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의 對話/목본(하)

회화나무

초암 정만순 2017. 9. 21. 18:30




회화나무


다른 표기 언어 Chinese Scholar Tree , 槐木 , エンジュ槐


요약 테이블
분류 콩과
학명Sophora japonica

        

회화나무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나비모양의 연노랑 꽃을 나무 가득히 피운다.

일제히 피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시간차를 두고 한쪽은 꽃이 피어나고 있고, 일부는 살랑바람에도 후드득후드득 떨어져 나무 아래에 두툼한 꽃덮개를 만들어놓는다.

회화나무 꽃은 그냥 꽃이 아니다.

10~25퍼센트에 이르는 ‘루틴(rutin)’이란 황색색소로 무장하고 있다.

루틴은 특히 종이를 노랗게 물들이는 천연염색제로 쓰인다.

 또 모세혈관의 강화작용을 도와 뇌출혈 예방에 효과가 있고, 고혈압 약을 만드는 원료로 쓰이기도 한다.

중국이 고향인 회화나무는 상서로운 나무로 생각하여 중국인들도 매우 귀하게 여겼다.

회화나무를 문 앞에 심어두면 잡귀신의 접근을 막아 그 집안이 내내 평안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옛날 중국 궁궐 건축은 주나라의 관제를 기록한 《주례(周禮)》에 따랐다.

여기에는 ‘면삼삼괴삼공위언(面三三槐三公位焉)’이라 하여 회화나무 세 그루를 심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즉 궁궐의 외조(外朝)는 왕이 삼공과 고경대부 및 여러 관료와 귀족들을 만나는 장소인데, 이 중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의 삼공자리에는 회화나무를 심어 특석임을 나타내는 표지로 삼았다는 것이다.

창덕궁의 돈화문 안에 있는 세 그루의 회화나무는 바로 외조에 해당하는 곳이다.

회화나무는 이렇게 꼭 외조의 장소만이 아니라 궁궐 안에 흔히 심었고, 고위 관직의 품위를 나타내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벼슬을 그만두고 낙향하여 만년을 보내는 고향 땅에도 회화나무 심기를 즐겨했다.



다른 이름으로는 ‘학자수(學者樹)’가 있으며, 영어 이름도 같은 의미인 ‘스칼러 트리(scholar tree)’다.

나무의 가지 뻗은 모양이 멋대로 자라 ‘학자의 기개를 상징한다’라는 풀이도 있다.

반대로 아무 곳이나 이익이 있는 곳에는 가지를 뻗어대는 곡학아세(曲學阿世)를 대표하는 나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어쨌든 옛 선비들이 이사를 가면 마을 입구에 먼저 회화나무를 심어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선비가 사는 곳’임을 만천하에 천명했다.

더불어 뒷산에는 기름을 짤 수 있는 쉬나무를 심어 불을 밝히고 글을 읽는 것을 자랑으로 삼았다.

이렇게 회화나무는 여러 이유로 궁궐은 물론 서원, 문묘, 이름난 양반 마을의 지킴이 나무로 흔히 만난다.

한자로는 ‘괴목(槐木)’이라 하고 그 꽃을 ‘괴화’라고 하는데, 괴의 중국 발음이 ‘회’이므로 회화나무, 혹은 회나무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느티나무도 괴목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아 옛 문헌에 나오는 괴가 회화나무인지 느티나무인지는 앞뒤 관계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회화나무는 전국 어디에서나 심고 있으며 키 20미터 이상, 줄기둘레가 네댓 아름에 이르는 큰 나무다.

네 그루의 천연기념물과 320여 그루의 보호수 고목나무가 있으며, 느티나무, 팽나무, 은행나무와 함께 오래 살고 크게 자라는 나무로 유명하다.

《제민요술(齊民要術)》에는 회화나무를 올바르게 키우는 방법을 이렇게 적고 있다.

“삼 씨와 회화나무 씨를 같이 섞어 심으면 곧게 자라는 삼을 따라 회화나무도 같이 곧바로 자란다”라는 것이다.

삼을 베어 버리면 회화나무만 남게 된다.

이렇게 묘목을 만들어 필요한 곳에 옮겨 심는다. 지금 본받아도 좋을 만큼 기발한 착상이다.

줄기는 회갈색으로 세로로 깊게 갈라지고 어린 가지가 녹색인 것이 특징이다.

잎은 아까시나무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고, 끝이 점점 좁아져서 뾰족해지는 작은 잎이 10~15개가 모여 겹잎을 이룬다.

꽃은 가지 끝에 여러 개의 원뿔모양의 꽃대에 피며, 곧이어서 염주를 몇 개씩 이어놓은 것 같은 독특한 열매가 열린다.

     

     


동의보감》에는 “회화나무 열매, 가지, 속껍질, 꽃, 진, 나무에 생기는 버섯까지 모두 약으로 쓴다”라고 했다.

회화나무 목재는 재질이 느티나무와 비슷하여 기둥과 가구재 등으로 쓸 수 있다.

두 나무를 다 같이 ‘괴(槐)’로 쓴 것은 이렇게 재질이나 쓰임이 비슷한 이유도 있다.





