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옆구리 통증 ▶개념: 대체로 서열(暑熱)이나 온역사기(溫疫邪氣) 등에 의한 외감(外感)이나 기울(氣鬱), 어혈, 담음(痰飮), 식적(食積) 등에 의한 내상(內傷))으로 간과 담의 경맥이 막혀서 생긴다. 그밖에 옆구리를 지나는 심, 폐, 비, 신의 낙맥(絡脈)이 장애될 때도 생긴다. 외감에 의한 것은 옆구리 통증이 비교적 빨리 나타나고 경과도 빠르며 오슬오슬 춥고 열이 나는 등 표증이 함께 나타난다. 내상에 의한 것은 천천히 발병하고 경과가 길며 표증(表證)이 없이 간기울결(肝氣鬱結), 어혈, 간음(肝陰) 부족 증상이 나타난다. 서양 의학적 개념의 급성 및 만성 간염을 비롯한 간질환, 급만성 담낭염, 늑막염, 늑간 신경통, 대상포진, 옆구리 외상 등의 질환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 이에 해당한다. ▶치료 방법: 실증에 속하는 옆구리 통증일 때에는 족궐음경과 족소양경의 혈들에 주로 사법(瀉法)을 하며, 음허로 인한 협통에는 해당한 배유 혈들과 해당 경맥의 혈들에 보법(補法)을 하거나 평보사법을 한다. 부항과 뜸을 겸할 수도 있다. 어혈로 인한 협통일 때는 국소 아시혈을 배합하는 것이 좋다. 옆구리 통증의 침 치료 효과는 비교적 우수하다. 그러나 진단을 정확히 내리고 해당 질병 치료를 같이 하여야 한다. ▶처방 1: 기문(간경), 지구, 양릉천, 태충, 아시혈 ▶적응증: 기울 협통(늑간 신경통, 무황달형 간염, 만성 담낭염이 있을 때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에 따라 더 쓰는 침혈: 입맛이 없으면 장문 ∙ 태백 ∙ 족삼리 혈에, 불면증이 있으면 신문 혈에, 옆구리가 불어나는 듯한 느낌이 있으면 압통점 ∙ 첩근 ∙ 구허 ∙ 외관 혈에 침을 추가한다. ▶처방 풀이: 간과 담은 표리 관계에 있고 궐음경과 소양경은 옆구리에 퍼져 있으므로 간의 모혈(募穴)인 기문 혈과 원혈(原穴)인 태충 혈에 침을 하는 한편, 수소양경의 지구 혈과 족소양경의 양릉천 혈 을 배합하면 몰린 간기가 흩어지고 기혈이 잘 통하게 되므로 옆구리 통증이 멎는다.
▶처방 2: 양릉천, 구허, 족임읍, 지구, 아시혈 ▶적은증: 어혈 협통(가슴 외상, 늑연골염, 늑간 신경통이 있을 때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에 따라 더 쓰는 침혈: 아픔이 몹시 심할 때에는 전중, 격유, 태충 혈에 침을 추가한다. ▶처방 풀이: 어혈 협통은 옆구리에 어혈이 생겨 소양경맥이 잘 통하지 못하여 생기므로 소양경의 양릉천, 지구, 구허, 족임읍 혈에 침을 하여 기를 잘 통하게 하는 한편 전중, 격유, 태충, 아시혈에 침을 하여 국소의 어혈을 없애주면 된다. 즉 이 처방은 거어통락(祛瘀通絡) 작용이 있다. ▶처방 3: 간유, 신유, 기문(간경), 행간, 족삼리, 삼음교, 아시혈 ▶적응증: 음허 협통(만성 간염, 간경변증 등 만성 간장질환이 있을 때 나타난다.) ▶증상에 따라 더 쓰는 침혈: 어지럼증이 있으면 백회와 풍지 혈에, 조열(燥熱)이 있으면 고황 혈에 침을 추가한다. ▶처방 풀이: 음허 협통은 정혈(精血) 부족으로 간이 자양(滋養)을 받지 못해서 생기므로 간유, 신유, 기문(간경) 혈에 침을 하면 간음과 정혈을 보할 수 있어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행간 혈은 간경의 형혈(滎穴)로서 간열을 내린다. 여기에 족삼리와 삼음교 혈을 배합하면 후천의 근본인 비위가 튼튼해져 정혈을 더 빨리 보충해 줄 수 있다. 즉 이 처방은 양음통락지통(陽陰通絡止痛) 작용이 있다.
