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관통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마취통증의학과
성 춘 호
○ 서 론
Guyton AC과 Hall JE에 따르면 연관통은 통증을 일으키는 조직에서 상당히 먼 몸의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것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무릎에 생긴 연관통(referred knee pain)이라 하면, 무릎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데 무릎 자체의 문제로 생긴 것이 아닌 통증을 말한다. 대개 고관절의 이상 시 무릎에 연관통이 생길 수 있다. 임상에서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심장 발작 시 왼쪽 손, 어깨 턱에 통증을 일으키고, 담낭염이 생기면 우측 어깨뼈가 아픈 것처럼 느낀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발생학적으로 배아시기에 장기가 분화되고 성장하면서 신경계의 발원지에서 점점 먼 곳으로 신경말단이 분포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심장은 목과 상 흉부에서 시작되어서 C3와 T5 사이의 신경 지배를 받고, 胃는 배아시기에 T7에서 T9 부위에서 형성되어 내려갔다. 그리하여 다른 장기와 신체부위에서 신경 자극들이 신경계의 한곳으로 폭주하면서 실제로 통증이 오는 곳을 잘못 인지(misperception)하게 만든다. 연관된 부위는 감각과민 상태로 만들고 약간의 통증 자극에도 좀 더 즉각적으로 느끼게 한다.
○ 본론
연관통에는 장기의 연관통과 심부 체성 통증의 연관통이 있다.
1) 심부 체성 조직의 연관통
Head는 급성 대상포진과 내장질환의 피부감각과민을 조사한 결과 피부 병변의 분절과 피부감각과민 부위가 거의 다르다고 보고하였다.
Forester는 척수 후근 말초부위를 전류 자극하면 피부 혈관 확장이 일어나고 혈관 확장 부위가 Head zone처럼 거의 다르나, 피부 감각 변화는 광범위하게 중복되는 것을 관찰하였고 가는 유수섬유가 혈관 확장을, 굵은 유수섬유가 감각 변화를 일으킨다 하였다.
Kellgren은 고장성 생리식염수를 척추간 인대에 주사하여 척수 후근을 자극한 결과 통증이 명확한 분절양상을 보이며 겹쳐진다고 했다.
Feinstein 등은 사람의 척추주위 근육에 6% 고장성 생리 식염수의 분절 주사로 생기는 심부 체성 통증은 국소적으로 여러 피부분절을 광범위하게 겹치며 투사되고 이 통증은 교감신경절 차단이나 말초신경차단으로 막을 수 없었으며, 투사된 부위에 근연축이 생겼다고 하였다. 또, Head, Kellgren 등이 연관통 부위의 감각과민(hyperesthesia)을 언급한 것과 달리 연관통 부위의 통각과민(hyperalgesia)을 언급하였고, 자율신경반응이 동반되는 것을 강조하였는데 창백, 발한, 서맥, 혈압강하, 구역, 현기증이 있으며 구토나 기절은 드물다고 하였다. 이것을 중추척수통합기전(central spinal integrative mechanism)이라 하였다.
결론적으로 병적 혹은 실험적으로 일어난 심부 체성 조직의 통증은 한 개 이상의 피부분절 혹은 인접하는 여러 개의 분절로 연관되나 개체에 따른 차이가 크다. 그리고 흔히 식은땀, 서맥 혹은 저혈압과 동반된 어지러움증, 구역, 저절로 일어나는 지속적인 근연축, 드물게 구토 등 교감신경성 기능장애를 동반한다.
비록 그런 연관통이 병변 부위의 통상적인 피부분절과 달라 보이나 근육의 신경지배(근육분절, myotome)나 뼈의 신경지배(골분절, sclerotome)를 볼 때 상응하는 신경분절과 연관된다. 또한 교감신경계의 분포가 같은 부위의 감각신경 및 운동신경의 분포와 많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제4경신경이 쇄골하 및 어깨상부의 피부를 지배하는데, 딸꾹질을 치료하기 위하여 어깨 상부의 견정(GB21)에 침을 놓으면, 이때 연관통이 국소 어깨뿐만 아니라 피부분절과 달리 골분절을 따라 멀리 손등에서도 생긴다.
근막 통증 증후군은 근육이 관련된 체성 연관통을 보이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다. 1940년대 심장내과 의사인 Travell에 의해 myofascial trigger point (MTP)라는 개념이 쓰여지기 시작했고, 그때 MTP의 정의를 “hyperirritable locus within a taut band of the skeletal muscle, located in the muscular tissue and/or its associated fascia. The spot is painful on compression and can evoke characteristic referred pain and autonomic phenomena”라 하였다.