회화나무


 

어긋나며 7∼17개의 작은 잎으로 구성된 1회 홀수 깃꼴겹잎이다.

작은 잎은 길이 2~6cm, 나비 15~25mm의 달걀꼴 또는 계란 모양의 타원형이며 끝이 날카롭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앞면은 녹색이나 뒷면은 회백색으로 하얀 잔털이 촘촘히 나 있다.

잎자루는 짧고 누운 털이 있다.


꽃 

8월에 나비 모양을 한 길이 12~15mm의 황백색 잔꽃이 새로 나온 가지 끝에서 원추 꽃차례를 이루며 달려 핀다. 꽃차례의 길이는 20~30cm이다. 꽃받침통은 종 모양이고 짧은 털이 있다. 수술은 10개이며 길이가 서로 다르다.

      

열매  

9~10월에 길이 5~8cm의 협과 꼬투리가 염주처럼 잘록잘록한 모양으로 아래를 향해 달려 노랗게 익는데 약간 육질이다. 열매 속에 1∼4개의 갈색 씨가 들어 있다.

      

특징 및 사용 방법  


괴목(槐木)·괴나무·홰나무·회나무·괴화나무라고도 한다. 나무껍질은 진한 회갈색이고 세로로 갈라진다.

노란 속껍질에서 특유의 냄새가 난다. 녹색의 어린가지는 흰 가루로 덮여 있으며 자르면 냄새가 난다.

 뿌리를 괴근(槐根), 꽃봉오리를 괴화, 잎을 괴엽(槐葉), 열매를 괴각자(槐角子), 나무껍질을 괴백피(槐白皮)라 한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원산지이다. 관상용·공업용·식용·약용으로 이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일을 가져오는 행운목으로, 중국에서는 출세의 나무로, 서양에서는 학자의 나무로 알려져 있다.

회화나무 고목은 궁궐이나 양반 고택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예로부터 이 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집안에 학자가 나오고 부자가 된다 하여 양반 집안에만 심었다.

또 잡신을 쫓고 마을을 지키는 수호목으로 회화나무를 마을 어귀에 정자나무로 많이 심었다.

나무의 모양이 아름다워 요즈음에도 가로수·공원수·조경수로 많이 심는다.

목재는 가구와 건축재로 이용한다.

꽃은 맥주와 종이를 황색으로 물들이는 데 쓴다. 꽃을 달인 노란색 물로 괴황지를 만들어 부적을 만들기도 했다.

 어린잎은 식용하며 차의 대용품으로 쓴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산제 또는 환제로 하여 사용하며, 술을 담가서도 쓴다. 열매는 쌀뜨물 또는 식초에 하룻밤 재워 증기로 쪄서 불에 말려 두고 쓴다.

 꽃은 볶아서 쓴다. 줄기는 햇볕에 말려 두고 쓴다. 생열매를 짓찧어 탕으로 하여 쓰기도 한다.

 약재를 다룰 때에 쇠붙이 도구를 쓰지 않는다.

      

효능  

주로 순환계·이비인후과 질환을 다스린다.

관련질병: 각혈, 고혈압, 뇌일혈, 명목, 변혈증, 보간·청간, 보혈, 붕루, 소염제, 수렴제, 심기불녕, 심번, 악창, 안질,

암(암 예방/항암/악성종양 예방, 식도암, 유방암, 전립선암, 피부암), 양혈거풍, 임파선염, 종독, 진통, 출혈, 치조농루, 치질,

치뉵, 토혈, 피로곤비, 해열, 행혈


유사종

• 능수회화나무 : 가지가 밑으로 처지는 수양형
• 세관회화나무 : 수형이 원통형으로 자람.
• 처진회화나무 : 봉오리를 감싸고 있던 꽃받침이 5개 로 갈라지면 속에 든 꽃잎이 펴진다.


• 천연기념물
*제315호 - ⓐ소재지:인천직할시 서구 신현동 ⓑ면적:1주 656.32㎡ ⓒ지정사유:노거수 ⓓ수령:500년
*제316호 - ⓐ소재지:부산직할시 사하구 괴정동 ⓑ면적:1주 308㎡ ⓒ지정사유:노거수 ⓓ수령:600년
*제317호 - ⓐ소재지:충청남도 당진군 송산면 ⓑ면적:1주 294㎡ ⓑ지정사유:노거수 ⓓ수령:700년
*제318호 - ⓐ소재지:경상북도 경주군 안강읍 ⓑ면적:1주 314㎡ ⓒ지정사유:노거수 ⓓ수령:400년 ⓔ나무높이:17m
*제319호 - ⓐ소재지:경상남도 함안군 칠북면 ⓑ면적:1주 314㎡ ⓒ지정사유:노거수 ⓓ수령:500년

경상남도 함양군 칠북면 영동리에 있는 회화나무는 수령 600여년생으로 수고 30m, 흉고직경 약 6m로 천연기념물 제 319호로 지정되어 있다.




'숲과의 對話 > 목본(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살나무  (0) 2017.08.08
향나무  (0) 2017.03.26
헛깨나무  (0) 2017.03.24
호랑가시나무  (0) 2017.03.23
향선나무  (0) 2017.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