病症別 鍼處方/근골격계(요 상지)

견비통(50견) - 침구 및 약물 요법

초암 정만순 2020. 11. 26. 20:01

견비통(50견) -

 침구 및 약물 요법

 

 

 

견우 혈에 자침하고‘통견탕’ 복용하면 견비통 해결된다

 

견비통은 어깨 근육이 굳어져 통증이 심한 증상이다.

임상기간이 짧은 의자(醫者)일수록 견비통을 우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환자들이나 의자(醫者)들은 견비통이 간단하게 치료되는 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필자도 임상 초기에는 그까짓 견비통쯤이야 하고 쉽게 접근하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임상을 수십 년 겪은 의자라면 견비통이 그리 만만히 볼 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필자와 함께 공감할 것이다. 


견비통을 흔히 40견 또는 50견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병명이다.

일본은 섬나라로서 해안의 다습(多濕)한 기운이 인체에 침범하여 몸이 늘 끈적거리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 목욕문화가 발달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천지(天地)의 기운은 거스를 수 없어 십중팔구는 40대나 50대에 이르러 습기(濕氣)가 어깨에 뭉쳐 견비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연유로 40견 또는 50견이라는 병명이 탄생한 것이다. 


40견과 50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어깨를 앞뒤나 위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는 점이다.

 

기타 목 디스크로 인한 견비통, 타박으로 인한 견비통, 위장질환으로 인한 견비통, 직업병으로 인한 견비통, 부인과질환으로 인한 견비통 등은 그래도 어느 정도 팔을 쓸 수 있고, 통증을 따르긴 해도 생활은 할 수 있다.

하지만 40견과 50견은 자다가도 잠을 깰 정도로 통증이 대단하다는 점이 다른 견비통과는 다르다. 


40견과 50견의 원인에 대해 살펴보면, 일본사람들처럼 풍습(風濕)이 경락에 정체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 비자연적인 색생활로 어혈이 어깨에 뭉치거나 지나친 운동 부족으로 어깨 근육이 굳어져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운동 과다로 어깨 근육이 손상되거나, 급속히 인체가 노화되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견비통이 있는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은 화학 소염진통제로 통증을 완화시키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학 소염진통제는 복용할 때만 잠시 통증이 완화되는 듯하다가 약기운이 떨어지면 더욱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화학약의 부작용으로 위장·간장·신장 장애까지 동반되어 삶의 질이 극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자살 충동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견비통은 화학약으로 치료를 접근할 게 아니라 하겠다.

근본 치료를 위해서는 풍습과 어혈, 그리고 담탁(淡濁)을 제거하여 경락을 통기(通氣)시켜 주어야 한다. 


수십 년간 견비통 환자들을 겪어 보고, 필자 또한 양쪽 어깨에 견비통이 생겨 그야말로 극심하게 고통을 겪은 적이 있다.

따라서 치료해 볼 수 있는 방법은 다해 보았다.

그 결과 수천수만 가지의 치료 방법 중에 견비통에 효과가 뛰어난 것을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그 중 침구 치료는 세상의 그 어떤 치료보다 뛰어난 효과가 있었다.

그리고 부항을 이용한 사혈도 효과가 컸다.

이에 대한 방법을 공개하니 더욱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견비통을 치료함에 있어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부항사혈요법이다.

 

 

방법은 먼저 아픈 쪽 어깨와 팔 쪽에 사혈침(瀉血針)을 하지 않은 채 건부항(乾附缸)을 촘촘히 부착한다.

 

그러고 나서 약 5분에서 10분 정도 있다가 부항기를 떼면, 지나치게 피부가 변색된 곳이 있다.

이렇게 변색된 부분주요 경혈을 눌러보아 극심한 압통이 있는 곳을 한 번에 서너 차례 반복해서

1~2분간 사혈시켜 준다.

이렇게 몇 번 치료하면 극심한 통증과 염증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한다.

 

 


침구 치료

 

아픈 쪽 팔의 주요 경혈에 모두 자침(刺針)을 한 다음 온침(溫鍼)을 하거나,

 

장침(長針)으로 견우 혈에서 극천 혈까지 투자(透刺)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이때 견우 혈은 실제의 혈 위치보다 약간 아래로 내려와서 침을 해야 극천 혈까지 관통된다.

 

 


이밖에 조구 혈에서 승산 혈까지 투자하는 방법도 있고,

 

 

양릉천이나 다리에 있는 담경의 혈에 자침을 한 후 동기법을 하는 방법도 있다.

 

 

 

단,이 모든 침술을 함에 있어 풍지 혈 부근의 굳어진 것을 풀어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론상으로 밝히기는 대단히 힘들지만, 부항사혈이나 침구 치료로도 전혀 효과가 없는 지독한 경결(硬結)이 나타나는 부분들이 있다.

이때에는 고대(古代)부터 사용되어 온 수술 도구를 사용하여 경결의 결을 따라 자침을 한다.

 

그러고 나서 근육의 조직과 결을 따라 파열시켜 굳은 경락 조직을 통하게 만들어 놓아야 한다.

이는 ‘통즉불통(通卽不痛), 불통즉통(不通卽痛)’이라는 동양의학의 기본 원칙에 입각한 일종의 강통법(强通法)이다.

경결에는 그야말로 특효가 있다.

 

하지만 어설픈 능력이나 이론만 가지고 접근할 수 없는 침법이니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참고로 고대의 침구 도구들은 절반 이상이 수술 도구였다.

