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 Shepherd’s purse , ナズナ , 荠菜 ]
학명 | Capsella bursa-pastoris (L.) Medi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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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 십자화과(Cruciferae) |
형태분류
줄기: 해넘이한해살이 또는 여름형 한해살이로 지난해 생긴 로제트 잎 가운데 부분에서 3월경에 솟아난다.
잎: 뿌리에서 난 로제트(根生葉)는 결각(缺刻)이 심하고, 서식환경에 따라 변형이 심하다. 줄기에서 난 잎(莖生葉)은 어긋나며(互生), 거친 결각이 없고, 줄기를 감싸며, 별모양 털(星狀毛)이 섞여난다.
꽃: 3~6월에 백색 십자화(十字花)로 피며, 고른꽃차례(散房花序)다. 꽃자루(花梗)가 길어지면서 열매가 달릴 때에는 송이모양꽃차례(總狀花序)다.(비교: 꽃다지는 황색 꽃이다.)
열매: 열매는 편편한 삼각형으로 털이 없으며, 열매자루(果柄)을 흔들면 소리가 난다.
염색체수: 2n=16, 321)
생태분류
서식처: 밭, 밭두렁, 논두렁, 들녘 초지, 농촌 길가, 양지, 적습(適濕)
수평분포: 전국 분포
수직분포: 구릉지대 이하
식생지리: 냉온대~난온대, 중국, 만주,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등의 전 세계
식생형: 농지식생(밭 경작지 잡초군락), 터주식생(농촌형)
종보존등급: [V] 비감시대상종
냉이는 한해살이면서도 두 가지 다른 생명환을 보이며, 기본적으로 생명 길이(life span)가 아주 짧다. 해넘이살이(越年生)로 겨울을 반드시 경험하는가 하면, 여름을 중심으로 사는 것도 있다. 전자는 가을에 발아해서 로제트로 월동하고, 이른 봄에 성장, 생식, 결실한 뒤 여름되기 전에 고사하는데, 흔히 이 모습이 관찰된다. 겨울입새에 토양이 촉촉하고 한랭한 환경조건은 종자 발아에 필수 조건이다.
환경이 맞을 때에는 발아 후 6주 안에 종자를 맺고, 식물체 한 포기 당 열매를 3,000~20,000개 생산한다. 그러면서도 험한 환경조건일 경우에는 한 포기에 겨우 50개 정도를 생산하면서 자식에게 유전자를 전해 주는 데에 진력을 다한다. 때문에 1년에 3세대를 성취하는 것이 보통이다.2) 속명 캅셀라(Capsella)는 열매 주머니를 두고 붙인 라틴어이고, 종소명 부르사-파스또리스(bursa-pastoris)는 양치기의 지갑이란 뜻의 라틴어다. 캡슐열매를 두고 생겨난 이름일 것이다.
냉이는 농부가 좋아하는 밭농사 짓는 흙과 지형을 가장 좋아한다. 특히 경사진 곳보다는 평탄한 곳을 좋아한다. ‘사람을 따라 다니는 풀’로 잎 넓은 채소가 재배되는 밭을 더욱 선호한다. 농부의 장화 밑이나 경운기 바퀴 홈에 붙은 진흙 속에 열매가 붙어 여기저기로 산포하면서 부지런한 농부와 함께 사는 셈이다.
냉이보다 덩치가 크거나, 로제트 전략이 없는 수많은 밭 잡초들은 농부에 의해 어김없이 제거된다. 냉이는 지금 전 세계의 밭 경작지와 그 언저리에서 사는 잡초 가운데 우듬지다.
냉이란 우리말은 먹을 수 있는 약이나 채소로서 한자를 차자(借字)한 향명으로 乃耳(내이)3) 또는 那耳(나이)4), 한글로 나5), 나시, 나이6), 남새, 나생이에서 유래하는 아주 오래된 우리 이름이다. 우리말 나물과 동원어다.
냉이는 ‘맨(빈) 땅에서 새로 생겨난 생명체로 먹을 수 있는 반가운 나물’의 의미로 보면 된다. 냉이는 나물로, 국으로, 심지어 줄기에서 난 잎을 그늘에 말려서 분말로 만들어 세안제로 사용하는 등7) 장구한 역사에서 생겨난 민족식물문화의 중심에 서 있는 종이다.
한자 薺(제)는 냉이 薺(제) 자다. 일본에서는 일곱 가지 봄나물(春の七草) 중에 으뜸으로 여길 정도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물이다. 나물이름이 나대나(撫菜, 무채)인데, 여기에서 나즈나(薺, 제)란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명 나즈나는 중국명 薺菜(제채)와 같은 동일한 한자로 표기하고, 그 소리는 우리 말 냉이에 잇닿아 있는 명칭이다.
한글명 (냉)이8)의 유래를 薺菜(제채)9)라고 하면 틀린 설명이다. 한글이 존재하지도 않았던 15세기 초, 한자를 전혀 모르는 이 땅의 민초들은 내(냉)이10)로 불렀기 때문이다. 그런 고유어는, 유능한 학자라 할지라도 그에 의해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각주
- 1 北村, 村田 (19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