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참나무
굴참나무는 개마고원 이남의 한반도 전역에서 온대 낙엽활엽수림의 이차림으로 대표되는 수종이다.
매우 건조한 토지환경에서 나타나는 지속식물군락(持續植物群落, perpetual plant community)으로서 자연림을 대표하는 수종이기도 한다.
특히 세립질(細粒質)의 셰일(shale) 암석권이나 입자가 고운 퇴적암 지역의 산지 능선과 하식애(河蝕崖) 어깨부분 돌출 지형에서 큰 무리를 이룬다.
일본에서는 굴참나무 숲을 모두 이차림으로 분류하지만,3) 우리의 경우는 자연림과 이차림 두 가지 삼림식생이 있다.
굴참나무는 수피에 두터운 코르크가 발달하고, 잎 뒷면에 별모양 털이 밀생하는 것으로 상수리나무와 구분된다.
중국명 슈안삐리(栓皮櫟, 전피력)는 코르크 병마개(栓皮)로 이용했던 것에서 비롯한다.
일본명 아베마끼(痘痕薪, 두흔신)도 코르크층이 발달한 수피 모양을 곰보딱지(痘痕)에 빗댄 이름이다.
굴참나무의 두터운 코르크층과 형성층의 발달, 그리고 잎 뒷면의 털 밀생은 건조에 대응해 진화한 수분손실을 막는 생태형질이다.
우리나라 참나무 종류(신갈나무, 졸참나무, 물참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등) 가운데 가장 건조하고 더운 지역에까지 산다.
한글명 굴참나무4)는 가장 굵직한 도토리를 생산하는 것에서 유래한다.
분류학이 정착되지 않은 조선시대까지는 굵은 도토리가 영그는 참나무로서 상수리나무와 구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 橡實(상실)을 굴근도토리라고 번역했으며, 19세기 『물명고(物名考)』6)에서도 굴근도토리란 한글기재가 계속된다.
줄기껍질
아주 어린 나무는 노란빛 도는 빛 도는 갈색을 띤다.
묵을수록 노란빛 도는 회갈색이 되며 탄력 있고 두꺼운 코르크처럼 되어 세로로 불규칙하고 깊게 갈라져 얼룩덜룩해진다.
줄기 속
가장자리는 흰 갈색을 띤다.
안쪽에는 붉은빛 도는 짙은 갈색의 넓은 심이 있다.
한가운데에는 짙은 갈색의 작은 속심이 있다.
속껍질이 붉은빛 도는 밝은 갈색의 깊은 코르크층으로 되어 있다.
가지
햇가지는 연녹색 빛 도는 노란 갈색을 띠며 별 모양으로 갈라진 잔털이 있다가 없어진다.
묵으면 색짙은 회갈색을 띤다. 껍질눈이 있다.
잎
길이 8~15㎝ 정도의 잎이 가지에 어긋나게 달린다. 끝이 뾰족하거나 무딘 긴 타원형에 가까운 피침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엽록소가 없어 노란빛이 나는 가시 모양의 잔톱니가 있다. 좌우의 잎맥은 9~16쌍이다. 만져보면 가죽처럼 두껍다. 앞면은 짙은 녹색을 띠며 윤기가 있다. 뒷면은 별 모양으로 갈라진 회백색의 잔털이 있어 회색빛 도는 흰색을 띤다. 잎자루는 길이 1~3㎝ 정도 된다. 가을에 노란 갈색으로 물든다. 겨울에도 가지에 조금 붙어 있다.
꽃
5월에 어린 잎이 나온 뒤 새로 나는 햇가지의 잎 달리는 자리에 핀다.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달리며 모양과 색깔이 다르다. 수꽃은 햇가지의 아래쪽에 길이 14㎝ 정도의 쳐진 꼬리 모양으로 뭉쳐서 달리고 각 수꽃에 4~5개의 수술과 3~5갈래로 갈라진 꽃덮이가 있으며 노란 녹색을 띤다. 암꽃은 햇가지 위쪽에 겨울눈 모양으로 달리고 붉은 자주색의 비늘잎으로 싸여 있으며 3개의 암술대가 있다.
열매
9~10월에 단단한 껍질이 있고 긴 돌기 모양의 비늘잎으로 감싸인 깍정이로 3분의 2 정도 덮인 길이 1.5㎝ 정도의 둥근 타원형 도토리가 갈색으로 여문다. 2년을 주기로 도토리가 많이 맺혔다 적게 맺혔다 한다.
