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雪水

초암 정만순 2018. 5. 5. 07:37



雪水



눈 녹은 물은 萬病仙藥

 

아이들은 눈을 매우 좋아한다. 눈 밭에서 뛰어놀고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며 눈 위에 뒹굴기도 한다. 고향의 초가집 처마 끝에 달린 고드름을 보면 향수에 젖는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는 눈이 오면 뒷산에서 오염되지 않고 깨끗한 눈을 항아리 속에 담아 두라고 하셨다. 그 때에 담아 두어서  녹은 물은 그 다음해 여름까지 두어도 전혀 변질되거나 상하지 않았다.


 

설수로 약을 달이면 효능이 10배가 더 좋아진다

섣달을 납월(臘月)이라고 한다. 섣달에 내린 눈을 녹인 물은 납설수라고 한다. 납설수는 일 년 넘게 오래 보존할 수 있고 특별한 효능이 있다.

옛날 사람들은 납설수로 약을 달이거나 차를 끓여 마셨다. 설수로 달인 약은 효과가 열 배는 더 좋고 설수로 달인 차는 향기가 코를 찌르며 은은한 향이 오랫동안 방 안에서 머물며 떠나지를 않는다. 설수로 달인 차를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납설수는 성질은 차고 맛은 담담하다. 음중(陰中陰)에 음(). 납설수의 찬 성질은 열을 내리고 염증을 삭이며 독을 풀어 몸 밖으로 내보내고 화기를 풀어 준다. 눈은 빛깔이 희므로 폐경으로 들어가고 폐경에 쌓인 독과 불과 열기로 인한 나쁜 기운을 없앤다. 눈이 녹아서 물이 되면 신장으로 들어가서 신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음기를 보충하여 준다.

눈은 특별한 약효가 있다. 우리 조상들은 특별한 약을 만들 때 반드시 눈 녹인 물로 달여서 만들었다. 지금은 오염되지 않는 눈을 구할 수 없다. 강원도 깊은 산 속에 내린 눈이라고 해도 녹여 보면 시커먼 먼지가 가득하여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히말라야 산꼭대기에 있는 물이라고 해도 완전히 오염되어 있다.


 

설수로 만든 만병통치약

 

나는 20여 년 전에 겨울철이면 강원도 깊은 산골에 가서 오염이 안 된 눈을 큰 그릇에 퍼 담아 갖고 와서 항아리에 담아서 보관해 두었다. 그 물에 몇 가지 약재를 더하여 특별한 치료약을 만들었다.

그 물약은 모든 피부병에 외용으로 바를 수도 있고 물이나 차처럼 마실 수도 있었다. 외용으로 쓰면 아토피 피부병, 건선 무좀, 습진, 비염, 축농증, 종기, 화상, 궤양, 탈저, 버거씨병, 모든 눈병, 당뇨병으로 인해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썩는 것, 욕창 등 모든 피부병을 고칠 수 있었다. 그 물약을 마시면 갖가지 암, 당뇨병, 위염, 위궤양, 기관지염, 천식, 치매 등 거의 모든 속병을 고칠 수 있었다. 실로 만병통치약이라고 할만한 효능이 있었고 나는 이 세상에서 불치, 난치로 알려진 거의 모든 질병을 설수로 만든 약 때문에 고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세상에 있는 거의 모든 눈이 오염되었으므로 그 약을 만들 수가 없으니 통탄할 일이다.

 

고산지대에 사는 사람들이 설수를 마시기 때문에 장수한다

밥을 짓거나 차를 끓이거나 약을 달이거나 장을 담글 때 설수를 사용하면 가장 좋다. 설수로 장을 담그면 맛과 효능이 천하 으뜸이다. 오랫동안 설수를 마시면 나이가 들수록 젊어지고 장수한다. 히말라야나 안데스 산맥의 고원지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장수하는 비결 중에 하나는 설수를 마시기 때문이다.  세계의 거의 모든 장수촌에 사는 사람들은 눈이 녹아서 흘러내리는 물을 마신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설수에는 효소 화합물이 보통 물보다 더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날마다 한두 잔씩 설수를 마시면 혈중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현저하게 낮아지며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치료한다고 하였다. 설수로 약을 달여서 마시면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폐와 관련된 질병에 특효가 있다. 설수는 약효를 폐경으로 이끄는 인경작용이 있다.

