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운림의 식품과 의학

오체산보

초암 정만순 2018. 4. 29. 09:29




오체산보


오체산보(五體散步)로 무병장수한다

 


아흔 살을 구순(九旬)이라고 한다. 아홉 구()에 열 번 순 또는 십 년 순()이다. 아홉이 열 번 지났다는 뜻이다. 늙되 극도로 늙은 것 지극하게 늙은 것이 구순이다. 사람이 아흔 살이 넘으면 모든 기혈과 경맥이 고갈되어 마치 마른 수수깡처럼 공허해진다. 옛말에 아흔 살이 넘으면 자나 깨나 눈에 귀신이 보인다고 하였다. 정신이 절반 넘게 귀신 세상에 가 있는 까닭이다마치 한쪽 발은 이승에 걸치고 있고 다른 한쪽 발은 저승에 들여 놓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흔 한 살을 망백(望百)이라고 한다. 백 살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흔이 넘으면 정신이 흐려져서 꿈인지 생시인지 살아 있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고 몸뚱이는 쇠잔(衰殘)하여 한 걸음도 걷기 어려우므로 의자에 앉아 있거나 자리에 누워서 세월을 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아흔 다섯 살의 나이에도 소년처럼 정신이 총명(聰明)하고 청년처럼 신체에 활력이 넘치는 사람이 있다. 일본의 이름난 언어학자이고 평론가이며 산문가(散文家)인 도야마 시게히코(外山 滋比古-とやま しげひこ) 박사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병원에서 실시한 모든 건강 검사에서도 뇌와 장부 조직의 상태가 건강한 젊은이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니 이를 어찌 망백(望百)이 지난 늙은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도야마 시게히코가 지은 元気源 五体散歩-원기의 근원 오체산보술(五體散步術)이라는 책에 보면 그의 건강장수비결이 적혀 있다. 그는 오체산보(五體散步) 곧 다리와 손, 머리, , , 입 등 오체(五體)를 부지런하고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건강과 장수의 비결이라고 주장하였다.

산보(散步)는 급하거나 빨리 걷지 말고 천천히 느긋하게 걷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산보나 산책(散策), 나들이, 소풍(逍風)은 다 같은 뜻이다. 오체산보는 신체의 한 부분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위를 골고루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다.

게으름이 세상에서 가장 큰 병이다.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이 병을 만든다. 뇌를 움직여야 정신이 총명해지고 몸을 움직여야 몸이 튼튼해진다. 평담(平淡)하고 평정(安靜)한 삶이 사람을 빨리 늙고 병들게 하고 죽게 하는 원흉(元凶)이다. 사람은 끊임없이 새로운 벗을 사귀고 안팎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에 관심을 갖고 자극을 받으면서 살아야 무병장수할 수 있다.



도야마 시게히코 박사의 오체산보술(五體散步術)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발을 사용하는 산보(散步)

나이가 많은 사람들한테 날마다 천천히 걷는 것보다 더 이로운 건강법은 없다. 그는 겨울이나 여름이나 날마다 집 주변을 걷거나 지하철을 타고 가서 공원을 산책한다고 한다. 비가 오는 날에는 지하철의 지하상가에 진열된 갖가지 상품들을 둘러보면서 걷는다고 한다.


2. 목을 사용하는 산보

기운과 혈액은 목을 거쳐 머리로 올라가고 머리에서 목을 거쳐 밑으로 내려온다. 날마다 목을 사방으로 돌리는 목운동을 해야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목 운동을 수시로 하면 목이 뻐근한 증상이나 굳은 것이 풀리고 뇌로 혈액이 잘 통하게 되어 뇌기능이 좋아진다.


3. 손을 사용하는 산보

손은 뇌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뇌가 생각하고 지시한 것을 손이 실천한다. 그는 10년 전에 노약해져서 몸을 움직이기 불편해지기 시작하자 밥 짓기와 집안 청소, 빨래 등을 직접 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답답하고 우울하던 증상이 없어졌으며 늘 마음이 즐거워졌다고 하였다. 여러 가지 수공예품을 만들고 바느질을 하거나 몇 가지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배워서 손을 많이 움직이도록 해야 손이 늙지 않는다.



4. 눈을 사용하는 산보

유람(遊覽)은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경치와 사물을 구경하는 것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운 곳이나 예전에 다녔던 곳을 돌아다니며 산천경개(山川景槪)와 갖가지 문물(文物)을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유람을 통해서 새로운 사물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 시각(視覺)이 넓어진다.


5. 귀를 사용하는 산보

자연에서 나는 온갖 소리들은 경직된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훌륭한 약이다. 바람 소리와 새소리, 시냇물 흐르는 소리 등을 자주 들어 긴장된 몸과 마음을 느긋하게 풀어 주어야 한다. 수시로 자신의 귀한테 한 바탕 잔치를 열어 주는 것이 좋다.


6. 입을 사용하는 산보

노는 입에 염불하다는 말이 있다. 말을 하는 것이 입과 혀를 움직이는 가장 좋은 운동이다. 그는 잡담회(雜談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모아 갖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뇌를 자극하고 사고의 폭을 넓히며 뇌가 늙지 않게 하였다. 지금까지 모르고 지내던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신과 다른 관점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


7. 머리를 사용하는 산보

요즘 사람들은 몸보다 뇌가 먼저 늙는다. 뇌가 먼저 늙는 것이 치매다. 뇌를 많이 쓸수록 늙지 않고 정신이 총명해진다. 신문과 잡지, 책 등을 열심히 읽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고 생각을 깊이 하며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서 표현하여 뇌를 끊임없이 훈련해야 뇌가 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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