2.허리 통증(=요통) ▶개념: 대체로 풍한습(風寒濕) 등 6음의 사기가 침입하여 방광경맥의 기혈순환을 방해하거나, 타박과 낙상(落傷) 등 외상으로 근맥이 상하고 어혈이 몰릴 때 생긴다. 또 내상이나 오랜 병으로 신정(腎精)이 몹시 쇠약해져도 생기고, 노화로 인해 정혈이 부족하여 근맥(筋脈)을 자양하지 못할 때도 생긴다. 서양 의학적 개념의 척추 질병, 디스크, 부인과 질병, 일부 비뇨기과 질병일 때 나타나는 허리 통증이 이에 해당한다. ▶치료 방법: 변증형에 따르는 치료 방법을 쓴다. 즉 어혈 요통일 때는 허리에 퍼져 있는 독맥과 방광경의 혈과 아시혈에 주로 침을 하며, 외감 요통일 때는 족태양경과 독맥의 혈들에 평보사법으로 침을 하거나 뜸을 뜬다. 노상(勞傷) 요통일 때는 근골을 보하는 작용이 있는 혈들에 보법으로 침을 하고, 신허 요통일 때는 신경(腎經)의 배유 혈과 족소음경의 혈에 주로 침을 한다. 단 신양 허증일 때는 침과 뜸을 배합하고, 신음 허증일 때는 보법으로 침만 놓는다. 만성으로 경과하여 연부 조직이 손상된 요통에는 부항이나 온열요법을 배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갑자기 허리를 쓰지 못하면서 몹시 아플 때에는 위중 혈을 삼릉침으로 찔러 피를 조금 빼주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요통에는 국소의 아시혈에 침을 놓아도 좋은데, 반드시 허실을 가려서 보사를 옳게 해야 한다. 허리 통증의 침과 뜸의 치료 효과는 비교적 좋다. 특히 갑자기 허리가 아플 때 침을 놓으면 이내 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허리 디스크 염증으로 생긴 통증도 침과 뜸으로 치료하면 좋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변형성 척추증이나 추간판 탈출 등 기질적인 장애와, 비뇨생식기 염증으로 생긴 요통에는 효과가 일시적이다. 이럴 땐 반드시 원인 치료를 같이 하여야 한다.
▶처방 1: 위중, 아시혈 ▶적응증: 어혈 요통(허리의 타박이나 염좌로 생긴 요통) ▶증상에 따라 더 쓰는 침혈: 허리 통증이 독맥 부위에 국한된 경우에는 인중 혈에, 어혈 증상이 몹시 심한 경우에는 격유 혈에 침을 추가한다. ▶처방 풀이: 국소의 아시혈에 부항을 붙이면 국소의 어혈이 빨리 흩어지고 기혈순환이 좋아진다. 위중 혈은 허리 부위에 퍼져 있는 방광경의 기를 잘 통하게 하여 어혈을 없애고 아픔을 멈추게 한다. 즉 이 처방은 어혈을 삭이고 진통 작용이 있다.
▶처방 2: 신유, 요양관, 위중, 아시혈 ▶적응증: 한습 요통(요천신경근염) ▶증상에 따라 더 쓰는 침혈: 허리 통증이 엉덩이 부위까지 뻗치면 환도와 승부(또는 은문) 혈에, 다리 바깥쪽까지 아프면 풍시와 양릉천과 곤륜 혈에 침을 추가한다. ▶처방 풀이: 신유 혈에 침을 놓고 뜸을 뜨면 경맥이 잘 통하고 습이 없어진다. 요양관과 아시혈은 국소의 기혈순환을 좋게 한다. 위중 혈은 방광경맥을 잘 통하게 한다. 즉 이 처방은 온경통락제습(溫經通絡除濕) 작용을 한다.
▶처방 3: 간유, 신유, 양릉천, 현종, 위중 ▶적응증: 노상(勞傷) 요통(허리에 과격한 부담을 주어 생긴 통증) ▶처방 풀이: 과로로 근골이 쇠약해져서 생기므로 근회(筋會) 혈인 양릉천과, 근을 주관하는 간의 배유혈인 간유 혈에 침을 하면 근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고 수회(水會)인 현종과 신유 혈에 침을 하면 골수를 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위중 혈은 방광 경맥을 잘 통하게 한다. 즉 이 처방은 근골을 보하고 기를 잘 통하게 하는 작용이 있다.
▶처방 4: 신유, 명문, 태계, 관원유 ▶적응증: 신허 요통 ▶증상에 따라 더 쓰는 침혈: 유졍(遺精)이 있으면 대혁과 지실(또는 정궁) 혈에, 몽정이 있으면 신문과 심유 혈, 음위증이 있으면 관원과 삼음교 혈에 침을 추가한다. ▶처방 풀이: 신의 배유혈인 신유, 명문, 태계, 관원유 혈은 모두 신양과 신음을 보하고 신기를 충실하게 하는 혈들이다.
