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五味

초암 정만순 2018. 5. 4. 16:30




五味



다섯 가지 맛을 말하다

 

바른 공부는 책을 읽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책에 있는 글은 죽은 글이다. 평생 다른 사람이 써 놓은 글만 읽어서는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책에 적혀 지식은 살아 있는 지식이 아니라 지식의 시체다.

책에 있는 대부분의 지식은 허망(虛妄)한 것이다. 허망의 망령될 망(妄)은 망할 망(亡)에 계집 녀(女)가 있는 글자다. 죽은 여자를 안고 있는 것이 허망한 것이다. 죽은 여자가 살림을 살 수 있겠는가? 자식을 낳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책만 읽고 공부를 하면 정신이 허령(虛靈)해진다. 남이 알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은 바른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도 모르는 것을 알아야 진짜 아는 것이다.


 

최고의 공부 방법은 格物致知

 

나는 2만권의 책을 읽었다. 열 두 살 때부터 날마다 책을 읽지 않고는 잠을 잘 수 없었다. 앉아서도 책을 읽고 누워서도 책을 읽었고 걸어다니면서도 책을 읽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책을 버렸다. 30년 동안 책에서 배운 모든 지식을 지웠다. 헛된 것은 빨리 버릴수록 좋다. 극치의 지식은 결코 책에 있지 않다.

다른 사람이 아는 것을 나도 아는 것은 그림의 떡이다. 그림의 떡을 먹고 배부를 수 없다. 텔레비전, 신문, 잡지, 인터넷에 떠돌아디니는 것은 거의 전부가 가짜 지식이다. 가짜 지식을 쌓으면 갈수록 참된 지식과는 멀어진다. 그림 미인이 아무리 예뻐도 안아 볼 수 없고 자식을 낳을 수도 없다.

최고의 공부방법은 격물치지(格物致知). 격물치지는 사물의 이치를 파고들어 지식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사물의 성격을 파악하면 극치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극치의 지식이란 무엇인가?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하여 변하지 않는 지식이다. 황금이 보물이 되는 것은 영원히 썩거나 녹슬지 않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가 최고의 보물인 이유는 가장 단단하여 어떤 것으로도 깨트릴 수 없기 때문이다. 올바른 지식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은 가짜 지식이다.

 

짠맛은 야물게 하고 씨앗을 잘 만들게 한다

 

스승께서 물으셨다. 오미(五味)란 무엇인가? 다섯 가지 맛 중에서 짠맛은 무엇인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으로 따지면 지()에 해당하는 맛이 짠맛이다. 그렇다면 짤 함()을 무슨 함으로 하면 좋겠는가? 이름을 두 개 지어 보아라. 그래서 야물 함() 씨알 함()이라고 대답하였다.

옛날 농촌에서는 집집마다 소도 키우고 돼지도 먹였다. 소나 돼지가 새끼를 잘 낳게 해야 한다. 집짐승들이 새끼를 잘 낳게 하려면 어떤 음식을 먹여야 하는가? 짠맛이 나는 것을 먹여야 한다. 가축들이 발정이 잘 안 될 때 소금을 먹이면 바로 발정한다. 소금을 먹이지 않으면 발정을 하지 않고 임신을 했다 하더라도 유산하기 쉽다. 싱겁게 먹어서 불임증이 오는 것이다. 불임에는 소금이 제일 좋은 약이다. 동물들은 소금을 먹으면 발정한다.

물은 온도가 내려가서 단단하게 야물어지면 얼음이 된다. 호박이나 오이를 맹물에 담가 두면 물러지고 썩어서 코처럼 된다. 그러나 소금물에 담가두면 더 단단해진다. 매실에 소금을 뿌리면 꼬들꼬들하게 되어 살이 더 단단해진다. 씨알이 되려면 생명력을 얻어야 한다. 짠맛에서 생명력이 생기는 것이다. 씨알이 생기면 방()이 이루어진다.


 

신맛은 싹이 잘 트게 하고 새살이 잘 살아나오게 한다

 

신맛은 무엇인가? 실 산()은 무슨 산이라고 해야 하는가? 싹틀 산()이고 낳을 산()이다. 신맛은 싹이 트게 하고 낳게 하는 것이다. 신맛은 싹을 잘 틔우고 잘 낳게 한다. 종기가 나서 곪았을 때 새살이 생겨나서 차오르는 것이 산이다.

