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의 구조
부드러운 S자 모양을 띠는 척추, 허리를 지탱하는 요추, 척추의 뼈와 뼈 사이를 연결하는 추간판,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인대 등, 이들의 생김새와 각기 맡은 역할에 대해 알아보자.
척추는 S자형
척추는 우리 몸의 중앙에 위치하고 체중을 지탱하며 중요한 중추 신경인 척수를 보호한다. 척추는 경추, 흉추, 요추 및 천-미추의 네 가지 구획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몸의 측면에서 보면 경추 부분, 흉추, 요추 부분이 S자형을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정상적인 곡선을 유지하는 것은 척추 건강을 지키는 데 무척이나 중요하다. 경추와 요추는 다양한 움직임이 가능하지만 큰 하중을 받으면 외상이 생기거나 만성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기 쉽다. 이 중 허리를 지탱하는 부위를 요추라고 하며, 요추는 모두 다섯 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그 뼈들 사이에는 충격을 막는 추간판(디스크, disc)이 완충작용을 하며, 이들 뼈 주위를 강한 인대와 근육조직이 둘러싸며 보호하고 있다.
추간판의 역할
추간판은 척추뼈와 뼈 사이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며 충격을 흡수하는 중요한 구조물이다. 척추가 제대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추간판을 갖는 것이 필수이다. 추간판에 이상이 생기면 척추가 불안정하게 움직이며, 이는 곧 허리의 통증을 유발시킨다. 또한 반대로 척추가 불안정하게 움직이면 추간판과 후방 관절 등이 손상되어 통증이 오고 또다시 척추가 불안정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옆에서 바라본 모양
추간판은 내부 구조인 수핵과 바깥구조인 섬유륜, 추간판과 뼈가 붙는 추간판 가장자리 부위인 종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핵은 수분이 많은 젤리와 같은 성분으로, 섬유륜은 딱딱하고 질긴 섬유연골로 이루어져 있고 양파의 껍질처럼 수핵을 겹겹이 싸고 있다. 또한 종판은 섬유연골과 뼈가 만나는 인접면으로 섬유연골의 성질과 뼈의 성질을 반반씩 지닌 딱딱한 구조물이다.
척추 시상면 MRI(왼쪽)와 상자 안을 확대한 영상(오른쪽)에서 추간판의 수핵과 섬유륜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설명하자면 딱딱하고 질긴 섬유륜과 종판이 말랑말랑한 수핵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이다. 이는 잼을 넣은 빵, 혹은 단팥이 들어 있는 호빵 모양으로, 이 호빵 모양의 추간판이 쿠션 역할을 하여 추간판의 아래위로 강한 압박이나 충격이 전해졌을 때 잘 견딜 수 있게 해준다.
추간판은 얼마나 단단할까?
추간판은 압박과 충격에 강하지만 너무 강하게 부하가 걸리거나각주1) , 작은 부하라도 계속 반복되거나각주2) , 작은 부하로 오랜 시간 유지되는 경우각주3) 에는 손상을 입는다.
약한 충격에는 섬유륜이 찢어지거나 종판이 깨지며 아주 강한 충격이나 약한 충격이라도 여러 번 반복되면 섬유륜이나 종판에 큰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 그 결과 수핵이 손상된 쪽으로 밀려 나거나 심할 경우 손상된 부분을 통과하여 탈출하게 된다.
추간판의 정상 구조(A)와 섬유륜이 파열된 모양(B), 그리고 추간판의 수핵이 탈출된 모양(C)을 각각 동일인에서의 척추 횡단면과 시상면 MRI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추간판에 퇴행이 오고 작은 손상이 누적되면, 흡사 바람 빠진 타이어처럼 수핵의 수분이 줄어들면서 부피가 줄어든다. 이렇게 충격 흡수 기능이 떨어지고 불안정하게 된 추간판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된다.
후방 요소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각 척추의 뒷부분을 후방 요소라 하는데, 후방 요소를 척추뼈에 몸통 연결하는 다리, 척추 후관절, 횡돌기와 극돌기가 속해 있다. 후방 요소들은 척수와 신경뿌리를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통로를 만들고 척추의 움직임을 적절히 제한하여 척추가 안정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또한 척추 후방 요소는 척추 내재 근육의 부착점으로서의 기능을 한다. 이들 중 후관절은 척추의 움직임, 안정성 및 통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추를 옆에서 본 모식도(왼쪽)와 상자 안을 확대해서 본 척추 후관절의 모식도(오른쪽)
근육의 역할과 작용
복근과 척추 신전근은 척추 주위에 있는 대표적인 근육이다. 이들은 우리 몸의 움직임을 만들 뿐 아니라, 안정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안정 장치의 역할도 한다. 또한 광배근, 둔근, 대퇴사두근, 뒤넙적다리근, 장요근 등 척추와 골반의 움직임과 안정성을 담당하는 근육들도 중심 근육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들 중심 근육들이 상하좌우에서 척추를 가운데로 잡아 주는 스프링 역할을 하여 척추의 안정성을 책임진다.
신전근 (왼쪽)뿐만 아니라 척추 주변 골반 및 흉곽에 연결된 근육(오른쪽)도 중심 근육으로 척추의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