일례로 참침(針), 봉침(鋒針), 피침(針) 등은 일종의 수술 도구였다.

 

현재 중국에서는 소침도(小針刀)라 하여 이들 3가지 침을 개량하여 사용하고 있다. 

 

 

 

동씨침법으로는

 

腎關(신관), 外三關(외삼관)에 자침하면 유효하다

조작은 健側을 强刺戟으로 刺針, 15분간 留針, 5분마다 간헐운침한다.

 

 

통증 부위별로는 앞쪽은 내슬안, 뒤쪽은 독비(외슬안), 가운데는 슬중(무릅 슬개골) 자침한다

 

 

 


기타 피내침요법, 호침(毫針)으로 압통점을 약하게 자극하여 동기법을 쓰는 요법, 손 부위의 압통점을 찾아 뜸을 뜨는 요법, 오행침법, 수기요법 등 견비통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이 모든 것은 의자 스스로 특기를 살려 치료에 가미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오랜 기간을 살펴보건대 극심한 견비통 환자의 대부분이 비위계통의 질환을 앓고 있거나 늘 비위가 역하다는 점이다.

강호(江湖)의 임상가들은 이 점을 명심하여 살펴주기 바란다. 


한편 견비통 환자를 대하다 보면, 아주 드물지만 팔 부위의 인대가 극심하게 손상되거나 끊어진 경우가 있다.

이것을 본인도 모른 채 방치하여 오랜 시일 고생하고 있는데, 이런 사람은 침구 치료의 대상이 아니다.

이럴 때 즉시 뼈를 잘 맞추는 사람이나 양방의 정형외과로 보내 교정을 받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약물요법

 


견비통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쓰려면 변증(辨證)을 해야 하므로 견비통의 유형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약을 썼다가는 치료는 고사하고 오히려 해를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목 디스크로 인한 견비통을 풍한습(風寒濕)이나 50견 등으로 오인하여 치료에 임한다면 곤란한 일이다. 


보통 견비통을 치료하는 데 많이 응용되는 처방은

‘개결서경탕(開結舒經湯)’, ‘삼합탕(三合湯)’, ‘서경탕(舒經湯)’, ‘회수산(回首散)’ 등 수백 가지가 넘는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필자가 수십 년간 임상해 보고 터득한 경험방을 아낌없이 공개하니 이 글을 읽는 강호의 제현(諸賢)들은 부디 음덕(陰德)을 더욱 베풀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소위 40견과 50견을 치료하는 필자의 경험방을 편의상 ‘통견탕(通肩湯)’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통견탕(通肩湯)기본 처방

해동피·강활·위령선 각 12~20그램,

계지 4그램,

초오 2~8그램.

 

여기에 몸이 뚱뚱하고 냉한 사람이면 창출을 8~20그램 가미하고,

늘 신경 쓰는 일이 많은 사람이면 소엽·지각·향부자·목향을 4~8그램을 가미한다.

또 어혈이 많은 사람이면 당귀·적작약·울금(또는 강황)을 적절히 가미한다.

그리고 어떠한 유형이든 소화제를 적절히 가미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로 상기 처방에 있는 초오는 잘못 쓰면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천금 같은 비방을 밝히면서도 노파심이 생기는 이유는 혹시라도 약리(藥理)에 미숙한 사람이 초오나 생부자, 영사, 경면주사 같은 약을 무서운 줄 모르고 함부로 쓰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누차 강조하는 바이지만, 어디서 비방을 하나 얻어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한 실력과 인품, 그리고 심득(心得)을 갖추는 길이다.


간혹 어깨가 아픈 환자들이 찾아와 “선생님, 어깨 죽지가 얼마나 아픈지 차라리 어깨를 뚝 잘라 버렸으면 좋겠습니다”하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필자는 “선생님, 어깨는 선생님의 육신(肉身)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매일 어깨에다 대고 잘라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을 하면, 그 말을 들는 어깨는 고분고분 가만히 있을까요”라고 반문한다. 


이처럼 사람에 따라 어깨만 없어지면 견비통이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아무리 내 몸에 그저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어깨이지만, 이유 없이 아픈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은 잘못 살아왔거나, 너무 무리를 했거나, 너무 운동이 부족했거나 등 아픈 만큼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걸 무시한 채 어깨를 탓하고, 윽박지르듯이 어깨를 잘라 버리겠다고 해서 되겠는가?

또 그렇게 한다고 해서 몸의 이상이 근본적으로 해결되겠는가?

혹여 어깨를 잘라 버려 당장은 현상이 무마된 경우가 있다고 할지라도 잘못된 이유를 간과한 이상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부위에 이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아픈 어깨를 원망하고 탓할 게 아니라, 오히려 어깨를 아프게 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어깨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그리고 어깨를 아프게 한 근본 이유를 찾아 고쳐야 올바로 병이 해결된다. 


사실 이런 경우는 비단 견비통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암, 고혈압, 당뇨병 등 내 몸의 그 어떠한 고통도 그저 그 부위가 뜬금없이 아픈 게 아니라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는 이유를 무시한 채 아픈 부위를 원망하며 윽박지르듯이 공격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암이 있으면 절제수술과 화학 항암제 등으로 우리 몸을 초토화시키다시피 하고 있고,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으면 화학약으로 수치를 강압적으로 끌어내리기에 급급해 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암을 비롯하여 오늘날 창궐하고 있는 질병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인을 도외시한 소모적인 치료로 몸이 점점 더 망가져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