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갈나무
서해안, 남해안을 제외한 전국의 표고 100∼1,800m에 분포한다.
신갈나무는 참나무류의 다른 종에 비하여 고산성 식물이다.
물갈나무, 돌참나무, 물가리나무, 재라리나무, 털물갈나무 등으로도 불린다.
원산지는 한국, 중국, 러시아이다. 학명은 Quercus mongolica Fisch. ex Ledeb.이다.
잎은 어긋나기를 하고 달걀모양의 타원형 또는 달걀형이다.
잎의 길이는 7∼20㎝, 너비는 8∼11㎝이다.
잎자루가 짧고 물결 모양의 거치가 있으며 곁맥은 7∼11쌍이다. 꽃은 암수한몸 단성 또는 양성화로 5월에 핀다.
수꽃이삭은 작은 가지 밑 잎겨드랑이에서 난다. 1∼17개의 수술과 3∼12개의 꽃피조각이 있고 밑으로 쳐진다.
암꽃이삭은 윗부분에서 곧게 자라고 6개의 화피 열편과 1∼5개의 암술머리가 있다.
떡갈나무와 잎 모양이 비슷하게 생겼으나 떡갈나무에 비해 잎이 얇다.
견과는 달걀형 또는 긴 달걀형이다.
줄기는 곧게 자라며 큰 가지가 발달한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그물처럼 얕게 갈라져 코르크 조직이 발달한다.
새 가지에는 털이 있으나 곧 없어진다.
겨울눈은 달걀형으로 길이가 6∼7㎜이다.
종자에서 자란 나무는 줄기가 하나이지만 맹아로부터 자란 줄기는 여러 개가 뻗어 나온다.
줄기껍질
어린 나무는 회색빛 도는 갈색을 띤다.
묵을수록 검은 회색빛 도는 갈색이 되고 흰 회색의 얼룩이 생기며 세로로 길고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줄기 속
가장자리는 흰 노란색을 띤다.
안쪽에는 검붉은 갈색의 넓은 심이 있다.
한가운데에는 갈색의 작은 속심이 있다.
가지
햇가지는 노란 연녹색을 띠다가 점차 갈색이 된다.
묵으면 어두운 회색빛 도는 갈색을 띤다. 껍질눈이 있다.
잎
어긋나지만 가지 끝에서는 모여난 것처럼 보인다.
참나무 종류 중에서 가장 먼저 잎이 나오는 나무이다.
잎몸은 길이 7~20cm의 거꿀달걀꼴 또는 거꾸로 된 달걀 모양의 긴 타원형으로서 가장자리에 3~17쌍의 톱니가 있는데 톱니와 더불어 끝이 둥글고 밑은 갑자기 좁아져서 귀밑 모양으로 되며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다.
잎자루는 길이 1~13mm로 매우 짧은 것이 특징이며 털은 없다.
꽃
4~5월에 노란빛을 띤 녹색으로 피는데 암수한그루이다.
수꽃 이삭은 새 가지 밑동의 잎겨드랑이에서 꼬리처럼 생긴 미상 꽃차례로 달려 밑으로 처지고 암꽃 이삭은 위쪽에 수상 꽃차례로 달려 곧게 선다.
수꽃에는 1~17개의 수술과 3~12개의 꽃덮이 조각이 있다.
암꽃은 1개 또는 여러 개가 이삭 모양으로 달리는데 6개의 꽃덮이 조각과 1~5개의 암술머리가 있다.
열매
9월에 길이 6~25mm, 지름 6~20mm인 넓은 타원형의 견과가 달려 익는다.
이 열매를 도토리라 하는데 도토리 길이의 절반에서 3분의 1 정도를 덮고 있는 각두(殼斗 : 깍정이)는 포비늘이 굽어서 등이 튀어나오고 도토리는 떨어지면 곧 싹이 튼다.
겨울눈
여러 개가 뭉쳐서 나오며 가운데가 불룩한 원뿔 모양이다.
붉은 갈색을 띠며 비늘잎으로 층층이 싸여 있다.
제주도 한라산 사제비 동산에는 큰 물참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나무 아래에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있다.
“이 나무를 송덕수(頌德樹)라 하는데 나이는 500년을 넘는다.
지난 날, 흉년이 들 때마다 이 나무는 많은 도토리를 맺어서 사람들의 기아를 면하게 해주었다.
특히 정조 18년(1794)에는 갑인흉년이 들어서 백성들이 힘들 때에 이 물참나무는 많은 결실을 해서 백성을 구하는 큰 공(功)을 세웠다 ….”
