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래나무
호도와 비슷하나 약간 길고 좀 갸름한 열매를 가래라고 하는데 가래가 달리는 나무이다. 호도가 수입종인 데 비하여 가래나무는 우리 나라에 본래부터 자라던 나무이다. 일산 신도시 건설을 위한 지표조사 때도 출토된 것으로 보아 적어도 3∼4천년 이전부터 식용하던 열매로 생각된다. 조선왕조실록 세종12년(1429) 5월24일조에는 병조에서 중국 배의 제도에 따라 병선을 제조할 것을 건의한 내용 중에<각 포(浦)의 병선은 모두가 마르지 아니한 송판(松板)으로 만들고 또 나무못을 썼기 때문에, 만일 풍랑을 만나면 이어 붙인 곳이 어그러지고 풀리기 쉬우며, 또 틈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새고 젖어서 빨리 썩게 되어 7, 8년을 견디지 못하고, 또 개조하기 때문에 연변의 소나무가 거의 다 없어져 장차 이어가기 어려울 형편입니다. 만약 느티나무를 구하기 어려우면 각 포에 명하여 노나무[?]·전나무·느릅나무·가래나무 [楸] 등을 베어다가 바다에 담가 단단하고 질긴가, 부드럽고 연한가를 시험하여 사용하게 하소서>하였다. 또 능림으로 소나무와 함께 사용한 예는 세종 20년(1437) 10월12일 조에 임금이 송도를 지날 때 생도와 부로 등이 가요를 지어 바친 내용 중에 <저 높은 능 바라보니 소나무·가래나무 울창도 하올세라. 서리 이슬 내린 뒤면 사모하심 더욱하여, 이 첫겨울 접어들면 몸소 정결히 제사지내어, 정성으로 성실하고 공경함 으로 효도하심 능히 펴셨서라>하였다. 고약을 만들어 악창, 누창, 저창, 음종 등을 낫게 하는데 피고름을 없애고 새살이 살아나게 한다>하여 약제로도 널리 이용된 것 같다. 잎은 기수 우상복엽으로 나며 소엽은 7∼17개이고 타원형이고 잔톱니가 있다. 꽃은 암수 한 나무로 5월에 피며 열매는 길이 4∼8cm의 핵과로 달걀모양 또는 구형이며, 종자는 달걀모양으로 끝이 뾰족하고 9월에 익는다. 목재는 회갈색으로 walnut이라 하며 재질이 좋은 나무로 유명하다. |
후끈후끈 더위에 지친 날 산속 계곡에 놀러가면 가래나무를 만날 수 있어요.
키 큰 활엽수인 가래나무는 넓고 촘촘한 잎으로 뜨거운 태양을 가려줘요.
가래나무는 우리나라 산속의 계곡처럼 기온이 낮고 물이 흐르는 곳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에요. 껍질이 단단해 영하 45도에서도 견딜 수 있고 흙이 축축하게 젖은 곳을 좋아해 뿌리를 빠르게 내리죠.
하지만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곳은 싫어해 호수나 연못보다는 계곡 주변에서 잘 자라요.
- ▲ 산속 계곡 근처에 많이 자라는 가래나무는 9~10월경에 호두와 비슷한 딱딱한 열매를 맺어요. /최새미
이렇게 우리 주변에 자리 잡은 가래나무는 특별한 잎을 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줘요. 가래나무 잎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잎들이 모여 큰 잎을 구성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요.
가래나무로 물고기를 잡을 수도 있대요.
가래나무 열매인 '가래'는 사촌 격인 호두나무의 열매 '호두'와 매우 비슷해요.
그런데 가래는 동그란 호두와 달리 양 끝이 얄팍해 달걀 모양에 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