Melzack 등은 침점의 71-80%들이 발통점과 연관된다고 보고하였다. Lewit는 근막성 통증 치료 시 발통점에 침 자극 효과가 국소 마취제 효과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하였다.
2) 장기와의 연관통
Head는 질병이 있는 장기는 국소적으로 둔한 통증을 보이고 먼 신체 부위에 현저한 국소 압통을 동반하는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을 일으킨다 하였다.
Kellgren은 고양이를 이용한 제뇌동물 실험에서 장관, 장기 및 복막 자극이 혈압상승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교감신경과의 연관을 증명한다 하였고, 심부체성감각과 내장성 통증은 구심섬유를 공통으로 받는 바 이것이 연관통을 일으킨다고 하였다.
Ness 등은 사람에서 각성 하에서 대장 및 직장 내강에서 반복적인 풍선확장을 통해 통증을 유발하면 관련 표피에 연관통 및 통각과민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하였다.
Hobbs 등과 Blair 등에 의하면 장기에서 기인한 연관통은 3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병이 있는 장기와 같은 척수분절에서 신경 지배하는 체성 부위에 투사된다는 것, 신경학적 근거로 척수시상로 세포들이 심장과 신체부위에서 폭주라는 입력을 받는다. 둘째, 장기에서 오는 통증은 신체의 근위부로 연관되지 원위부로 연관되지 않는다는 것, 심장과 폐의 구심신경 자극 시 척수시상로 세포 중 원위부가 아니고 근위부 수용영역이 강하게 활성된다. 셋째, 장기에서 오는 통증은 깊숙한 통증을 일으키지 피부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Kellgren의 보고에 따르면 신경학적으로 심, 폐 자극 시, 피부에서 오는 입력에는 반응하는 척수 시상로 세포들이 거의 활성화되지 않으나, 근육에서 오는 입력을 추가로 받게 되면 척수시상로 세포들이 반응하여 강하게 흥분된다. 한편 장기에서 오는 입력은 근육에서 오는 입력을 받는 척수시상로 세포들에 선택적으로 폭주하기 때문에 장기에서 오는 통증이 근육에서 오는 통증과 유사하게 되는 것이다.
심장과 폐에서 오는 구심 자극을 받는 척수시상로 세포들이 횡격막에서 오는 구심 자극 폭주도 받는다. Bolser 등에 의하면 특히 흉부보다는 경부의 시상로 세포들이 더 강하게 자극을 받기에 심장 발작 시 통증과 유사하게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내시경 수술 직후 남아 있는 이산화탄소가 앉는 자세에서 횡격막 아래에 모여 닿게 되고 횡격막 신경을 자극하여 어깨와 목의 통증을 일으킨다.
미주신경 자극은 장기에서 오는 구심자극이 폭주하는 척수시상로 세포들의 활동을 억제한다.
요부 척추 부위에서 올라오는 장기나 체성 자극들은 흉척추부의 신경세포의 흥분을 억제한다. 예를 들면 방광이 팽창할 때 일어나는 자극은 심장 및 폐에서 오는 자극으로 유발되는 척수시상로 세포들의 활동을 억제한다.
장기에서 오는 통증의 양상은 체성 통증과 전혀 다르다. 따라서 장기에서 오는 통증이 척수를 대뇌로 전달되기까지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Forman에 의하면 장기의 감각 신경원은 20%만 구심자극을 일으키고, 내장성 구심섬유는 척수 후근의 체성 구심섬유를 포함한 전체 구심섬유의 2%이다. 내장신경의 경우 초기 자극은 유해자극이 아니어도 자극 강도가 증가하면 잠재성(silent) 유해자극 수용체가 유해자극을 일으킨다. 이들 교감신경 구심자극은 분절 양상을 보이나 동일한 장소에 있는 장기는 중복 현상이 있고, 척수 아래위로 여러 분절에 투사된다. 내장통증 구심섬유는 회백질에 종지하기 전 여러 분절을 거치면서 척수 제 I, II, V 그리고 X층에 가지를 내고 일부는 반대쪽 척수 제 V, VII층에도 투사된다. 이것은 체성 감각계 섬유의 척수 내 분포가 제한되고 집중적인 것과 대조적이다. 내장성 구심섬유는 척수 후근 진입부에서 Lissauer씨로 들어와서 들어온 분절과 위아래 수개의 분절로 퍼진 후 회백질의 배부를 넘어가 제I 층에 회백질 외측으로 가서 제 V, VII과 X층에 가고 중간외 측기둥에도 가까이 간다. 체성 구심섬유가 제 II층에 일차적으로 종지하나 내장성 구심섬유는 제 II층에 종지 하는 것이 드물고 체성 구심섬유에 비하여 종지 부위 밀도가 적다. 최근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반대측으로 간 것은 전외측으로 이동하고 동측에 남아있는 것은 배외측으로 중추에 전달된다. 척수시상로를 통한 내장성 통증은 시상의 내측 및 외측으로 전달되고, 외측 시상에 전달된 것은 시상의 VPL과 VPM 핵으로 전달된 후 대뇌의 체성감각영역 I과 II로 투사되어 감각 식별에 관계된다. 척수망상로를 따라 올라온 내장성 구심섬유는 망상계를 거쳐서 내측시상에 투사되고 내측시상에서 관련 대뇌 피질로 투사된 것들과 중뇌수삭에서 시상하부, 뇌교의 다리옆핵(parabrachial) 등에서 시상하부를 거쳐 관련 대뇌 피질로 투사된 것이 동기유발성(motivational) 情動性 (affective) 반응 및 자율신경성 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내장성 통증의 중추신경계와의 연관은 체성 통증보다 좀 더 복잡한 체계를 이용한다.
