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銀과 動物
수은으로 자신을 지키는 오리, 닭, 잉어, 장어, 미꾸라지
병아리를 가을에 까서 서리가 내릴 무렵까지 자란 것을 서리병아리라고 한다. 가을철에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는 서리가 내릴 무렵이 되어도 겨우 암수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 밖에 자라지 않는다. 비둘기만한 크기가 되어야 삼계탕으로 쓰는데 그것은 세 살이 된 것이다.
잘 아는 사람이 양계장을 운영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치킨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고 닭을 8만 마리를 키운다. 매월마다 1일 날에 알에서 갓 깨어난병아리를 들여와서 25일이나 26일 동안 키운 다음 치킨업체한테 내보낸다. 닭을 키워서 내 보내고 나서 닭장이 비어 있는 26일에서 30일 까지 4-5일 사이에는 닭장을 청소하고 소독을 한다. 닭을 25일만에 다 키워서 내보내는 것이다.
3년 자라야 하는 것을 25일 만에 키운다
병아리를 놓아 먹이면 25일 동안에 겨우 서리병아리 정도의 크기밖에 자라지 않는다. 3분지 1크기밖에 자라지 않은 것이다. 닭은 3년이 지나야 알을 낳기 시작한다. 초란은 손가락만한 크기밖에 안 된다. 마치 조그마한 새알 같은데 닭이 첫 달걀을 낳으면 어머니한테 ‘그거 나 줘’ 하고 보챘던 기억이 난다. 씨암탉이 될 때까지 키우려면 다섯 살이 되어야 한다. 닭은 다섯 살이 되어야 알을 품는다.
지금 닭들은 세포가 빨리 분열하여 교체되도록 종자를 개량한 것이다. 닭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빨리 자란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먹이를 많이 먹고 세포가 빨리 분열하여 몸무게가 빨리 늘어난다. 생물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수록 빨리 자란다.
오리한테 유황을 먹여 키우면 좋은 약이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아주 무서운 발상이다. 유황오리, 유황돼지, 유황 닭 같은 것들이 몸에 좋다고 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황은 가열하면 독으로 변한다. 옛날에 유황을 가열하여 녹여서 금액단이라는 약을 만들던 사람이 많았다. 유황을 불로 녹인 다음에 물에 담가서 독을 뺀다.
유황을 먹여서 키운 닭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것을 불고기로 만들어 먹으면 온도가 700-800도까지 올라간다. 온도가 높이 올라가면 고기 속에 들어 있는 유황성분이 아황산가스로 변한다. 그러나 유황을 먹은 닭이나 오리는 면역력이 생겨서 더 건강해질 수는 있다.
잉어, 장어를 먹으면 수은 중독이 된다
메기나 가물치처럼 진흙탕에 사는 같은 물고기는 먹을 것이 없을 때 먹는 구황식품은 될 수 있으나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식품은 아니다. 자라, 뱀장어, 미꾸라지 잉어 같은 것을 요즈음 사람들은 보양식품으로 즐겨 먹지만 본래는 옛날에는 구황식품으로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에만 허기를 면하기 위해서 먹던 식품이었다.
잉어를 평생에 3마리 이상을 먹으면 수은 중독이 되어 눈이나 치아 같은 것이 썩어 버릴 수 있다. 잉어를 많이 먹은 사람은 20살에 이빨이 다 썩어서 하나도 남지 않게 된다. 할아버지가 남긴 일기에도 잉어를 먹으면 이빨이 다 썩어서 죽는다고 적혀 있다. 잉어, 자라, 메기, 가물치 같은 것은 모두 오염이 심한 진흙탕 속에 살기 때문이다.
진흙탕은 갖가지 병원균이 제일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그런 환경에서 견디어 내려면 몸속에 강력한 독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수은이다. 수은으로 외부의 온갖 병원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잉어는 30년을 살지 못한다. 20여 년을 사는데 병이 나서 죽는 일은 없다. 잉어는 아주 크게 자라고 또 아주 빨리 자란다. 붕어는 잉어보다는 물이 더 맑은 곳에서 살기 때문에 잉어보다 수은이 3분지 1쯤 들어 있다.
수은은 더러운 곳에 사는 생물들의 방어 무기
그렇다면 잉어에 수은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수은은 단백질 속에 들어 있다. 잉어를 푹 삶으면 고기 빛깔이 푸른빛이 난다. 삶으면 푸른 빛깔이 나는 것이 잉어 말고도 또 있다. 달걀찜이 그렇다. 달걀에 수은이 많이 들어 있다.
동물들이 스스로를 방어할 독으로 쓰기 위해서 염산을 만들면 아마 피부가 옴에 걸린 것처럼 될 것이다. 그러나 수은은 손으로 만져서는 아무 피해가 없다. 달걀이나 닭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은 수은 중독에 걸린다. 돼지고기에도 수은이 많이 들어 있다.
