症狀別 方劑處方/부인계

무통순산의 묘방 - ‘순태음’

초암 정만순 2016. 8. 8. 12:14



무통순산의 묘방 - ‘순태음’



고통도 분만촉진제도 없이 ‘순풍순풍’




■ 윤분순 | 동서국제의료봉사단원(UN/DPI NGO)


우리나라는 산모 10명 중에 4명이 제왕절개술로 아이를 낳는다. 근래 5년간(2004년~2008년)의 제왕절개술 비율이 평균 36.6퍼센트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제왕절개는 5~15퍼센트이니 그 2배가 훨씬 넘는다. 다른 나라 여성에 비해 한국 여성이 아이를 자연 분만하지 못할 정도로 허약한 신체 구조를 지니고 있지 않음을 생각할 때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다는 것은 양의사들의 상업적 속성이 빚어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수술로 출산한 아이들의 건강 상태에 대한 연구를 보면, 자연분만 아이보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와 있다. 수술로 태어나면 커서 당뇨병이나 천식 같은 면역학적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대학 연구소의 미카엘 노만 교수에 따르면 제왕절개의 스트레스가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변형시켜 훗날 알레르기, 당뇨병, 백혈병 위험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한다. 노만 교수팀은 태어난 지 3~5일 지난 신생아 37명(제왕절개 16명, 자연 분만 21명)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수술로 태어난 아기에서 DNA 메틸화 정도가 매우 높은 것을 확인했다. DNA 메틸화는 면역 시스템과 연관이 있으며, 외부 환경에 반응해 유전자 활동을 화학적으로 변형시키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수술로 태어난 아기는 탄생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인공적으로 꺼내지므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통 양방 병원에서 자연분만이라고 하는 유도분만의 경우도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집게나 석션이라고 하는 흡입 기구를 이용해 출산된 아이의 성격장애 비율이 40퍼센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높아 성장하면서 뇌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전 우리 어머니들은 모두 건강하여 자연분만을 했을까. 꼭 그렇지만도 않다. 3·1 만세운동을 주도한 33인 가운데 한 분인 만해 한용운 선생은 결혼 후에 출가(出家)를 했다. 만해 선생은 당시 출산을 앞둔 부인을 위해 ‘불수산(佛手散)’을 지어 오다가 일본 경찰에 쫓기었다. 만해는 결국 사립문에 ‘불수산’을 걸어 놓은 채 출가했다고 한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처방으로, 드라마 <대장금>에서도 소개됐던 ‘불수산’은 바로 예전에 출산을 위해 먹던 가장 보편적인 전통약 중의 하나다.
‘불수산 지으러 갔다 금강산 구경’이란 고사(故事)도 있다. 조선 말기에 천하태평으로 살던 기인 정수동이 부인의 산고를 보다 못해 ‘불수산’을 지으러 나섰다. 그런데 도중에 금강산 구경을 나선 친구를 만나 금강산은 물론, 묘향산까지 들러서 한 달여 만에 귀가했다. 물론 부인은 이미 아이를 낳은 뒤였다.


‘불수산’은 당귀와 천궁 두 가지만을 배합하여 만든 처방으로 산달에 복용하면 순산하게 해 주는 효능이 있다.

그처럼 오래 전에도 우리 조상들은 출산이 힘들면 전통 처방약의 도움을 받아 자연분만을 했다.

전통 처방은 산모의 부종을 줄여 주고, 자궁 수축력을 도와서 자연분만의 고통을 덜어준다.

태아에게도 무해한 것은 물론이다. 

 
다음은 지금부터 30여 년 전 서울 종로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였던 할배가 일러준 무통 순산의 처방인 ‘순태음(順胎飮)’이다.

이 순태음을 일러준 할배는 이미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생전에 환자를 보실 때는 처방의 효험이 커 항상 환자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이렇게 할배의 처방이 효험이 큰 이유는 4대째 집안에서 내려오는 비방서 때문이다.

이 비방서의 처방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개선에 개선을 더하여 임상에 효과가 큰 비법으로 발전된 것들이다

[순태음(順胎飮)]


▶ 처방 내용 :

대복피 8그램, 감초 6그램, 당귀·천궁·백출·백작약 각 4그램, 인삼·진피·소엽·지각·공사인·활석·육계 각 2그램, 청총(靑蔥) 5뿌리
▶ 법제법 :

감초는 굽고, 공사인은 볶는다.
▶ 복용법 :

위 처방을 1첩씩 달여 산달에 하루 3번 식후 30분에 복용한다.
▶ 처방 풀이 :

『단계심법(丹溪心法)』의 ‘달생산(達生散)’을 기본으로 한 처방이다.

족태음비경과 족궐음간경에 작용하여 축태(縮胎) 및 순기안태(順氣安胎)의 효능으로 순산을 가능케 한다.

양수를 적당히 줄이고, 양수에 의해 불어 있는 태아의 부피를 약간 작게 만들어 자궁을 쉽게 통과하게 한다.

보통 신생아는 양수에 얼굴이 불어 쭈글쭈글하지만 순태음을 복용하면 붓기가 빠져 얼굴이 팽팽하게 보인다.

하기(下氣) 작용이 강한 대복피는 임신부의 복부를 자극하여 출산을 돕고,

당귀와 천궁은 활혈 및 생혈 작용으로 자궁을 튼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