요통이나 관절염에도 접골목이나 속단, 우슬, 홍화씨 같은 약초를 설수로 끓여 마시면 그 효과가 열 배 이상 높아진다. 보약을 달일 때에도 설수로 달이면 그 효능이 백 배는 더 좋아진다.   

납설수는 온갖 병원균과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서 옛날부터 급성전염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데 썼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설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적혔다.

납설수는 성질은 차고 맛은 달다. 독이 없고 모든 독을 풀어 주는 효능이 있다. 그러므로 온역(瘟疫)을 치료한다.’

 

청나라 때 왕씨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열이 심하게 나고 몸 여기저기에 종창이 생겼으며 구토가 심하게 나서 아무 음식도 먹을 수가 없었다. 마치 가슴 속에 불이 활활 타고 있는 것 같았다. 열흘이 지나도 병은 낫지 않고 갈수록 더 심해져서 곧 숨이 끊어질 지경이 되었다. 왕씨의 부인이 명의를 찾아가서 남편의 병을 고쳐 달라고 부탁했다. 명의는 왕씨를 진단하고 나서 섣달에 모아 둔 둔 설수를 마시면 나을 것이라고 했다. 과연 왕씨는 설수를 마시고 병이 완전히 나았다. 그 뒤부터 민간에서 섣달에 내린 눈을 모아 두었다가 약으로 쓰는 전통이 생겨났다. 설수를 만드는 데에는 거의 돈이 들지 않으므로 납설수를 염가약(廉價藥)이라고 불렀다.

 

모든 독을 푸는데 최고의 약

 

여름철에는 날씨가 매우 무덥고 더위와 습기가 몸속으로 들어와서 피부의 모공이 막혀서 땀띠가 생기는 일이 많다. 본초강목납설수는 어린이의 서비(暑痱)를 치료하는데 제일 좋다고 하였다. 서비(暑痱)는 더위를 먹어서 몸이 마비된 것이나 일사병, 땀띠가 난 것 등 더위로 인한 병을 모두 아울러 부르는 말이다. 땀띠가 났을 때 납설수를 바르면 잘 낫는다. 설수로 목욕을 하면 온갑 피부병이 낫고 혈액순환이 좋아지며 면역력이 높아진다.

설수는 술로 인한 열과 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긴 두통, 어지럼증, 눈앞이 아른 거리는 증상 등에 납설수를 한 잔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면 금방 갈증이 없어지고 정신이 맑아지며 숙취로 인한 모든 증상이 사라진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설수에는 중수(重水)’가 보통 물의 4분의 1이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수(D2O)는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보통 물과 비슷하나 보통 물은 중성자가 없이 수소원자가 산소와 결합된 반면에, 중수는 중성자 하나를 가진 중수소(deuterium)와 산소가 결합되어 있다. 천연수에는 중수가 약 0.015% 함유되어 있다.

중수는 중수소가 중성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통 물보다 밀도가 약 10%가 더 크다. 물을 가득 채운 찬 유리병에 중수를 얼린 얼음을 넣으면 밑으로 가라앉는다. 중수는 동물이나 식물한테 해롭다. 중수에는 일종의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어서 모든 생물의 생명활동을 강하게 억제한다. 만약 사람이 약 2주 동안 물 대신 중수를 마시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설수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한테 가장 이상적인 물이다. 설수는 살아 있는 생물 세포 속에 있는 물과 그 성질이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철새들은 설수를 찾아서 수만 리를 날아간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는 대기가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어서 눈속에 유독 유해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설수를 약이나 음료로 쓸 수가 없다. 오염된 설수를 마시다가는 오히려 온갖 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이나 네팔의 히말라야산맥이나 미국 캐나다의 록키산맥이나 남미의 안데스산맥 유럽의 알프스산맥 같은 곳에는 오염이 적게 된 설수를 구할 수는 있을 것이다.