따라서 매년 이 나무에 감사의 제사를 올려 그 덕을 칭송하였다 하여 나무의 이름을 송덕수로 불렀다고 하며, 이곳을 ‘사제비 동산’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지금도 해마다 물참나무 아래에서 제사를 드린다고 한다.
물참나무는 신갈나무와 졸참나무 사이에서 생겨난 이원잡종(二原雜種)으로 신갈나무와 흡사하여 쉽게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이며 주로 제주도에 분포한다.
목재는 표고버섯을 생산하는 골목으로 제일 좋다고 알려져 많이 훼손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법상 녹지자연도 사정기준에 신갈나무 등 참나무류 20년생 이상 지역은 보전의 가치가 있는 곳으로 정하여 보호에 힘쓰고 있다.
신갈나무의 자람 터는 동족인 다른 참나무보다 훨씬 열악하다.
크고 작은 산의 능선 부근이 그에게 주어진 공간이다.
등산길에 산마루에 올라서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고개를 들면 눈에 들어오는 나무가 대부분 신갈나무다.
봄은 늦게 오고 겨울은 빨리 오며 춥고 먹을 것이 적어 배고픈 땅이다.
메마르고 양분도 적으며 바람까지 항상 불어대는 곳에서 뿌리를 박고 버텨야만 한다.
더욱이 쓸데없이 키가 자라는 것을 자제하고 숲을 만들어 어려움에 공동대처해야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일찍 터득하여 대체로 키가 그리 크지 않다.
우리나라 산의 높은 곳은 대부분 신갈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살아가기는 힘들지만 이런 곳은 경쟁이 적다.
마음 편하게 좋아하는 햇빛을 마음껏 받을 수 있고 다른 나무들이 잘 찾지 않는 척박한 땅에서 자기들만의 마을을 이루어 오순도순 잘 살아간다.
좋은 조건을 만나면 두 아름이 넘게 자라기도 하지만,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신갈나무는 낮은 키에 굽은 줄기와 이리저리 뻗은 가지가 전부다.
화강암 토양이 많아 흙이 흘러내리기 쉬운 우리나라 산 능선을 붙잡고 있는 버팀목으로서 신갈나무의 역할은 크다.
평지에서는 거의 잎이 다 피고도 한참이 지난 늦봄에 연초록의 새잎을 내밀면서 꽃까지 피워 한해살이를 시작한다.
이때의 새잎이 깨끗하고 신선하여 새로운(新) 갈나무(참나무)란 뜻으로 ‘신갈나무’라 부른다고 나름대로 이름 풀이를 해본다.
옛날 짚신의 밑바닥에 깔창 대신 신갈나무 잎사귀로 갈아 넣었다 하여 ‘신갈이나무’라고 불리다가 지금의 신갈나무가 되었다는 해석도 재미삼아 들어 둘 만하다.
여름날에는 어른 손 크기만 한 커다란 잎이 나뭇가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성하게 덮는다.
갈참나무 잎과 비슷하나 신갈나무는 잎자루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유사종으로 신갈나무와 갈참나무의 잡종을 봉동참나무라 하는데 잎에 별 모양의 털이 나고 깍정이가 갈참나무와 비슷하다.
졸참나무와 신갈나무의 잡종을 물참나무라 하는데 톱니가 매우 뾰족하고 포비늘이 잘게 되며 별 모양의 작은 털이 난다.
또 떡갈나무와 신갈나무의 잡종은 떡신갈나무라 하는데 신갈나무와 같은 잎에 떡갈나무와 같은 깍정이가 달리는 것과 떡갈나무 같은 잎에 신갈나무를 닮은 깍정이가 달리는 것으로 구별되지만 중간형이 매우 복잡하다.
이 밖에 잎의 길이가 5~9cm이고 5~7쌍의 톱니가 있는 것을 깃참나무라 한다.
잎을 작수엽(柞樹葉), 나무껍질을 작수피(柞樹皮)라 한다.
공업용·식용·약용으로 이용된다.
열매를 식용하고 목재의 재질이 굳고 치밀하여 건축재·기구재·코르크재 등에 쓰인다.
또한 신갈나무 잎에는 곰팡이를 비롯한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는 성분과 함께 탈취 효능이 있어 신발 속에 깔아 두면 발 냄새를 없애는 데 유용하다.
아울러 제초 성분과 유사하게 초본류의 종자나 어린 나무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어 예로부터 신갈나무 가지와 잎을 잘라 잡초 제어용으로 논과 밭에 깔아 두는 일이 많았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여 사용한다.
외상에는 달인 물로 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