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叉頭 叉尾

초암 정만순 2018. 5. 3. 20:03



叉頭 叉尾



꼬리가 갈라진 것을 먹으면 고질병이 생기고 머리가 갈라진 것을 먹으면 미치광이가 된다

 

우리 조상들이 남긴 약초에 대한 격언(格言) 중에 차두(叉頭)이면 광란(狂亂)을 일으키고 차미(叉尾)이면 고질(痼疾)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차는 갈래 차() 또는 엇갈릴 차()이다.

이는 머리가 두 개 있는 것을 먹으면 정신이 이상해져서 미쳐 날뛰게 되고 꼬리가 두 개가 넘는 것을 먹으면 고질병이 생긴다는 말이다. 고질은 여간해서는 잘 낫지 않는 만성 질병을 가리키는 말이다. 곧 몸이 차츰 굳어지는 병이 고질병이다. 쉽게 말하면 고질은 고혈압, 중풍, 심장병, 당뇨병 같은 만성 병이고 광란은 우울증, 조울증, 불면증, 정신분열증 같은 뇌의 병이다.


 

머리가 둘로 갈라진 것을 먹으면 생각도 헛갈린다

 

머리가 둘 달린 뱀 곧 양두사(兩頭蛇)를 본 사람은 죽는다는 옛말이 있다. 머리가 둘이면 생각도 두 가지여서 서로 헛갈리게 된다. 머리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므로 미쳐서 정신이 이상해지거나 매우 혼란해질 수밖에 없다.

차두는 이중성격자나 정신이상자, 또는 양다리를 걸친 사람을 나타내는 말이다. 야차(夜叉)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할 때에도 갈래 차()를 쓴다. 야차는 두 얼굴을 가진 마귀라는 뜻이다. 이런 이치를 알고 있었던 옛날 지혜로운 우리 조상들은 산삼이라고 해도 차두가 있는 것은 절대로 약으로 쓰지 말라고 하였다.

도라지, 방풍(防風), 인삼(人蔘), 산삼(山蔘), 황기, 잔대, 백두옹(白頭翁) 등의 숙근(宿根) 약초들은 모두 차두(叉頭)는 발광(發狂)하고 차미는 발고질(發痼疾)한다고 하였다.

차두와 차미는 사람이 심어서 키운 인삼(人蔘)인지 야생 삼()인지를 구별할 때 쓰는 용어다. 곧 사람이 심어 가꾼 것은 반드시 차두가 되고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깊은 산속이나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란 것은 어떤 경우에도 차두나 차미가 되지 않는다. 도라지나 잔대, 산삼 같은 숙근 약초들은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와 공포를 느끼면 반드시 차두가 생긴다. 차두가 되면 그 뿌리 역시 차미가 된다.

 

머리와 꼬리가 갈라진 것인가 아닌가를 보고 약초를 판단한다

 

우리 옛 조상들은 여러해살이 숙근 약초는 차두인지 아닌지를 보고 그 약성과 품질과 가치를 판단하는 첫 번째 조건으로 삼았다. 머리도 하나이고 꼬리도 하나인 것은 약성과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쳐 주었지만 머리와 꼬리가 두 개 이상 달려 있는 것은 절대로 약으로 쓰지 않았다.

이를테면 깊은 산속에서 캔 뇌두가 하나인 산삼은 값이 천 냥이라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서고, 뇌두가 여러 개로 갈라진 삼은 값이 열 냥이라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었다. 차두와 차미는 올바르게 자란 것의 백분의 일밖에 값을 쳐 주지 않았다.

본디 인삼은 사람처럼 뿌리가 두 갈래로 가지가 갈라졌다고 해서 인삼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본디 뇌두가 여러 개이거나 뿌리가 갈라진 삼을 먹으면 광란증이 생기거나 고질병이 생긴다고 하여 아무도 제값을 쳐 주지 않았다. 그래도 버리기가 아까워서 밭에 심어 키우다 보니 그 후손들이 모두 차두와 차미가 되어 버린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인삼을 훌륭한 약으로 여기지만 옛날 사람들은 인삼을 차두나 차미라고 하여 약으로 쓰기를 꺼렸다.

