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동의어 연교(連翹), 황춘단, 황화수, 황금조, 신이화, 영춘화, 어리자, 어아리, 어사리, 개나리나무
다른 표기 언어 golden-bell tree , 連翹 , チョウセンレンギョウ朝鮮連翹
분류 | 물푸레 나무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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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 | Forsythia Kore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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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나리 개나리
잎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동화작가 윤석중의 〈봄나들이〉는 유년을 되돌아보게 하는 유명한 동요다.
개나리는 잎이 피기 전, 나뭇가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샛노란 꽃이 길게 늘어서서 뭉게구름처럼 피어난다.
홀로 핀 개나리꽃은 상상할 수 없다.
춤추는 홍학이 무리를 이룰 때 장관이듯 개나리도 수백 수천 그루가 무리를 지어 필 때 아름다움이 더한다.
노란빛은 희망과 평화를 상징하고, 누구에게나 마음의 안정을 주는 색깔이다.
물론 개나리보다 먼저 산수유와 생강나무가 노란 꽃으로 봄 치장을 하여 겨울잠에서 대지를 깨운다.
그래도 무르익어 가는 봄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꽃은 개나리가 단연 으뜸이다.
개나리란 이름은 초본식물인 나리꽃보다 좀 작고 아름다움이 덜하다는 뜻으로 짐작된다.
북한에서는 접두어 ‘개’가 들어간 식물의 이름을 모두 바꾸었으나 개나리만은 그대로 두었다.
개나리는 나리꽃과 관련을 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개나리가 꽃으로 우리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화암수록(花菴隨錄)》각주1) 이다.
강인재의 〈화목(花木) 9품〉 중 맨 뒤 9품에 무궁화와 함께 개나리가 나온다.
이 아름다운 꽃을 보고 선조들이 시 한 수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꽃으로서 관심을 가져주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나리는 네 개의 꽃잎으로 갈라져 있으나 아랫부분은 합쳐져 있다. 얼핏 서양의 종 모양이 연상되는데, 그래서인지 영어 이름도 ‘황금종(golden bell)’이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으며, 땅에서부터 여러 가닥의 줄기가 올라와 포기를 이룬다.
그대로 두면 가지가 활처럼 휘어져 밑으로 처진다. 약간 높은 언덕바지에 산울타리로 심어 두면 꽃 피는 계절에 올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꽃이 진 개나리는 맑은 날의 우산처럼 쓰임새가 없는 것으로 알기 쉽다.
그러나 가을에 열리는 볼품없는 열매가 옛날에는 귀중한 약재로 쓰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개나리의 열매는 연교(連翹)라 하여 한약재로 쓰인다.
종기의 고름을 빼고 통증을 멎게 하거나 살충 및 이뇨작용을 하는 내복약으로 쓴다. 조선시대에 임금님께 올리는 탕제로 처방했다는 기록이 여러 차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귀한 약재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개나리 열매는 그렇게 흔치 않다.
개나리꽃은 암술이 낮고 수술이 높은 단주화(短柱花) 개체와 그 반대인 장주화(長柱花) 개체가 있다.
수정이 되어 열매가 열리려면 단주화가 장주화가 섞여 있어야 열매를 더 잘 맺는다.
우리 주변에는 단·장주화가 섞인 개나리가 훨씬 적다.각주2) 열매가 잘 열리지 않아도 번식에는 문제가 없다.
번거롭게 씨를 받아 심을 필요 없이 가지를 꺾어다 꽂아 놓기만 해도 쉽게 뿌리를 내리기 때문이다.
키 3미터 정도이며 잎과 가지는 서로 마주보면서 붙어 있다.
마디 부분 이외의 가지 골속은 비어 있다. 개나리의 학명을 살펴보면 종(種) 이름에 ‘koreana’가 들어 있다.
우리 땅이 개나리 조상의 중심지였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개나리 식구들은 개나리를 비롯하여 산개나리, 만리화, 장수만리화, 의성개나리 등이 있다.
모양새가 비슷비슷하나 만리화와 장수만리화는 잎이 크고 넓은 타원형이므로, 잎이 좁은 다른 개나리들과 구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