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巨樹 保護樹 記念物/樹木 圖鑑

회양목

초암 정만순 2019. 9. 4. 17:16



회양목







화양목·황양목·도장나무·회양나무·고향나무라고도 한다.

강원도 회양(淮楊)에서 많이 자랐기 때문에 회양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린 나무이다.

나무껍질은 회색이다. 작은 가지는 네모지고 녹색이며 털이 있다.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키는 7m에 이르는데 작은 가지는 녹색으로 네모지며 털이 있다.

타원형의 두꺼운 잎은 마주나며 톱니가 없고 뒷면에 약간의 털이 있다.

꽃은 꽃잎이 없이 4~5월에 엷은 황색으로 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암꽃과 수꽃이 나와 모여 피는데 중앙에 암꽃이 있다.

수꽃은 보통 3개씩의 수술과 1개의 암술 흔적이 있다.

열매는 삭과로 길이가 1㎝ 정도의 난형이며 털이 없고 6~7월에 갈색으로 익는데 흑색의 씨를 갖는다.

              

석회암지대의 산기슭이나 산중턱에서 많이 자란다.

번식은 씨를 7월에 채취하여 곧바로 파종하면 이듬해 봄에 발아한다.

양지와 음지에서 모두 잘 자라고 추위와 공해에 견디는 힘도 강하다.      

      

잎이 좁고 긴 것은 긴잎회양목(for. elongata)이라 하고, 잎이 둥글고 크며 윤기가 도는 것은 섬회양목(var. insularis), 잎에 털이 없고 보다 얇은 것은 좀회양목(B. microphylla)이라고 한다.





           

마주나며 두꺼운 가죽질이다.

잎몸은 길이 12~17mm의 타원형으로서 끝이 둥글거나 오목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뒤로 젖혀진다.

앞면은 녹색이고 광택이 있으며 뒷면은 황록색이고 중맥의 하반부에 털이 있다.

앞면의 밑 부분과 잎자루에 털이 촘촘히 난다.


4∼5월에 엷은 황색 꽃이 잎겨드랑이 또는 가지 끝에서 달려 피는데 암·수꽃이 몇 개씩 모여 달린다.

중앙에 암꽃이 있고 수꽃은 암꽃 주변에 둘러 핀다.

수꽃은 대개 1~4개의 수술과 암술 흔적이 있으며 수술대는 흰빛이 돌고 꽃밥은 황색이다.

암꽃은 수꽃과 더불어 꽃잎이 없고 1개의 암술이 있으며 암술머리는 3개로 갈라진다.


열매

6∼7월에 길이 1cm인 타원형 또는 달걀꼴의 삭과가 달려 갈색으로 익는데 끝에 뿔처럼 생긴 딱딱한 암술머리가 있다.

열매 속에 검은 씨가 들어 있다.



줄기


나무껍질은 회색이다. 작은 가지는 네모지고 녹색이며 털이 있다.



용도

상록성의 회양목은 나무 모양이 아름답고 추위와 공해에도 잘 견디는 특성 때문에 정원수 및 울타리용 나무로 널리 이용된다.

목재는 공예용(조각·주판·참빗·바둑판·도장)으로도 많이 쓰인다.

잎은 모발제와 강장제로 쓰고, 잎과 수액에서 향료를 추출한다.

한방에서는 진해, 진통, 거풍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인다.

주로 간경을 다스리고, 호흡기 질환 및 통증에 효험이 있다.

관련질병: 동통, 산증, 진통, 치통, 타박상, 통풍, 풍습, 해수. 소아질환: 백일해





나무는 종류마다 자람의 속도 차이가 엄청나다.

빠른 자람의 대표는 오동나무이고, 늦은 자람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것이 회양목이다.

자연 상태로 회양목이 자라는 곳은 충북 단양, 강원도 영월, 삼척 지역과 북한의 강원도 회양을 중심으로 평남, 황해도 석회암지대의 척박한 급경사지다.

회양목은 열악한 환경과 작게 자라는 유전인자까지 겹쳐 시간이 지나도 자랐다는 느낌이 잘 오지 않는다.

