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 법제 - 진피
깨끗이 씻어 얇게 잘라 말려서 쓴다
진피(陳皮)는 운향과의 상록소교목의 열매인 귤의 말린 껍질이다. 달
리 귤피(橘皮), 귀노(貴老), 신회피(新會皮), 홍피(紅皮)라고도 부른다.
맛이 쓰면서 맵고, 성질이 따뜻하다.
약성이 폐경(肺經)과 비경(脾經), 위경(胃經)에 귀경(歸經)한다.
진피의 성분을 보면 정유가 1.5~2.55퍼센트 들어 있다. 정유의 주성분은 90퍼센트 이상이 d-리모넨이다.
그리고 p-카로틴이 12.5퍼센트 들어 있고,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1퍼센트 들어 있다.
진피에 들어 있는 카로틴과 비타민 P의 양은 일반 식료품보다 많다.
귤의 독특한 냄새와 맛은 메틸안트라닐산의 메틸에테르에 의한 것이다.
쓴맛이 나는 것은 리모닌에 의한 것이다.
진피는 이기(理氣)·방향(芳香)·거풍(去風)의 효능을 지닌 약재다.
습담(濕痰)이 있어 가슴이 답답하고 가래와 기침이 나면서 숨이 찬 증세를 낫게 한다.
또 배가 트적지근하고 아픈 데, 헛배가 부르고 토하거나 설사하는 데, 비위기체(脾胃氣滯)로 입맛이 없고 소화가 안 되는 데,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등을 다스린다.
약리 실험에서도 위액 분비 촉진과 소화 촉진 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진피에 들어 있는 정유 성분과 비타민 C, 플라보노이드 배당체 등의 성분이 비(脾)와 폐(肺)에 직접 작용하여 병증을 빠르게 낫게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진피에 대한 옛 의서(醫書)의 설명을 보면 “진피는 동남양기(東南陽氣)를 품고 났다.
기박후미(氣薄厚味)하여 양(陽)중의 음(陰)에 속한다. 성(性)이 승강(升降)하므로 선통소리(宣通疏利)의 요약(要藥)이 된다.
행기(行氣)·조기(燥氣)·조습(燥濕)의 효능이 높은 양품(良品)이며, 육진양약(六陳良藥)의 하나다.”라고 했다.
또다른 의서는 “기(氣)를 잘 돌게 하고, 습(濕)을 없애며, 담(痰)을 삭인다.”고 했다.
진피를 활용한 처방으로는 ‘이진탕(二陳湯)’이 있다.
이 처방은 담음으로 가슴과 명치 밑이 그득하고, 기침 가래가 심하고, 속이 메스꺼우면서 토하고, 어지러우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데 좋은 효과 발휘한다.
또 급성 및 만성 위염, 위하수, 기관지염, 임신오조 등의 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처방 내용은 반하 8그램, 진피·적복령 각 4그램, 구감초 2그램, 생강 3쪽이다.
약재 중 반하는 생강 달인 물에 한나절 담갔다가 말리기를 9번 반복한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향약집성방』과 『동의보감』 등의 의서는 속에 있는 엷은 흰 막을 벗기고 쓴다고 했다.
또는 소금물에 약재를 담갔다가 덖거나, 끓는 물에 넣어서 속껍질을 벗기고 쓴다고 했다.
『의종손익』은 밀기울과 같이 덖는다고 했다. 보조 약재인 소금물로 처리하는 것은 하초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밀기울로 처리하는 것은 비위를 건전하게 하고 소화를 돕기 위해서다.
『본초봉원』은 꿀물에 담갔다가 덖어서 쓰면 마른기침에 좋다고 했다.
『본초강목』은 식초에 담갔다가 덖어서 쓰는 것은 적체를 풀기 위해서라고 했고, 『본초비요』는 생강즙에 담갔다가 덖으면 한담(寒痰)의 가래를 삭이는 것에 효과가 있다고 했다.
『본초징요』는 약재에 붙어 있는 꼭지와 속껍질을 떼 버리되, 절대로 불로 가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임상 경험에서는 약재를 잘 고르고 물로 깨끗이 씻어서 말린 다음 그대로 썼다.
부분적으로는 약재의 속껍질을 벗기고 썼고, 일부는 소금물에 담갔다가 덖어서도 썼다.
폐가 마른 것을 치료할 목적일 때는 7세 이하 남자아이 소변에 담갔다가 볶아서 섰다.
대체로 흰 속껍질은 맛이 달기 때문에 비위를 보하기 위해서는 그대로 쓴다.
또 기를 잘 통하게 하고 가래를 삭이게 하기 위해서는 속껍질을 벗기고 쓴다.
◎ 현대적인 법제법
진피에는 방향성 정유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일반적으로는 그대로 쓰는 것이 기본이다.
일부 문헌 자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절대로 가열 처리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실제적으로 우리나라 임상에서는 일반작으로 깨끗하게 씻은 다음 그대로 써 왔다.
그밖에 문헌들에서 복잡한 법제들을 진행한 것은 당시 문헌들에만 기재된 정도이고, 그 후 문헌들과 임상에서는 쓰지 않는 법제법들이다.
오히려 덖거나 끓이는 것과 같은 법제를 하면 유효 성분의 손실이 많고, 진피의 고유한 냄새와 맛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상의 자료를 종합하면 진피는 깨끗하게 씻어서 말린 다음 1~2밀리미터 정도의 두께로 잘라서 그대로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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