내장 통증의 연관통 양상은 침술과도 관련이 깊은데 고래부터 이미 환자의 진찰과정에서 현대 의학에서 hyperalgesia, hyperesthesia, dysesthesia, hypoesthesia, allodynia 등의 용어로 정리되는 현상을 유념하여 관찰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이런 압통점 및 반향 또는 득기를 일으키는 점들을 가지고 임상예를 모아오면서, 각 임상예에 유효한 침점을 찾고 연구해 온 배경을 볼 때 별로 새로운 발견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특히 앞에서 Kellgren과 Ness 등이 증명한 것처럼 근육 내에 있는 침점의 자극에 의한 척수시상로의 신경세포의 활동이 내장통과 신경학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3) 내장질환과 관련되는 경혈점
과거부터 써오던 내장의 통증 및 질병에 써온 경혈점은 각각의 장기간에 많은 경혈이 중복되나, 연관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심장 질환 ; 氣舍, 小海, 雲門, 屋峠, 膺窓, 風地, 大椎, 肺兪, 膏盲, 心兪
폐 질환 ; 小海, 雲門, 膺窓, 步廊, 食竇, 幽門, 大椎, 肺兪, 膏盲, 心兪, 肝兪, 陽綱
식도 질환 ; 步廊, 食竇, 章門, 京門
유선 질환 ; 膺窓, 步廊, 心兪, 隔兪
위 질환 ; 食竇, 章門, 京門, 肝兪, 盲兪
장 질환 ; 帶脈, 五樞, 衝門, 志室, 小場兪, 胞盲, 盲門
간 질환 ; 幽門, 章門, 京門, 帶脈, 陽綱, 盲門, 志室
신장 질환 ; 帶脈, 五樞, 氣衝
방광 질환 ; 犢鼻, 殷門, 會陽
고환 및 난소 질환 ; 帶脈, 志室
자궁 질환 ; 太白, 犢鼻, 殷門, 會陽
4) 신경 폭주와 연관통
연관통이 있는 환자의 임상치료는 주의가 필요하다. 침술 치료시 침자극으로 통증이 없어 졌거나, 물론 국소의 정확한 신경 차단으로 통증을 치료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통증의 원인이 남아있거나 근원에 대한 오진을 하는 수가 있다. 많은 수의 척수의 이차 신경세포들은 내장성 및 체성 수용 영역에서 오는 갖가지 일차 구심신경 자극을 받아들인다. 이것이 신경 입력 폭주(convergent input)이다.
다른 사례를 들면, 일차 C-신경 구심섬유들은 내장과 동시에 체성의 곁가지들을 가지고 있어서 신경 입력 폭주를 일으킨다.
내장과 동시에 별개의 다른 체성 구조물에서 구심 신경 입력이 들어가면, 양측의 요소에서 오는 입력에 의해 일어나는 신경계 활성의 합의 정도에 따라 통증의 인지가 일어난다. 따라서 팔다리 한쪽으로부터의 신경 폭주만 차단하여도 완전한 제통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수도 있으며, 이때는 통증의 원인에 대한 잘못된 가정을 유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췌장암이 있는 환자가 장기에서 오는 유해자극과 척추주위 근육에서 오는 근막통증이 병합되는 경우다. 문제가 되는 근육의 발통점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함으로써 내장성과 체성의 병합된 신경 폭주를 통증 역치 이하로 감소시킬 수는 있는데, 이 때 내장성 통증의 원인을 배제하고 단지 체성통증만이 유일 한 통증의 근원이라고 잘못 판단할 수 있다.
○ 결 론
통증 환자를 매일 만나는 의사들로서 급성, 만성 혹은 암성 통증 환자의 통증을 치료 시 통증의 일차적 원인 부위에 기인한 통증과 그에 따른 연관통을 감별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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