오죽하면 중국의 유명한 시인 소동파의 시에 “정원의 초목은 봄이 오면 무성하게 자라건만 회양목은 오히려 윤년에 액운을 맞는다”라고 읊었겠는가.

그는 자신의 시에 풀이를 달고 “속설에는 황양목이 1년에 한 치씩 더디게 자라다가 윤년을 만나면 오히려 세 치가 줄어든다고 한다. 그래서 ‘황양액윤년(黃楊厄閏年)’이라고 하면 무슨 일의 진행속도가 늦음을 빗대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라고 했다.

설마 줄어들기야 하랴마는 사람들이 키가 줄어든다고 느낄 만큼 자람이 늦다는 뜻이다.

그래도 타고난 생명력이 강하여 석회암 지대가 아니더라도 환경적응력이 높아 예부터 널리 심고 가꾸었다.

흔히 만날 수 있는 회양목은 키가 2~3미터가 고작이며, 100년을 자라도 팔목 굵기를 넘기기 어렵다.

그러나 천연기념물 459호로 지정된 여주 영릉(효종왕릉)의 회양목은 나이 300년, 키 4.7미터, 줄기둘레가 63센티미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회양목이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나온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8세기 중엽에 간행된 두루마리 형태의 목판 인쇄물로 알려져 있다.

폭 6.5~6.7센티미터, 전체 길이 약 620센티미터에 이르는 닥나무 종이에 다라니경문을 적어 놓은 것이다.

경을 찍은 목판이 무슨 나무로 만들어졌는지는 우리나라의 인쇄 역사를 아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인쇄물만 남아 있으니 목판의 재질은 추정해보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추정할 수 있는 단서 하나가 《삼국사기》에 실려 있다.

“6두품과 5두품의 말안장에 자단, 침향, 회양목, 느티나무, 산뽕나무 등은 사용할 수 없다”라고 했다.

여기서 관심 있게 보아야 할 나무가 바로 회양목이다.

회양목은 나무를 이루는 물관과 섬유의 크기가 거의 같다.

또 둘 다 세포지름도 아주 작고 세포가 촘촘히 들어 있어서 나무질이 곱고 균일하며, 치밀하고 단단하기까지 하다.

다라니경을 새길 목판을 만드는 데 이보다 더 적당한 나무는 우리나라에 없다.

《삼국사기》의 기록과 나무의 세포모양으로 보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찍은 목판 나무는 회양목이라고 추정된다.

회양목은 선비들이 거처하는 사랑채나 서원에 한두 그루씩 정원수로 심었고, 주요한 옛 쓰임새는 이렇게 작은 목판이나 나무활자였다.

조선조에 들어오면서 왕조실록을 비롯한 책을 인쇄하는 데 필요한 나무활자는 주로 회양목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외에 점치는 도구, 궁궐을 출입하는 표신(標信), 머리 빗, 장기 알, 각종 공예품 등에도 빠지지 않았다.

또 도장나무라는 회양목의 다른 이름처럼 개인 인장, 관인(官印), 그림이나 글씨를 쓰고 찍는 낙관(落款)을 회양목으로 만들었다. 옛 문헌에 나오는 이름은 모두 황양목(黃楊木)이며, 회양목이란 이름은 개화 초기 우리나라 식물의 일제 조사를 실시할 때 새로 붙인 이름으로 보인다.

회양목은 손톱 크기 남짓한 크기에 도톰한 잎사귀가 사시사철 달리는 늘푸른나무다.

생명력이 왕성하여 사람들이 기분 내키는 대로 이리저리 잘라대도 금세 가지를 뻗어낸다.

널따란 잔디밭의 가장자리나 고급 주택의 오솔길을 보기 좋게 장식하는 나무로 빠지지 않는다.

아직 눈발이 흩날리는 이른 봄날 회양목은 서둘러 꽃을 피운다.

연한 녹황색 빛깔에 꽃잎도 없이 손톱만 한 꽃을 피워 대니 화려한 다른 꽃들처럼 누가 알아줄 리가 없다.

남쪽 섬 지방에는 회양목보다 잎이 좀 크고 윤기가 있는 섬회양목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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