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上矮松
(바위 위의 작은 소나무) 崔致遠
不材終得老煙霞 澗底何如在海涯
日引暮陰齊島樹 風敲夜子落潮沙
自能盤石根長固 豈恨凌雲路尙賒
莫訝低顏無所愧 棟樑堪入晏嬰家
재목이 못되어 풍상을 겪으며 늙을 수 있나니
계곡 아래건 해변이건 무슨 상관이랴.
저녁 해는 그림자 끌어 섬나무와 가지런히 하고
밤바람은 솔방울 두들겨 조사에 떨어지게 하네.
바위 속에 서려서 뿌리가 절로 단단하거니
어찌 구름 뚫을 길 아직 멀다 한탄하리오.
키 작아도 부끄러울 것 없음을 의심 마오.
안영의 집 동량으로 너끈히 들어갈 테니까.
◆ 不材 : 재목감이 못되는 나무. 不材여겼기 때문에
벌목을 당하지 않고 天壽를 누리게 되었다는 말.
《장자》 逍遙遊와 人間世에, 散木 즉 어떤 목수도
돌아보지 않는 쓸모없는 나무이기 때문에 오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澗底 : 澗底松의 준말로, 晉나라 左思 〈詠史〉의
鬱鬱澗底松 離離山上苗
以彼徑寸莖 蔭此百尺條”
에서 발췌한 것. 이 시는 무능한 자들이 권력의
비호를 받고 현자 위에 군림하며 큰소리를 치는
세태를 풍자한 것인데, 고운이 斷章取義하였다.
◆ 晏嬰 : 춘추 시대 齊景公 때의 名宰相인데,
키가 작아서 《史記》 권62 〈管晏列傳〉에,
長不滿六尺 身相齊國 名顯諸侯” 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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