수은은 유황과 잘 결합하는 성질이 있다. 닭고기와 달걀 속에 아주 많이 들어 있다. 오리고기에 제일 많이 들어 있고 닭한테는 두 번째로 많다. 청둥오리에 제일 많이 들어 있다. 백로, 거위, 기러기 같은 물새들한테도 수은이 많이 들어 있다. 이들 새들은 더러운 갯벌이나 진흙뻘에서 살면서 그 속에서 먹이를 잡아먹는다. 시궁창에서 먹이를 찾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새들한테는 수은이 많이 들어 있다. 나쁜 환경에서 살면서 온갖 병원균을 이겨내려면 그것을 물리칠 수 있는 강력한 독을 몸속에 지니고 있어야 하는데 그 독이 수은이다.
잉어 뼈에 수은이 제일 많이 들어 있다. 잉어는 생명력이 몹시 강하다. 낚시로 잡아서 젖은 수건으로 싸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18일까지도 죽지 않고 살아 있다. 잉어 뼈를 푹 삶으면 보랏빛이 된다. 마치 보랏빛 잉크를 뿌리기라도 한 것처럼 빛깔이 바뀐다. 미꾸라지도 푹 끓이면 약간 보랏빛이 난다. 자라, 메기, 가물치 같은 것들이 다 그렇다. 붕어는 잉어보다 좀 맑은 물에 사는 편이므로 그 중 제일 낫다.
개울 밑바닥 제일 더럽고 오염된 곳에 사는 것이 장어다. 장어 같은 것은 굶어서 피골이 상접했을 때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 된다. 장어나 잉어 같은 물고기는 생명력을 유지하고 보호하는데 주로 수은을 쓴다.
수은과 유황이 만나면 가장 무서운 독이 된다
마늘에는 유황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역시 유황성분이 수은과 잘 결합한다. 마늘은 뿌리가 썩는 병이 잘 생기므로 그것을 방제하기 위해 농약을 많이 준다. 마늘을 살 때 뿌리에 검은 흙이 묻어 있는 것은 논 마늘이다. 논에 농약을 치기 때문에 논마늘을 먹지 말고 황토밭에서 자란 것을 골라서 먹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한테 가장 잘 속는가?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가장 가까운 사람한테 잘 속는다. 자식은 아버지한테 제일 잘 속고 부모는 자식한테 가장 잘 속는 것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늘 가까이 있는 것, 가장 즐겨 먹는 것에 제일 잘 속는다. 믿고 먹는 음식한테 속아서 그 음식에 들어 있는 독이 몸 안에 차츰 쌓여서 병에 걸리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바닷가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민물고기를 많이 먹어서 수은 독이 몸속에 쌓여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문둥병이 오는 것이다. 수은은 12년 동안은 온갖 세균을 막아주는 면역제가 된다. 12년 동안은 아주 유익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것은 방사선과 같은 것이다. 12년이 지나면 그것이 나를 잡아먹는다. 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금방 좋아지는 것 같지만 그 뒤로 12년 이상 살 수 없다.
물고기는 수은 독으로 스스로의 수명을 조절한다. 닭은 수은중독으로 인해 죽기 전에 사람이 모두 잡아먹어 버리므로 10년까지 키우는 닭이 없다. 그래서 옛말에 오래 된 닭대가리는 비상보다 독하다는 말이 있다.
수은 중독에 대한 이야기는 옛 글에도 많이 나온다. 달걀의 노른자위에는 유황이 들어 있고 흰자위에는 수은이 들어 있다. 닭고기의 단백질에는 수은이 20-30퍼센트가 섞여 있다. 수은은 유황을 만나지 않으면 그 속에 정체되어 있다. 달걀 흰자위의 수은과 노른자위의 유황이 만나면 무서운 독으로 변한다.
옛날 수은을 쑥과 같이 태우는 훈 요법으로 종기를 치료하는 일이 많았다. 수은은 종기나 종창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아주 좋다. 그러나 오래 하면 수은 중독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
왕골로 만든 자리에 수은을 떨어뜨리면 틈으로 다 스며들어가 버려서 찾을 수 없게 된다. 틈으로 들어가서 산산조각이 나는데 이것을 다시 빗자루로 쓸어 모으면 다 모인다.
유황 2에 수은 1의 비율로 골고루 섞어서 비비면 쑥 빛깔이 난다. 달걀찜을 보면 노른자위와 흰자위가 만나는 지점에 푸르스름한 빛깔의 선이 생긴다. 수은과 유황이 섞이면 그런 빛깔이 난다.
수은과 유황을 섞어서 불을 붙여 태우면 거기서 나오는 냄새와 가스에 근처에 있는 모든 균이 전멸한다. 오리, 닭, 거위 같은 것은 몸통 속에 수은은 많이 들어 있지만 유황이 적게 들어 있으므로 생명력이 강하고 잘 죽지 않는다. 그러나 오리나 닭한테 유황을 먹여서 키우면 몸통 속에 무서운 독이 생긴다. 유황과 수은은 절대로 같이 먹으면 안 되는 것이다.
가을이 되면 무가 잘 자라서 무대가리 부분이 누런 빛깔이 날 때에 그것을 썰어서 국을 끓일 때 달걀을 풀어서 넣으면 쥐약만큼 무서운 독약이 된다. 무에 유황 성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무 깍두기하고 닭고기와 같이 먹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