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목본(하)

화살나무

초암 정만순 2017. 8. 8. 17:30



화살나무


다른 표기 언어 Winged eunoymus , 衛矛 , ニシキギ錦木



요약 테이블
분류 노박덩굴과
학명Euonymus alatus

        

화살이 날아갈 때 곧바로 가거나 곡선을 그리거나, 빠르고 느린 것을 좌우하는 것은 모두 화살대에 매다는 ‘전우(箭羽)’라는 깃털에 달려 있다고 한다.

깃털의 재료로는 수리나 매가 가장 좋으며, 여의치 않으면 다른 새들의 깃털을 사용했다.

화살나무는 나뭇가지에 화살 깃털을 닮은 회갈색의 코르크 날개를 달고 있다.

이 특별한 모양새를 두고 귀신의 화살 깃이란 뜻으로 예전에는 귀전우(鬼箭羽)라 했다.

너비 5밀리미터에 얇은 깃이 세로로 2~4줄씩 붙어 있어서 다른 나무들과 금방 구별해낼 수 있다.

가끔 혹느릅나무에도 코르크가 달려 있기는 하지만 화살나무처럼 확실하지 않고 모양새도 다르다.

이렇게 다른 나무가 갖고 있지 않은 특별한 모습을 공들여서 만들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좀 더 크게 보여 새싹을 먹어치우는 초식동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화살나무 종류는 이른 봄에 약간 쌉쌀한 맛이 나는 보드라운 새싹이 돋아난다.

사람들도 나물을 해 먹을 정도이니 초식동물에게는 이 이상 좋은 먹을거리가 없다.

그래서 나름의 대책이 필요했다.

원래 굵기에 날개의 폭을 합치면 3~4배 더 굵어 보이는 데다가, 날카로운 코르크 날개를 무시하고 함부로 덤벼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생김새가 특별한 나무는 흔히 약으로 쓰이기 마련인데, 화살나무도 예외가 아니다. 《

동의보감》에는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배 아픈 것을 낫게 한다. 요사스런 귀신에 홀리고 가위 눌리는 것을 낫게 하며 뱃속에 있는 충을 죽인다.

월경을 잘 통하게 하며 산후의 여러 좋지 않은 증상을 멎게 한다”라고 했다.

또 코르크 날개는 “태워서 좋지 못한 기운을 없애는 데 썼다”고 한다.

《동의보감》에 적힌 우리말 이름은 ‘보대회나무’, 《물명고》에는 ‘횟닙나무’라고 표기했다.

어원은 알 수 없으나 ‘회’가 본래의 이름으로 생각되며, 화살나무는 근세에 들어와 분류체계에 따라 식물 이름을 정비할 때 새로 붙인 이름으로 보인다.

화살나무는 사람 키 남짓한 작은 나무이며 전국 어디에서나 자란다.

숲에서 만나기도 하지만 정원수로 더 흔히 볼 수 있다.

봄에 손톱만 한 연한 녹색의 꽃이 핀다.

코르크 날개가 달린다는 것 외에 별다른 특징 없이 여름을 넘기고 가을에 들어섰을 때야 비로소 화살나무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된다.

열매와 단풍이 특별해서다.

꽃자리에 달렸던 열매는 껍질이 벌어지면서 주홍빛의 동그란 씨가 쏙 나온다.

표면이 매끄러워 마치 루비 알 같은 빛을 내어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아울러서 달걀 크기의 잎사귀도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가을이 짙어지면서 화살나무 단풍은 천천히 거의 동시에 빨갛게 물든다.

화살나무 단풍의 아름다움을 따라갈 나무도 흔치 않다.

일본인들은 화살나무와 단풍나무, 그리고 은방울꽃나무각주1) 를 ‘세계 3대 단풍나무’라고 부른다.


화살나무는 비슷한 종류가 여럿 있다.

회잎나무는 화살나무와 거의 같으나 날개가 없고, 참회나무는 열매가 둥글고 다섯 개의 능선으로 갈라지며, 회나무는 다섯 개의 아주 짧은 날개만 있다.

나래회나무는 열매에 네 개의 긴 날개가 달리고 끝이 약간 휘어 있다.

참빗살나무는 줄기둘레가 70~80센티미터까지 자라는 중간 키 나무로, 열매에 네 개의 능선이 있으나 거의 벌어지지 않는다.

늘푸른나무인 사철나무도 화살나무와 형제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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