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부인계

산후 부종 묘방 - 가물치탕

초암 정만순 2016. 8. 9. 10:33





산후 부종 묘방 - 가물치탕



산후 어혈과 요산독 해소에 효과 발휘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여자는 산후 조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평생 건강이 달라진다고 한다. 산후 조리를 잘못하면 체내에 어혈이 남게 되고, 이 어혈은 십병구담(十炳九痰)이라 했듯이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산후 조리를 잘못하여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이 부종(浮腫)이다. 부종은 불순한 체액과 어혈을 배설하지 못해 몸이 부은 현상이다. 옛 의서에 보면 사지백절유주자통(四肢百節流注刺痛)이라 했는데, 이렇게 전신의 모든 뼈마디가 호랑이가 무는 것처럼 아픈 것은 바로 어혈과 불순한 체액이 전신을 돌아다니면서 관절을 들뜨게 했기 때문이다. 부종이 심해지면 신경이 마비되어 식물인간이 되기도 하고, 요산독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해지기도 한다.

사실 아이를 낳고 산후 조리를 한다고 요란을 떠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자연계의 동물을 보면 그 어떤 동물도 새끼를 낳고 산후 조리를 한다고 누워 있는 법이 없다. 그만큼 자연계의 동물은 자신에게 주어진 먹을거리를 자연 그대로 먹고, 몸 상태를 자연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오늘날 인간은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은 먹을거리인 육식과 각종 화학첨가제로 가공한 비자연적인 식품을 섭취하고 있다. 또 외적인 멋만을 생각하여 허리와 골반을 꽉 조이는 옷을 입고 있다. 이러니 체내에 불순한 음식의 용해물과 화학 독소가 쌓이고, 골반과 관절이 경직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아이를 낳기 힘들 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은 후에도 어혈이 심해 산후 조리를 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에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가 일러준 산후 부종 치료 방법이다. 산후 부종 치료 방법을 일러준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처방의 효험이 크다 보니 환자들은 할배의 처방을 '할배방'이라고 특별히 부르기도 하였다.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인데, 할배는 환자가 오면 약을 짓다가 반드시 한쪽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고 비방서를 보고 나오곤 하였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었다.

할배가 일러준 산후 부종 치료 방법은 물리요법인 ‘솔잎땀‘과 내복약인 ‘가물치탕)’이다. 필자는 그간 할배의 이 산후 부종 치료 방법을 여러 사람에 일러주어 활용케 한 바, 어떠한 종류의 산후 부종이든 두루 효과를 발휘하였다. 치료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솔잎땀 내는 방법
① 온돌방에 사람이 충분히 누울 만큼의 넓이로 솔잎과 약쑥을 각각 3센티미터 두께로 깐다. 그러고 나서 천일염을 물에 녹여 적당히 뿌린 후 그 위에 홑이불을 편다.
② 온돌방을 섭씨 40도 정도로 달군 후 옷을 벗은 상태로 이불을 덮고 땀을 푹 낸다. 이마에도 수건을 둘러 찬 기운이 범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③ 땀내는 중에 따뜻한 물에 천일염이나 죽염을 간에 맞게 타서 수시로 마신다.
④ 땀내는 시간은 2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가슴이 답답하면 시간이 관계없이 땀내는 것을 중단한다.
⑤ 땀을 다 내고 나면 찬바람이 스미지 않도록 조심하는 한편,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서 서서히 체온을 내린다.
⑥ 샤워 후에도 따뜻한 곳에 거처하면서 옷을 단단히 입고 찬 기운이 스미지 않도록 한다.
⑦ 솔잎땀은 매일 한 차례씩 몸이 정상이 될 때까지 실시한다. 단, 체력이 달리면 이틀이나 사흘에 한 차례씩 실시한다.

가물치탕


▶ 처방 내용 : 가물치 1마리, 당귀·천궁·백작약·숙지황·창출·백출·백복령·황기·계지·감초 각 60그램, 단삼·익모초·우슬·강활·방풍·지부자·옥발·의이인·대복피·차전자·통초 각 40그램, 홍화 20그램
▶ 법제법 : 창출과 백출을 쌀뜨물에 하루 동안 담갔다가 말리고, 지부자·의이인·차전자는 볶는다.
▶ 복용법 : 상기 재료에 물 18리터를 붓고 은은한 불에 물이 4분의 1로 줄을 때까지 달인 다음, 아침저녁 한 공기씩 마신다.
▶ 처방 풀이 : 상기 처방의 가물치는 산후에 먹으면 백 가지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할 만큼 산후 부종에 명약이다. 『본초강목』의 설명을 보면, 가물치는 부종과 수종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여기에 기혈(氣血)을 보하는 데 효능이 있는 ‘십전대보탕’을 가미하고, 이뇨에 효능이 큰 지부자·옥발·의이인 ·대복피·차전자·통초를 가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