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해주작장면
자장면 원조를 찾아서....
(중국의 '차오멘' 과 비슷한 작장면)
꼭 맛을 보고 싶었다. 경북 울진군 울진읍 읍내리 82-2번지에 있는 해주작장면, 자장면의 원조라고 하는데 대체 그 맛은 어떤 맛일까? 아니 정말로 자장면의 원조가 맞기나 하는 걸까? 울진 대게를 맛나게 먹은 지 별로 되지 않아 배는 부르지만, 언제 또 예까지 오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작장면은 쉽게 말해 자장면의 할아버지쯤 된다.
자장면은 한자어로 하면 작장면(灼醬麵)이 되고, 작장면이 발음하기 편하게 자장면으로 불리우 게 됐다고 한다. 100여 년 전 인천항의 노동자들이 먹기 시작해서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자장면은 사실 중국에는 없다고 한다. 대신 ‘차오멘’ 이 자장면과 흡사하다고 한다.
해주 작장면 집에서 자장면의 원조라고 내 세우는 작장면이 이 차오멘 쯤 되나보다. 그렇다면 자장면의 원조라는 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자장면이나 집이어서가 아니고, 중국의 차오멘과 거의 같다는 뜻일 게다.
(따로 따로 나온 여러 가지 재료를 면에 올리고 작장을 부어서 비벼 먹는다)
어떻게 해서 작장면을 시작하게 됐냐고 물었더니 사장님이자 주방장인 주인이 직접 중국에 가서 맛을 배워 왔다고 한다. 차려지는 모습부터 일반 자장면과는 다르다. 면 따로 소스 따로 나오는 건 우리네 간짜장과 같은데 자장면에 들어가는 재료까지 따로 나온다.
익힌 재료도 있지만 양파나 당근 같은 건 생으로 나오기까지 한다. 오징어 돼지고기 등 8~9가지 재료가 각기 다른 그릇에 담겨져 나온다. 이 재료들을 면에 올리고 소스를 부어 비벼먹으면 된다.
(작장, 색만 봐서는 자장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작장면의 소스, 원래는 이보다 훨씬 옅은 색이지만 오리지널 맛을 내면 망할 것 같아서 약간은 한국사람 입맛에 맞추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집의 작장면은 차오멘과 자장면의 중간쯤 된다. 맛은 어떨까?뭐... 자장면의 원조를 먹는다는 기분으로 재미나게 먹으면 그만, 특별하게 기억나는 맛은 아니다. 그렇다고 맛 없다는 뜻은 아니다.
(맑은 짬뽕)
자장면의 원조라는 간판을 내건 집답게 짬뽕도 보통 짬뽕과는 다르다. 그 옛날 짬뽕이 그랬듯이 맑은 짬뽕이 나온다. 보이는 그대로 매콤한 맛 대신 담백한 맛이다. 재료를 볶을 때 들어가는 기름만 없다면 우동과 차이점이 뭐지?
자장면의 할아버지쯤 되는 작장면, 그대 그 맛이 궁금하다면 울진으로 가시라. 어쩌면 그대 입맛을 사로잡을지도, 아니면 별것 아니네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맛을 떠나 낯선 곳에서 낯선 음식을 먹는 것도 여행의 묘미라면 묘미 아니겠는가? 한 그릇에 6천원한다. (해주작장면/ 054-781-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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