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用不用

초암 정만순 2018. 4. 30. 08:54



用不用



쓰면 나아가고 안 쓰면 물러간다

 

요즈음 나는 하루에 한 시간 넘게 걷는다. 23일째 목표 달성률이 150퍼센트가 넘는다. 차를 두고 지하철까지 2킬로미터를 걷거나 웬만하면 목적지까지 걸어가기도 하고 뒷산에도 올라가고 홍제천변길도 걸으며 밖에 나갈 형편이 안 될 때에는 마당 끝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걷는다. 홍제천변에는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자갈을 박아 놓은 곳이 있어서 자주 가서 걷는다.

나이가 예순이 가까우니 기력이 많이 쇠약해졌다. 예전에는 하루에 백 리를 걸어도 지치지 않았으나 요즘에는 10리를 걷는 것도 어렵다. 40대 중반에 하루에 180리를 걸어서 지리산 주능선을 종주(縱走)한 적도 있으나 요즈음에는 동네 뒷산을 오르는 것도 겁이 난다.





옛날 젊었을 때 20킬로그램이 넘는 배낭을 짊어지고 하루에 30리에서 100리씩 2년 동안을 하루도 쉬지 않고 5만 리쯤을 걸어서 우리나라 산천을 걸어서 유람을 한 적이 있다. 돌이켜 보니 그 때가 내 생애에서 가장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시절이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많이 걸어야 한다. 나이가 든 사람들이 건강을 지키고 오래 사는 가장 중요한 방법의 하나는 아침밥이나 저녁밥을 먹고 나서 소요유(逍遙遊)를 하면서 천천히 걷는 것이다. 하루도 거르지 말고 날마다 걷는 것이 좋고 며칠 걷다가 그만두는 것은 차라리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은 것만도 못하다. 운동을 며칠 하다가 그만두면 체력이 갑자기 약해져서 갖가지 질병이 생긴다.

나이가 들면 소화기능이 약해져서 장에서 칼슘을 잘 흡수하지 못하므로 뼈의 칼슘 농도가 점점 낮아져서 뼈가 약해진다. 노인들이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어서 걷는데 힘이 드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운동을 할수록 뼈가 튼튼해지고 근육이 늘어난다. 무엇이든지 많이 사용할수록 나아가고 쓰지 않을수록 퇴화한다. 이를 용진폐퇴(用進廢退)의 원칙이라고 한다. 사람의 어떤 기관이든지 용진폐퇴의 원칙이 적용된다. 뇌를 많이 사용할수록 지능이 발달하고 팔을 많이 쓸수록 팔이 튼튼해지며 많이 걸을수록 다리가 튼튼해진다.

많이 걸으면 뼈에 칼슘과 규소의 농도가 높아져서 뼈가 강해진다. 반대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근육과 뼈가 빠져나가서 근육과 뼈마디가 급격하게 약해진다.

나이가 예순이 넘으면 체력이 약해서 뛰거나 빨리 걸을 수 없다. 예순이 넘은 사람들한테 가장 좋은 운동은 빨리 걷지 말고 천천히 걷는 것이다. 걷지 않으면 뼈에서 칼슘이 차츰 빠져나가 다리가 약해져서 차츰 잘 걷지 못하게 되고 심해지면 움직이기 어렵게 되어 누워서 지낼 수밖에 없다.



 

요즘 사람들은 걷지 않아서 병이 많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비만증, 우울증, 불면증, 치매, 골다공증, 근무력증 같은 병들은 다 걷지 않아서 생기는 병이다. 걷지 않으면 근육과 뼈가 퇴화되어 나중에는 앉은뱅이가 된다. 근무력증은 걷지 않아서 근육이 굳어져서 앉은뱅이가 되는 병이다. 근무력증은 백 년 전에는 전 세계에 한 사람도 없던 병인데 걷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요즈음에는 아주 흔한 병이 되어 버렸다.

인체의 어떤 기관도 용진폐퇴(用進廢退)의 원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무엇이든지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뇌를 쓰지 않으면 치매가 되고 팔을 쓰지 않으면 팔병신이 되고 다리를 쓰지 않으면 다리 병신이 되며 음식을 이빨로 꼭꼭 씹어서 먹지 않으면 이빨이 썩어서 다 빠져 버린다.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발전한다. 명필(名筆)이 되려면 수만 번 글씨를 반복해서 써 보아야 한다. 무술을 하는 사람들은 눈을 감고 무술을 마음속으로 수련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장기와 바둑을 두는 사람들도 명인(名人)들의 대국(對局)을 눈을 감고 처음부터 끝까지 외워서 읽어 가면 실력이 늘어난다고 한다.

기운생동(氣運生動)이란 말이 있다. 생명이 기운차고 건강하게 살아서 움직이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생명은 움직이는 것이다. ()은 동()이고 동()이 생()이다. 스스로 움직이는 것은 모두 살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생동(生動)이라고 한다.

옛말에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문지도리는 좀이 먹지 않는다(流水不腐 戶樞不蠹)는 말이 있다. 또 생명은 운동에 있다(生命在於運動)는 말도 있다.

생명은 움직이는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뜻이다. 반대로 생명이 없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다. 활발하게 움직일수록 활발하게 살아 있는 것이다.

운동은 건강과 장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움직이지 않으면 몸이 차츰 굳어간다.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지 퇴화한다. 움직이면 살고 멈추면 죽는다. 문지방은 좀이 먹지 않고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 많이 걸으면 걸은 만큼 오래 살고 걷지 않으면 그만큼 빨리 죽는다.

요즈음 평균수명이 늘어나서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란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지만 백 살 넘게 사는 사람은 천 명 중에 한 명도 되지 않는다.

사람의 수명은 125년이다. 동물은 성장기간의 다섯 배를 살 수 있다. 사람의 성장기간은 25년이다. 25의 다섯 곱절은 125. 나는 25살이 넘어서 키가 2센티미터가 더 자랐다. 25살에 180센티미터이던 것이 27살에 182센티미터가 된 것이다.





사람이 125살이 되기 전에 죽는 것은 제 명대로 살지 못하고 죽는 것이다. 125살을 산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지극히 드물다. 그렇다면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125년은커녕 100살도 살지 못하고 죽는 것일까? 그 가장 큰 원인은 운동 부족에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움직여야 한다. 가장 좋은 움직임은 걷는 것이다. 걸으면 살고 멈추면 죽는다. 지나치게 빨리 걷지도 말고 오래 쉬지도 말고 끊임없이 걷고 움직여라. 걷는 것이야말로 병마(病魔)와 노쇠(老衰)를 막고 연년익수(年延益壽)하게 하는 최고의 불로장생약이다.

야생 토끼의 평균 수명은 15년이고 집에서 키우는 토끼의 평균 수명은 4년에서 6년이다. 사냥개의 평균 수명은 27년이고 집 안에서 기르는 개의 평균 수명은 13년이다. 집 안에서 기르는 동물들은 가만히 있어도 주인이 먹이를 주지만 야생 동물들은 먹이를 찾아 돌아다녀야 하고 사나운 짐승들을 피하여 도망쳐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렬한 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수명이 가축보다 곱절이 더 길다.

특히 사람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정원을 가꾸고 밭을 가꾸며 그림을 그리고 붓글씨를 쓰며 산보를 하고 체조도 하며 없는 모임도 만들어 참석하라. 근골(筋骨)을 움직이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서 끊임없이 뇌와 손발과 몸통을 움직여라. 그래야 100살 넘게 병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병을 얻고 나서야 걸으려고 한다. 그러나 병이 나면 걷고 싶어도 걸을 수 없다. 병이 나기 전에 걸어야 병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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