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부인계

산후풍의 명방 ‘솔잎땀’과 ‘측백탕’ 

초암 정만순 2016. 8. 10. 10:50





산후풍의 명방 ‘솔잎땀’과 ‘측백탕’ 



산후 부종과 관절통 등에 두루 효과 발휘

 


 윤분순/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임신부가 아이를 출산하고 나면 관절이 들뜨고, 어혈이 뭉쳐 한동안 고생하게 된다. 이것을 흔히 산후풍이라고 하는데, 이 산후풍을 출산 당시에 적절히 해결하지 못하면 평생 갖가지 형태의 병고에 시달리게 된다. 따라서 예전부터 전통의학에서는 산모의 건강을 위해 산후풍에 대한 다양한 처방과 치료 방법을 개발하여 활용해 왔다.
출산 후에 생기는 산후풍의 대표적인 증상은 부종, 신경통, 관절염, 골절통 등이다. 산후 부종은 출산 후 몸이 붓는 증상이다. 이런 산후 부종은 예전부터 묵은 호박을 구해 속에 든 씨를 파낸 다음, 그 속에 미꾸라지 한 대접과 댑싸리씨, 그리고 옥수수수염을 넣어 푹 고아 마셨다. 또 산후 신경통과 관절통에는 가물치 한 마리에 당귀, 천궁, 우슬, 강활, 방풍을 넣어 푹 고아 마셨다. 한편 산후 골절통은 출산 후 전신의 관절이 쑤시고 아파 꼼짝 못하는 병증으로 사지백절유주자통(四肢百節流注刺痛)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산후 골절통에는 가물치 한 마리에 ’가미소풍활혈탕(加味疎風活血湯)‘을 넣어 푹 고아 마셨다. ’가미소풍활혈탕‘ 처방 내용은 계지 ․ 우슬 각 8그램, 당귀 ․ 천궁 ․ 위령선 ․ 백지 ․ 방기 ․ 황백 ․ 우담남성 ․ 창출 ․ 강활 ․ 위령선 ․ 의이인 ․ 모과 각 4그램, 홍화 2그램, 생강 3쪽, 대추 3개이다. 이것을 40배로 지어 가물치 한 마리에 넣어 달이면 된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가 일러준 산후풍 치료 방법이다. 산후풍 치료 방법을 일러준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할배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인데,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할배가 일러준 산후풍 치료 방법은 물리요법인 ‘솔잎땀‘과 내복약인 ‘측백탕(側柏湯)’이다. 할배의 이 산후풍 치료 방법을 그간 필자가 여러 사람에 일러주어 활용케 한 바, 어떠한 종류의 산후풍이든 두루 효과를 발휘하였다. 치료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솔잎땀‘ 내는 방법


① 온돌방에 사람이 충분히 누울 만큼의 넓이로 솔잎과 약쑥을 각각 3센티미터 두께로 깐다. 그러고 나서 천일염을 물에 녹여 적당히 뿌린 후 그 위에 홑이불을 편다.
② 온돌방을 섭씨 45도 정도로 달군 후 옷을 벗은 상태로 이불을 덮고 땀을 푹 낸다. 이마에도 수건을 둘러 찬 기운이 범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③ 땀내는 중에 따뜻한 물에 천일염을 간에 맞게 타서 수시로 마신다.
④ 땀내는 시간은 2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가슴이 답답하면 시간이 관계없이 땀내는 것을 중단한다.
⑤ 땀을 다 내고 나면 찬 바람이 스미지 않도록 조심하는 한편,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서 서서히 체온을 내린다.
⑥ 샤워 후에도 따뜻한 곳에 거처하면서 옷을 단단히 입고 찬 기운이 스미지 않도록 한다.
⑦ ‘솔잎땀’은 매일 한 차례씩 몸이 정상이 될 때까지 실시한다. 단, 체력이 달리면 이틀이나 사흘에 한 차례씩 실시한다.

◎‘측백탕‘


① 처방 내용 : 측백잎 1백20그램, 숙지황 ․ 당귀 ․ 천궁 ․ 백작약 각 10그램, 단삼 ․ 익모초 각 8그램, 홍화 4그램
② 법제법 : 깊은 산에 자생하는 측백잎을 채취하여 술을 뿜어 하룻밤 둔다. 이것을 시루에 졌다가 다시 술을 뿜어서 찌기를 9번 반복한다.
③ 복용법 : 상기 약재를 달인 다음 소주 반잔을 타서 마신다. 그러고 나서 위에 설명한 ‘솔잎땀을 낸다.
④ 처방 풀이 : 상기 처방은 피를 맑게 하고 혈열(血熱)을 없애는 데 효능이 큰 측백잎을 주된 약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피를 보하는 데 명방(名方)인 ‘사물탕(四物湯)을 기본으로 가미하고, 활혈거어(活血去瘀)에 효능이 큰 단삼 ․ 익모초 ․ 홍화를 가미하여 처방의 효능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