요즘 사람들은 인삼 뿌리가 사람 인() 자 모양으로 뿌리가 갈라져 있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옛날 사람들은 약효가 낮고 정신을 혼란하게 한다고 하여 약으로 쓰지 않았다. 인삼이 뿌리가 두 갈래로 갈라져 있으므로 마치 사람처럼 생겨서 사람한테 좋다고 하는 말은 돈벌이에 능한 개성상인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인삼은 사람을 닮은 삼()이라는 뜻이다. 고대에는 인삼(人蔘)이란 말이 없었다. ()이라고만 불렀지 인삼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옛날 우리나라에는 산삼(山蔘)이 산에 아주 많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캐서 해마다 임금님한테 수천 근씩 바치고 중국에도 수만 근씩을 바치기를 반복하다 보니 산삼이 거의 멸종되었다. 채굴되는 것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원하는 사람은 많으므로 돈벌이에 능한 약삭빠른 개성 사람들이 산삼의 씨를 받아와서 밭에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 인삼의 시초이다.


 

몸통이 갈라진 삼을 인삼이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에서 인삼을 널리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0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인삼은 싹이 두 개이고 뿌리가 두 갈래 이상으로 갈라진 것이 많다. 옛 말에 차두이면 차미가 된다고 하였다. 뿌리가 갈라진 것을 심으면 뇌두도 두 개가 된다는 말이다. 옛날 사람들은 차두, 곧 머리가 두 개 달린 것은 뿌리가 갈라져서 마치 사람처럼 생겼으므로 인삼이라고 불렀다.

옛날 사람들은 차두나 차미를 아무도 약으로 쓰지 않았다. 뇌두가 두 개 이상이고 뿌리가 두 갈래 이상으로 갈라진 것을 먹으면 당장 기운을 나게 하고 병을 고치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오래 지나면 몸 안의 기운이 이리저리 마구 흩어져서 갖가지 병이 생긴다.

그러므로 인삼은 제대로 된 삼을 구할 수 없는 비천한 사람들이나 궁핍한 사람들이 먹는 보약이었다. 차두인 삼의 씨앗을 밭에 심어서 번식시켜 재배를 시작하였으므로 그 성질이 그대로 유전되어 모든 인삼이 차미가 되고 차두가 된 것이다.

도라지나 잔대, 산삼 같은 것은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차두가 생기고 차미가 된다. 사람한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뇌두가 많이 생기고 뿌리도 갈래갈래 많이 갈라진다. 식물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속에 독을 만든다. 그러므로 뇌두가 많고 뿌리가 많이 갈라진 것일수록 독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뇌두의 뇌() 자는 갈대순 노()자가 변한 것이다. ()는 갈대 싹처럼 줄기가 무성하고 수북하게 마구 자라나는 것을 나타낸 말이다.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도라지나 잔대, 산삼 같은 것도 사람이 왕래하는 등산로 근처에 자라는 것은 모두 차두에 차미가 된다. 무덤이나 절간, 사당 옆에서 자란 것도 차두나 차미가 된다. 사람한테 간섭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차두가 되거나 차미가 되는 것이다.


 

사람한테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와 꼬리가 갈라진다

 

어렸을 적에 아버지께서는 채약꾼이 산삼이나 잔대 같은 것을 캐서 갖고 오면 차두가 있는지 차미가 있는지를 철저하게 따지고 확인하셨다. 차두나 차미가 있으면 채약꾼한테 다그쳐 묻곤 하셨다.

이것은 공동묘지나 당산, 절간 옆에서 캔 것이지?”

채약꾼이 사정을 했다.

그냥 좀 봐주세요.”

그래도 차두와 차미는 절대로 약으로 쓸 수는 없지. 이것은 도로 가져가거라.”

채약꾼은 이렇게 변명을 했다.

그것은 바위틈에 있는 것을 캐다가 실수를 해서 순이 부러진 것을 모르고 넣은 것입니다.”

채약꾼이 뇌두도 자르고 꼬리도 떼어내서 차두인지 차미인지 알아볼 수 없게 해서 갖고 오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아버지께서는 차두나 차미가 없는지를 반드시 따져서 약초를 구입하곤 하셨다. 이처럼 무엇이든지 사물을 한 번 보고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머리와 꼬리가 갈라진 산삼은 거저 줘도 먹지 않았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몸통이 둘이나 셋으로 갈라진 것, 뇌두가 둘이나 셋으로 갈라진 산삼은 먹지 않았다. 꼬리가 두 개로 갈라진 산삼은 100분지 1값 밖에 받지 못했다. 값이 헐값이어도 사서 먹으려는 사람이 없어서 팔리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내다 좋은 약이라고 선전을 해서 값싸게 팔았던 것이다.

