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제비싸리
꽃의 빛깔이 족제비 색깔과 비슷하고 냄새가 나므로 족제비싸리라는 이름이 생겼다.
관상용·사방용·세공재·사료·밀원·약용으로 이용된다.
사방 공사용으로 비탈진 곳에 심는다. 줄기와 가지는 광주리 등의 세공품 재료로 쓰고 어린잎은 가축 사료로 쓴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여 사용한다.
쪽제비싸리는 아까시나무 꽃이 지면 바로 이어 꽃이 피는 콩과식물이다.
이 나무는 미국 동부 원산으로 1930년대에 한국에 들어와 철도와 고속도로변, 제방 등에 심어진 낙엽관목이다.
잎은 호생하고 우상복엽으로 아까시나무 잎과 흡사하므로 ‘일본 아까시나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으나, 정확한 이름은 쪽제비싸리다.
이 나무에는 아까시나무에 있는 가시가 없어 다루기는 더 쉽다.
지역에 따라 5월 말~6월 초에 진한 자주색 꽃이 가지 끝에 이삭모양으로 달리며 꿀과 화분이 많다.
꿀벌 25군으로 아까시나무에서 꿀을 서 말 정도 채취하였는데, 쪽제비싸리에서도 그 정도 채취되었다.
꿀색은 아까시나무 꿀보다 다소 붉으며 화분립의 색도 밝은 주황색이다.
콩과식물은 꽃잎이 다섯으로, 기판 한 잎, 익판 두 잎, 용골판 두 잎으로 나비모양(접형화관, 蝶形花冠)을 이루나, 이 나무는 콩과식물이지만 꽃에 기판만 있고, 익판과 용골판이 없다. 꽃이 2년생부터 새순 끝에서 피는데 한 화서에 200개 이상 달린다.
화서 기부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점차 끝으로 가며 핀다.
열매는 낫 모양으로 굽었으며, 진한 갈색으로 익으며, 다음 해 봄까지 나무에 달려있다.
학명 Amorpha는 나무 형태가 관목으로 ‘교목 형태(morpha)가 아니라(Amorpha)’는 뜻인 듯싶고, fruticosa는 ‘열매(fruit)가 많은’이 나무의 특징을 이름 속에 넣은 듯하다.
열매 속에는 신장형의 씨가 대개 한 개씩 들어 있다.
잎
잎은 어긋나기하며 홀수깃모양겹잎이고, 소엽은 11 ~ 25개씩이며 타원형이고 끝이 둥글지만 주맥 끝은 뾰족하며, 길이 1.5 ~ 3cm로 뒷면에 잔털이 없거나 약간 존재한다.
꽃
총상꽃차례(길이 7 ~ 15cm)는 가지 끝에 달리고, 꽃은 길이 6mm로 자줏빛 보라색으로 향기가 강하며, 꽃받침에는 샘이 많고 열편은 뾰족하고 털이 없거나 있으며, 기꽃잎은 길이 6mm로, 달걀형의 원형이고 날개꽃잎과 용골꽃잎이 없고, 5 ~ 6월에 핀다.
열매
열매는 약간 굽으며 길이 7 ~ 9mm로 종자가 대개 1개씩 들어있으며 콩팥모양으로 9월에 성숙한다.
줄기
작은 가지에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용도
• 신설된 도로변에 식재하거나 경사지의 토사유출 방지, 토양개량 등의 목적으로 심으면 효과적이며 맹아력이 강하여 생울타리로 활용하여도 좋다.
• 잎은 혈압강하작용이 있다.
• 염료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 족제비싸리를 염료 식물로 이용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잎과 꽃을 포함한 가지 끝을 모아서 염액을 내었다. 염액은 포도주색으로 되었으며, 매염제에 대한 반응이 좋으며 특히 철은 매우 짙고 깊은 색이 되었다.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는 철도변의 사면 피복용으로 심은 듯하나, 뿌리에 맹아가 많이 나오므로 그 이후 연료용으로 쓰였다. 이제 나무를 연료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으므로, 밀원으로 귀하게 쓰일 듯하다.
