는 작용도 탁월하다.
지모는 최근의 약리 실험에서 해열과 진정, 혈당량 감소, 항균 작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모에 산조인을 배합하면 신경 계통의 흥분을 가라앉게 하는 진정 작용이 2배 이상 증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구내염과 구강 궤양, 인후염 등에 현삼과 생지황을 함께 쓰면 치료 효과가 빠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밖에도 지모를 물로 달여서 정상의 토끼와 당뇨가 있는 토끼에게 주입한 결과 혈당이 정상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모의 복용 방법은 먼저 말린 약재 6~12그램에 물 500밀리리터를 붓고 물이 절반으로 줄 때까지 달인다.
이것을 하루 세 번 나누어 마신다.
또 환이나 산제(散劑)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다만 성질이 차기 때문에 비위(脾胃)가 허한(虛寒)하고 변을 묽게 보거나 설사를 할 때는 복용을 금한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지모 뿌리의 법제 방법에 대해 『동의보감』과 『향약집성방』에서는 “껍질을 벗기고 잔뿌리를 다듬는다.
또 막걸리에 담갔다가 말리거나 막걸리에 씻어서 말린다.”고 했다.
약재를 막걸리에 담갔다가 말리는 것은 약성을 상초(上焦)에 미치게 하기 위함이다.
약재를 볶는 방법에 대해 『방약합편』 등 여러 의서(醫書)들은 “물로 깨끗이 씻거나, 술 또는 소금에 담갔다가 볶는다.
또 술에 소금을 타고 약재를 담갔다가 볶는다.”고 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약재에 꿀이나 꿀물에 적셔서 볶거나, 젖을 발라서 볶는 방법, 또는 꿀물을 섞어 찌는 방법으로 법제했다.”고 했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임상에서는 지모의 뿌리를 복잡하게 법제하지 않는다.
약재의 잔털을 제거한 다음 잘게 잘라서 말렸다가 쓰고 있다.
뿌리에 있는 털을 제거하는 것은 약성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또는 약재를 소금물이나 술에 담갔다가 볶아서 쓴다.
일부의 경우는 술에 담갔다 말려서 깨끗하게 씻어서 그대로 쓰거나, 약재에 꿀을 섞은 다음 살짝 볶아서 쓴다.
이러한 법제는 약재가 본래 지니고 있는 열을 내리는 효능과 몸에 진액을 더하는 효능을 보강시키기 위함이다.
다만 청혈(淸血)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별도의 법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생것을 그대로 쓴다.
그러나 질병이 어느 장기에 있는지를 고려하여 여러 가지 보조 약재들을 써서 법제하는 게 좋다.
술과 소금물로 처리하는 방법은 오늘날 임상에서 많이 쓰고 있다.
반면 젖과 꿀물, 천화분 달인 물 등의 보조 약재들은 쓰지 않고 있다.
지모에 들어 있는 아스포닌 성분은 용혈성 사포닌이기 때문에 주사약으로는 쓰지 않는다.
◎ 현대적인 법제법
지모는 신음(腎陰)을 보하면서 열을 내리게 하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지모를 법제하는 것은 용혈 작용을 완화해서 약성을 부드럽게 하고, 인체에 잘 반응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지모의 찬 성질을 완화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작업은 지모의 고유한 약성을 살리면서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법제 방법은 약재의 수염뿌리를 잘라 낸 다음 겉부분의 껍질을 모두 벗긴다.
이어 물로 깨끗이 씻어 눅눅하게 만든다.
이것을 5~8밀리미터 정도 얇게 잘라서 말렸다가 쓰는 것이다.
또는 약재를 3~5퍼센트의 소금물에 담가서 약재의 속까지 소금물이 스며들면 꺼내어 깨끗이 씻은 뒤 말려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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