청나라 때 명의 황궁수(黃宮繡)가 서기 1772년에 저술한 본초구진(本草求眞)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북송(北宋)의 제 8대 임금 휘종(徽宗)이 어느 무더운 여름 날 갑자기 더위를 식히려고 입에 얼음 덩어리를 오랫동안 물고 있다가 병에 걸렸다. 어의(御醫) 양개(杨介)는 휘종을 진찰하고 나서 자기 집 안에 저장해 두었던 납설수로 약을 달여 휘종에게 복용하게 하였더니 휘종의 병이 바로 나았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을 때 설수를 눈에 넣고 설수로 세수를 하면 충혈이 없어지고 눈이 밝아진다. 술을 지나치게 마셨을 때 설수를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면 술독이 풀리고 숙취가 없어지며 열이 내린다. 뾰루지나 땀띠가 생겼을 때에도 설수를 바르면 잘 낫고 가려움증이 없어진다.

설수는 죽상동맥경화와 고혈압, 고지혈증에도 효과가 크다나이가 든 사람들이 설수를 늘 마시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몸이 늙지 않는다. 옛날에는 설수를 화상이나 동상을 치료하는데 주로 썼다.

옛사람들은 설수의 효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옛사람들이 설수를 먹여 돼지를 길러 본 기록이 있다. 설수를 먹여서 키운 돼지는 하룻밤 사이에 몸무게가 600g이 늘어났으나 보통 물은 먹여서 키운 돼지는 하룻밤 사이에 360g이 늘어났다. 설수를 마신 돼지는 신진대사 작용이 거의 두 배가 활발해진 것이다.

닭한테 설수를 먹여 3개월 동안 키운 다음 보통 물을 먹여 키운 닭과 비교해 보았더니 알을 두 배나 더 많이 낳았으며 알의 무게도 평균 3.3g이 더 무거웠다고 한다.

곡식이나 채소의 씨앗을 설수에 담가 두었다가 밭에 뿌리면 발아률이 훨씬 더 높고 설수를 주어서 키운 채소들은 보통 물로 키운 것보다 수확량이 20% 이상 늘어나고 병에 걸리지 않는다.

 

설수는 수십 년을 두어도 썩지 않는다

 

이시진은 본초강목에서 설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납설수를 항아리 속에 넣어 그늘에 두면 수십 년이 지나도 썩지 않으며 곡식의 종자를 설수 속에 담가 두었다가 심으면 추위에 잘 견디며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또 잔칫상에 설수를 뿌려두면  파리가 꼬이지 않는다. 또 과실 옆에 설수를 놓아두면 벌레가 먹지 않는다.   

​​철새들이 해마다 수 만리 하늘을 길을 날아서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설수를 마시기 위해서이다. 설수는 철새들의 자손을 건강하게 양육시켜 준다. 사슴들은 설수를 마시기를 무척 좋아하여 빙설(冰雪)이 덮여 있는 지방으로 설수를 찾아다닌다.

설수는 신비로운 물이다설수에는 중수(重水)가 보통 물보다 훨씬 적게 들어 있다. 중수는 무거운 물이라는 뜻이다. 중수는 보통 물보다 10가 더 무겁다.

중수는 동식물의 생장과 번식에 매우 해롭다. 중수 속에 담가 두었던 식물의 씨앗은 발아가 되지 않는다. 민물 새우도 중수 속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보통 담수에 들어 있는 중수의 함량은 1/7000 이며 설수에 들어 있는 중수의 함량은 보통 물의 4 분의 1이다. 설수는 동식물이 생장하고 번식하는데 가장 좋은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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