아까시나무가 황폐지 복구용으로 들어와 연료림으로 쓰이다가 이제는 밀원식물로 없어서는 곤란한 수종이 된 것과 비슷하다
우리 속담에 ‘족제비 잡는데 꼬리 달라는 격’이란 말이 있다.
남이 기껏 노력하여 얻은 성과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공짜로 얻겠다는 얌체족을 일컫는 말이다.
이처럼 족제비 꼬리는 신체의 어느 부위보다 쓰임이 많아 사람들이 탐내는 물건이었다.
족제비싸리란 이름의 작은 나무가 있다.
접두어 족제비는 이 나무의 꽃대가 족제비 꼬리를 연상케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족제비는 암수가 약간 차이가 있지만 몸길이 25~40센티미터에 꼬리 길이 10~20센티미터의 날렵하게 생긴 동물이다.
족제비싸리가 꽃을 피울 때를 보면 곧추선 꽃대가 족제비의 꼬리와 영락없이 닮았다.
물론 색깔이야 족제비가 황갈색인데 비하여 보라색 꽃이 달리므로 조금 다르지만 꽃대의 길이가 7~15센티미터이니 족제비 꼬리와 길이도 거의 비슷하다.
사람의 생김새가 좀 날카롭고 약빠르게 생겼으면 흔히 족제비처럼 생겼다고 약간 부정적인 비유를 한다.
옛날에 족제비는 닭장에 조그마한 틈만 있어도 용케 들어가서 닭을 물어 죽이는 못된 짓을 서슴지 않아 사람들의 미움을 샀다.
그래도 족제비싸리의 꽃대에 꽃 핀 모습이 너무 고와 족제비도 덩달아 예뻐 보인다.
족제비싸리는 북아메리카 남부가 고향이며, 1910년경 일본에 수입되었는데 자기 나라는 물론 만주까지 널리 심었다.
우리나라에는 1930년경 만주를 거쳐서 들어왔다고 한다.
족제비싸리는 키가 3미터 정도 자라는 갈잎나무로 11~25개의 작은 잎이 한 잎 대궁에 매달리는 겹잎이고, 얼핏 보아 잎 모양이나 달림 방식이 아기 아까시나무와 같다.
실제로도 아까시나무와는 같은 집안의 콩과 식물이다.
이름에 싸리가 들어 있지만 싸리와는 속(屬)이 다르다.
꽃은 새로 난 가지 끝에 빈틈없이 촘촘히 달리고 늦봄에 짙은 보라색 꽃이 강한 향기를 풍기며 핀다.
열매는 손톱 크기만 한 콩팥모양으로 약간 굽으며 가을에 꽃자리마다 수십 개씩 익는다.
족제비싸리가 일찌감치 멀리 동양 땅으로 시집을 온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햇빛이 사정없이 내리쬐어 메마르고 건조하며 거름기 하나 없는 황폐지에서도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강인한 나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조선조 말 민생이 피폐해지면서 대부분의 산은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민둥산이었다.
일제 강점기에서 광복 이후로 들어오면서 민둥산을 푸르게 가꾸는 일이 무엇보다 급선무였다.
산림과학자들은 세계에 눈을 돌려 황폐한 우리 땅에 맞는 나무를 찾았다.
그때 간택된 나무들이 아까시나무, 리기다소나무, 사방오리나무, 족제비싸리의 4인방이다.
다른 세 나무가 큰 덩치로 운신의 폭에 제약이 있는데 비하여 족제비싸리는 덩치가 작고 수많은 종자를 매달아 심고 가꾸기가 쉬운 것이 장점이다.
또 일단 황폐지에 정착을 했다가도 토종 우리 나무들이 들어와 그늘을 만들어버리면 족제비싸리는 조용히 사라져주는 양보정신도 돋보인다.
햇빛을 너무 좋아하는 나무라 지금은 황폐지라는 옛 자람 터를 떠나 제방길이나 철로 옆 등으로 이사와 있다.
녹음이 짙어 갈 때 보라색 꽃으로 우리의 눈을 유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