겨울눈
가운데가 조금 불룩하고 긴 원뿔 모양이다. 비늘잎으로 층층이 싸여 있고 갈색을 띠며 잔털이 있다.
용도
• 주요 조림수종 : 용재수종, 내공해수종, 내화수종
• 맹아 갱신이 쉽고 군집성이 좋아 순림(純林)을 만들 수 있으며,
• 생장속도가 빠르고 적응력이 좋으며 수형이 웅대하고 잎이 싱싱하여 풍성하면서 가을에 적색 단풍이 불타는 듯 정열적이어서 마을 주변 경관림 조성에 알맞은 수종이다.
※따라서 조림수종, 가로수, 공원수, 생태공원 수종으로 개발이 바람직하다.
• 재질이 무겁고 마찰에 견디는 힘이 강하므로 기구재나 차량재로 사용한다.
• 나무껍질은 코르크재료, 염료, 열매는 식용으로 쓰인다.
• 果殼(과각) 혹은 과실을 (청강완)이라 하며 약용한다.
①가을에 채취한다.
②약효 : 과실은 健胃(건위), 收斂(수렴), 止痢(지리)의 효능이 있어 痔瘡(치창), 惡瘡(악창), 癰疽(옹저), 血痢(혈리)를 치료하고, 과각은 止咳(지해), 澁腸(삽장)의 효능이 있어 咳嗽(해수), 水瀉(수사), 頭癬(두선)을 치료한다.
③용법/용량 : 15-30g을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 粉末(분말)을 조합하여 붙인다.
굴참나무는 참나무 종류 가운데 목재가 가장 무겁고 단단하다.
그 강도가 리기다소나무의 약 두 배나 된다
고기잡이 그물이나 낚시의 부표(浮漂)로 또는 지붕을 이는 널빤지로도 사용된 것은 그런 재질 특성 때문이다.
표고버섯(椎茸, 추용) 재배의 재료목이나 코르크 병마개의 재료, 그리고 코르크 수피는 찻물 색을 내는 염료로도 이용되었다.
굴참나무는 줄기에 두꺼운 코르크가 발달한다.
좀 굵고 오래된 나무는 손으로 눌러보면 푹신푹신한 감이 느껴질 정도로 탄력성이 좋다.
코르크가 발달하여 껍질은 세로로 골이 깊게 패 있다.
경기지방에서는 골을 ‘굴’이라 하는데, 나무 이름은 ‘껍질에 굴이 지는 참나무’라고 하였다가 ‘굴참나무’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굴참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나무 중에 코르크를 대량으로 채취하기에 가장 적합한 나무다.
황벽나무와 개살구나무가 굴참나무보다 더 질 좋은 코르크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흔한 나무가 아니라서 많은 양을 한꺼번에 얻을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 패색이 짙던 일본은 군수물자로 굴참나무 껍질 벗기기에 혈안이었다.
이때 온전한 나무가 없을 정도로 우리 산의 굴참나무는 수난을 당했다.
광복이 되면서 굴참나무의 굴욕도 끝나고 이제는 아픈 상처를 거의 찾을 수 없다. 코르크의 대용품도 많이 개발되었고, 질 좋은 지중해 연안을 원산지로 하는 코르크참나무의 코르크가 수입되면서 우리 산의 굴참나무는 껍질 벗김의 아픔을 면할 수 있었다.
옛날에도 굴참나무의 껍질은 활용도가 높았다.
높은 보온성과 방수성 때문에 산골마을의 지붕을 이는 재료로 애용되었다.
지붕을 굴참나무 껍질(皮)로 만들었다고 하여 이런 집을 굴피집이라고 부른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굴피집에는 굴피나무는 없고 굴참나무 껍질만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굴참나무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두꺼운 껍질 때문에 ‘껍질 벗김’의 괴로움을 당하고도 잎 모양이나 재질이 비슷한 상수리나무보다 살아남은 고목나무가 훨씬 더 많다.
아마 나무의 재질이 상수리나무보다 조금 못한 탓일 터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굴참나무만 세 곳이 있고, 강릉 옥계면 산계리에는 작은 굴참나무 당산 숲 전체가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