어떤 약초든지 뿌리가 두 개로 크게 갈라진 것은 약으로 쓰면 안 된다. 인삼이란 말은 뿌리가 사람의 다리처럼 몸통이 갈라졌다고 해서 붙인 것이다. 뿌리가 갈라진 것은 아무도 먹지 않아서 시장에 이리저리 굴러다녔고, 이것을 장삿속이 뛰어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람들한테 이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속여서 제 값을 받고 팔기 시작하면서부터 인삼(人蔘)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그 전에는 산삼(山蔘)을 일러서 그냥 삼()이라고 하였지 인삼이거나 산삼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꼬리가 갈라진 것을 아무도 먹지 않으므로 이것을 밭에 심어서 가꾸기 시작했고 유전 형질이 그대로 이어져서 재배한 인삼은 모두 꼬리가 갈라진 모양을 지니게 된 것이다.

꼬리가 두 개로 갈라진 삼을 먹으면 기운이 서로 꼬이게 된다. 심장(心臟)으로 가야 할 기운이 간으로 가고 간으로 갈 기운이 심장으로 가게 되는 등 기운이 흐트러진다. 인삼은 인경약(引經藥)으로 다른 약성(藥性)을 끌고 다니는 선봉장이며 관광 가이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약재다. 차미(次尾)는 기운을 꼬이게 하는 것이므로 이것을 먹으면 당장은 기운이 나고 몸이 좋아지는 것 같겠지만 오래 먹으면 갖가지 고질병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약초를 구입할 때 차두(叉頭)와 차미(叉尾)를 가장 꺼렸다. 본래 옛날에는 삼이라는 말과 인삼이라는 말만 있었고 산삼이라는 말은 없었다. 외뿌리로 자란 것을 삼이라고 하였고 뿌리가 갈라진 것을 인삼이라고 하였다. 외뿌리와 차미를 구별하기 위해서 인삼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이 차츰 재배한 삼을 모두 인삼이라고 부르고 산에서 저절로 자란 삼을 산삼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중국에서 수입한 잔대는 몸통이 아주 크고 뇌두가 4-5개씩 되고 많은 것은 7개나 8개나 되는 것도 있다. 뇌두가 한 개인 것은 여간해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도라지도 사람이 여러 번 옮겨 심으면 몸통이 수십 개로 갈라지고 뇌두도 수십 개가 생긴다. 이런 것을 오래 먹으면 몸의 기운이 꼬여서 고질병이 생긴다.

 

머리가 갈라진 것을 먹으면 배신자, 역적, 미치광이가 된다

 

야산에서 자라는 도라지는 차두(叉頭)가 생기거나 차미(叉尾)인 것이 많다. 차두는 뿌리 하나에 줄기가 두 개 이상 자란 것을 가리키고, 차미는 몸통이 두 갈래 이상으로 갈라진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개 차두이면 차미가 된다. 차두를 먹으면 미치광이나 배신자, 역적(逆賊)이 되고 차미를 먹으면 아무도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생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약초학 책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는 약초를 그 효능에 따라 상약(上藥), 중약(中藥), 하약(下藥)으로 나누었다. 상약은 어진 임금과 같은 약으로 생명을 길러 무병장수하게 하는 약으로 음식처럼 오래 먹어도 탈이 없는 약이고, 중약은 지혜로운 신하와 같아서 생명을 기르기는 하지만 독이 있어서 오래 먹을 수는 없는 약이며, 하약은 형리(刑吏)와 같아서 독이 있고 오직 질병을 치료하는 동안만 써야 하는 약이다. <신농본초경>에서는 길경 곧 도라지를 하품약(下品藥)으로 분류하였다. 그 이유는 야산에서 자라는 도라지는 차두가 있고 차미가 있는 것이 많아서 사람을 해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도라지나 잔대, 산삼 같은 식물은 사람이 사는 마을 가까이에서 자라거나 사람이 심어 가꾸면 사람한테서 풍기는 온갖 독한 기운으로 인해 차두가 생기고 몸통도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차미가 된다. 그러므로 요즈음 밭에서 재배하는 인삼이나 산에서 재배하는 산양삼, 장뇌삼 같은 것은 뇌두에 독이 있다고 하여 대개 뇌두 부분을 떼어내어 버리고 약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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