성장 장애로 잘 자라지 않는 것을 잘 자라게 하려면 동방(東方) ()이므로 신맛이 나는 것이 제일 좋다. 생명은 알칼리에서는 잘 자라고 번성하며 산성에서는 병들고 노쇠한다. 그 중성이 되었을 때 산과 알칼리가 55가 되었을 때 성장이 멎고 뇌도 더 이상 발달하지 않는다. 그 뒤부터는 그 상태로 일생을 사는 것이다.

몸이 알칼리 상태가 계속 유지되면 나이가 많이 들어도 기억력이 저하되지 않는다. 늘 푸르고 싱싱하여 봄날과 같으면 늙어 죽거나 병들어 죽을 일이 없다. 알칼리 상태가 지속되면 뇌기능도 청춘(靑春)과 같은 상태로 유지될 것이다. 몸을 알칼리 상태로 유지하게 해 주는 것이 청혈탕이다.

 

쓴맛은 잘 아물게 한다

 

쓸 고()는 남방(南方) ()이다. 남방 고는 무엇인가? 아물 고()이다. 쓴맛은 잘 아물게 하는 것이다. 염증이 그쳐야 상처가 아문다. 상처나 종기를 잘 아물게 하는 것이 쓴맛이다. 쓴맛은 염증을 삭여서 상처를 잘 아물게 한다. 그래서 씀바귀나 쓴냉이 같은 것은 염증을 잘 아물게 하는 효능이 있다.

이를테면 당뇨병은 몸에 단맛이 쌓여서 몸이 썩어 문드러지는 병이고 쓴맛은 염증을 아물게 하므로 쓴맛이 나는 것을 먹으면 당뇨병을 고칠 수 있다.

 

매운맛은 막힌 것을 열어 주고 상쾌하게 한다

 

매운맛은 무엇인가? 매운맛은 서방 신()이다. 매울 신()은 무엇인가? 매운맛은 통쾌할 신()이다. 열릴 신()이고 통쾌한 신()이다. 매운맛은 마치 답답한 방의 문을 열어 주는 것과 같다. 스승님께서는 상쾌할 신()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셨다. 매운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모든 발한(發汗)약은 맛이 맵다. 매운 고추를 먹으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단맛은 썩어 문드러지게 한다

 

달 감()은 무엇인가? 썩어 문드러질 감()이다. 단것은 썩어 문드러지게 하는 것이다. 달콤한 것을 먹으면 몸이 썩어 문드러진다.

달 감()을 허물어질 감()이고 썩어 문드러질 감()이다. 단맛은 화를 잘 나게 한다. 단맛은 감성을 잘 발달하게 하고 이성을 마비시킨다. 단 것을 먹으면 염증이 생기고 성질이 급해지며 예쁘고 맛있는 것만 찾게 되고 머리가 나빠져서 바보 멍청이가 된다. 단맛이 나는 것을 먹으면 몸도 마음도 썩어 문드러진다.

 

그렇다면 단맛의 반대가 되는 맛은 무엇인가? 짠맛, 매운맛, 신맛, 쓴맛이 있다. 보통 매운 맛으로 대응하지만 단맛의 정반대가 되는 맛은 쓴맛이다. 단맛을 먹어서 생긴 병은 쓴맛을 먹어야 고칠 수 있다.

 

넓게 알면 깊게 알지 못하고 깊게 알면 넓게 알지 못한다

이름 자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름이라는 것은 식물에서 신맛이 나는 물질을 두고 비타민 C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름을 붙이는 것은 감옥에서 죄수한테 번호 1번이나 2번 하고 번호를 매기는 것과 같아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름에 무슨 뜻이 있을 수 있겠는가? 처음에 흰 것을 검다고 하고 검은 것 희다고 하였으면 그 의미가 정반대로 되었을 것이다.

모든 이름은 허명(虛名)이다. 달고 짜고 맵고 쓰고 신맛에 대해서 누구나 다 안다. 그 맛을 안다고 해서 실제로 아는 것이 아니다. 그 맛이 무엇이고 어디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아는 것이 치지(致知). 아는 것과 작용하는 것은 다르다. 어떤 것이 아는 것인가? 사물에 대해 전부를 아는 것이 아는 것인가? 십분지 일만 알아도 아는 것인가?

내가 안다고 해도 실제로는 모르는 것이 많이 있을 것이므로 잘 안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러므로 내가 나 자신을 잘 안다고 하는 것도 잘못이고 내가 의약을 잘 안다고 하는 것도 잘못이다. 지식은 넓으면 허술하고 좁으면 깊다. 넓게 아는 사람은 깊게 알지 못하고 깊게 아는 사람은 넓게 알지 못한다. 넓고 깊게 알아야 진짜로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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