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 육형제
우리나라 나무의 종류 중에 참나무라는 특정의 種은 없다.
참나무科에 참나무屬이 있을 뿐이다. 참나무는 우리말에서 진짜 나무다운 나무라는 뜻인데, 참나무속을 나타내는 學名 Latin語 Quercus도 원래는 켈트어로서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무중의 나무라고 말하는 참나무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리를 하고 가야 한다.
참나무科는 지구상에 나무가 있는 곳이면 어지간한 곳에는 나타나고, 우리나라에는 4屬 15種이 자라는데 속명만 나열해 보면 너도밤나무속, 밤나무속, 메밀잣밤나무속 그리고 참나무 속이 있다.
너도밤나무( beech )는 울릉도에서만, 모밀잣밤나무속에 속하는 모밀잣밤나무와 구실잣밤나무는 남해안 일부 도서와 제주도에서만 자라고 있으니 이들은 차후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한다.
약밤나무는 평양근처에서 자라는 것이니 당분간은 보기 힘들겠고, 밤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지방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참나무속 안에도 11종의 나무가 있고, 사철 푸른 잎을 가지는 상록 활엽교목이 5종과 또 낙엽 활엽 교목이 6종이나, 상록 활엽 교목 5종은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도서에 나타나니 이들도 우선은 열외로 한다 .
참나무속 6종의 나무를 잎이 생긴 모양대로 다시 두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밤나무 잎과 비슷한 폭이 좁은 잎을 가진 나무 :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잎과 같이 폭이 넓은 잎을 가진 나무 : 졸참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이들 참나무 육형제를 구별해서 보려면 屬은 다르지만 밤나무속 밤나무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한다.
잎으로 구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 되어 잎을 중심으로 이아기한다.
밤나무속 밤나무 : ( Castanea crenata ) 참나무속 상수리나무 : ( Quercus acutissima ) 상수리나무라는 이름은 선조가 임진왜란 때 피난 가서 수라상에 이 열매로 만든 묵을 노상 잡수셔서 상수라라고 부르다가 후에 상수리로 되었다고 한다. 보통 마을 인근의 높지않은 야산에 많이 나타난다. 높이 30m 까지 자란다. 굴피집은 굴피나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또 굴참나무의 껍질로 코르크를 만들 수는 있지만 질이 그렇게 좋다고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황벽나무의 껍질로 코르크를 만들면 더 좋다고 한다. 소월의 시에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라는 것이 있고 여기에 ‘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 라는 구절이 나온다. 흔히들 갈대의 노래라고 생각하지만, 가느다란 갈대 사이를 스치는 바람이 듣기 좋은 노래소리를 만들기는 힘들 것이다. 갈참나무 잎을 지나는 바람 소리로 보는 것이 좋다. ‘갈’이란 말은 상철 푸른 소나무와 달리 가을에 잎을 갈아 버린다고 생각하여 나온 말로 알려져있다. 해발 800m 이하의 전국 산지에서 나타나지만, 유명한 이름과는 달리 참나무 중 수가 적은 편이다. 참나무 종류 중에는 크기도 가장 작은 편이다. 이외에도 근래에 미국에서 도입 되어 들어온 레드오크( Quercus rubra, Red Oak )가 조경용으로 용으로 널리 심어지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소사 휴게소에 가면 도로와 휴게소간의 방음벽으로 많이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밤나무는 비교적 알아보기가 쉽다. 6월 중순이면 비릿한 밤꽃향기( 남성의 정액 냄새 )를 풍기면서 밤나무 위에 서리가 내리듯이 꽃이 피어나고, 그 후에는 어김없이 밤송이가 열리기 때문이다. 6 월 이전이라도 밤나무 밑에 가보면 작년에 수확을 하느라 까버린 밤송이들이 남아있게 마련이다.
낙엽 소교목으로 높이는 10 m 이내, 토인들의 카누와 같은 모양의 잎( 타원상 피침형, 바소꼴이라고 한다. ) 이 달리는데 가장자리에 침같이 생긴 톱니가 있다. 이 톱니에도 엽록소가 있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밤나무와 같은 바소꼴의 잎이 달리지만, 잎의 가장자리에 있는 침 같은 톱니에 엽록소가 없어 회갈색이다. 잎 뒷면은 연한 녹색이고 줄기의 껍질은 세로로 가라지지만 코르크층이 별로 발달하지 않고 있다. 참나무에 열리는 도토리 중에 가장 크고 색이 고운 동그란 열매를 갖고 있어, 다른 참나무의 열매는 도토리라고 하고 이 나무의 열매는 별도로 상수리라고도 한다.
굴참나무 : ( Quercus variabilis )
상수리나무와 비슷한 형태의 잎이 달리지만, 잎 뒷면이 회백색으로 잔털이 빽빽하게 달려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줄기의 껍질에 두꺼운 코르크층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이 껍질로 지붕을 엮은 집을 굴피집이라고 한다.
굴참나무라는 말은 껍질에 굴( 골의 경기도 사투리 )이 깊게 파이는 참나무라는 뜻이다. 굴참나무도 마을 인근의 야산에 많이 나타난다. 높이 25m 까지 자란다.
졸참나무 : ( Quercus serrata )
이 나무에서부터 일반적으로 계란을 거꾸로 놓은 형태의 넓은 잎이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넓은 잎을 가지는 참나무 중에서 가장 작은 잎을 가지고 있어 졸참나무로 불린다. 가장자리에는 침형 톱니가 있고 잎 뒷면에 털이 있다.
산지의 비옥한 골짜기 쪽에 많이 자란다.
잎이 작아 이름이 졸참나무이지만 나무 전체의 크기는 다른 참나무처럼 지름 1m, 높이 25m 까지 크게 자란다.
갈참나무 : (Quercus aliena )
졸참나무 잎과 비슷하지만, 가장자리의 톱니가 날카롭지 않고 물결 무늬가 된 잎이 특징이다. 상수리나무에서 갈참나무까지는 줄기와 잎의 몸체 사이에 잎자루가 있다. 갈색으로 단풍이 든 잎이 가을에 가장 늦게까지 나무에 달려있다.
졸참나무처럼 비옥하고 습기가 많은 골짜기 쪽에 자리 잡는다. 해발 50m에서 1000m까지 나타난다. 지름 1m에 높이는 20m 정도 까지 자란다.
신갈나무 : ( Quercus mongolica )
잎 모양은 갈참나무와 비슷하지만 잎자루가 없어졌다. 잎 뒷면에 털도 없다.
지름 1m, 높이 30m까지 크게 자란다. 다른 참나무에 좋은 자리를 다 빼앗기고 산 능선 쪽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나 능선 상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나무이다.
신갈나무라는 이름은 예전에 길을 가다가 짚신 바닥이 얇아지면 깔창 대신으로 깔아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길 놔두고 왜 산길로 가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신작로가 생기기 전에는 산의 능선이 가장 다니기 쉬운 통로였을 것이다.
떡갈나무 : ( Quercus dentata )
잎은 잎자루도 없고 신갈나무의 잎과 비슷하지만 잎 가장자리의 톱니가 물결무늬처럼 부드러워졌고 보통 더 크고, 두꺼우며, 잎 뒷면에 회색의 털들이 빽빽하게 나와있다.
떡갈나무의 잎은 떡을 싸서 보관하기에 좋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잎 뒷면에 있는 짧은 털들이 떡이 서로 달라붙지 못하도록 하고, 잎에 사는 미생물이 살균 작용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한때 일본으로 수출이 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