3.비증(痹證) ▶개념: 뼈마디가 아프고 저리며 부으면서 팔다리의 운동 장애가 있는 병증을 말한다. 대체로 풍한습사가 침습하여 기혈순환이 장애되어 생긴다. 흔히 날씨가 차거나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에 몸조리를 잘못하여 생기기도 하고, 습한 곳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여 생기기도 한다. 원인과 증상에 따라 풍비(=행비), 한비(=통비), 습비(=착비)로 나누었다. 풍비는 아픔이 한곳에 고정되지 않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고, 한비는 아픔이 몹시 심하다. 습비는 아픔이 한곳에 고정되어 무겁고 시큰시큰하다. 이밖에 열 증상이 있으면 열비, 풍한 증상이 같이 나타나면 풍한비, 풍습 증상이 같이 나타나면 풍습비라고도 한다. 서양 의학적 개념의 류머티스성 관절염, 신경통, 신경염이 이에 해당한다. ▶치료 방법: 사기를 없애고 장애된 기혈 순환을 회복시켜 경기를 잘 통하게 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국소 취혈과 순경 취혈을 배합하거나 아시혈을 쓴다. 풍비일 때는 호침을 얕게 찌르거나 평보사법으로 피부침을 놓고, 한비일 때는 침을 깊이 찌르고 유침하거나 뜸을 많이 뜬다. 아픔이 몹시 심하면 피내침을 놓거나 생강뜸을 뜬다. 습비일 때는 특히 온침, 피부침, 뜸, 부항 치료를 겸한다. 열비일 때는 호침을 얕게 놓고 사법을 쓰며 피부침을 같이 놓을 수 있다. 국소가 벌겋고 부었으면 삼릉침으로 피를 빼주는 것이 좋다. 또한 급성기에는 사법으로 침을 놓고 부항을 붙일 수 있으며, 만성기에는 침과 뜸을 배합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하루 건너 한번씩 치료하며 10번을 한 치료 주기로 한다. 비증의 침뜸 치료 효과는 비교적 좋다. 수기요법과 물리요법를 배합하면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처방 1: 아시혈(국소혈), 곡지, 양릉천, 요양관, 환도 ▶적응증: 풍한습비(=류머티스성 관절염, 신경통) ▶증상에 따라 더 쓰는 침혈: 풍비(=행비)에는 격유와 혈해 혈에, 한비(=통비)에는 신유와 관원 혈에, 습비(=착비)에는 음릉천과 삼음교 혈에 침을 추가한다. ▶처방 풀이: 비증은 풍한습사가 침습하여 경락의 기혈순환이 장애되어 생기므로 아시혈(국소혈)에 침을 하면 국소의 기혈순환이 좋아지고 통증이 사라지고 염증이 없어진다. 곡지 혈은 풍한사를 없애주는 혈이고, 양릉천 혈은 근회(筋會) 혈로서 근육과 힘줄과 인대와 관절의 병을 치료해 주는 요혈이다. 요양관 혈은 신기를 보하여 허리를 튼튼하게 하며, 환도 혈은 허벅다리와 무릎의 통증을 치료해 준다. 격유와 혈해 혈은 혈병(血病)에 쓰는 기본 혈로서 기혈순환을 좋게 하여 어혈을 삭힌다. 강장의 요혈인 관원과 신의 배유 혈인 신유 혈은 온몸의 양기를 보하여 한사를 없애며 족3음경의 교회 혈인 삼음교 혈과 비의 수혈인 음릉천 혈은 비의 기능을 강화하여 습을 없애준다. 즉 이 처방은 풍한습을 없애는 작용이 있다.
▶처방 2 대추, 곡지, 풍시, 곤륜 ▶적응증: 열비(급성 류머티스 관절염, 신경염) ▶증상에 따라 더 쓰는 침혈: 어깨 통증에는 견우 ∙ 견료 ∙ 뇌유 혈에, 팔굽 위쪽으로 아플 때는 합곡 ∙ 천정 ∙ 외관 ∙ 척택 혈에, 잔등과 등뼈가 아플 때는 인중 ∙ 신주 ∙ 요양관 혈에, 넙적다리뼈마디가 아플 때에는 환도 ∙ 승부 ∙ 거요 ∙ 비관 혈에, 무릎이 아플 때에는 슬안 ∙ 양관(무릎) ∙ 양릉천 ∙ 음릉천 ∙ 위중 혈에, 발목이 아플 때는 신맥 ∙ 조해 ∙ 구허 ∙ 곤륜 혈에 침을 추가한다. ▶처방 풀이: 수족3양경의 교회 혈인 대추 혈은 청열 작용이 세므로 모든 염증 치료를 할 수 있으며, 곡지 혈 역시 표열증(表熱症)을 치료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팔에 침습한 풍열사를 없앨 수 있다. 풍시 혈은 풍을 없애고 경락을 통하게 하는 작용이 있으며, 곤륜 혈은 족태양경의 기를 잘 통하게 하여 풍습을 없애는 작용이 있다. 기타 국소 혈들은 해당 국소의 기혈을 잘 돌게 하여 국소의 염증을 없애고 아픔을 멈추게 한다. 즉 이 처방은 열을 내리고 습을 없애며 아픔을 멈추게 하는 작용이 있다.
4.요퇴통 ▶개념: 허리와 다리가 아픈 병증을 말한다.
대체로 풍한습사가 침입하여 기혈이 막혀서 생기거나 혈허(血虛), 음양허(陰陽虛), 신허(腎虛) 등 내상으로도 생긴다. 다리의 바깥쪽 앞 기슭이 아픈 것은 양명, 뒤 기슭이 아픈 것은 태양, 가운데가 아픈 것은 소양에 해당된다. 또 다리의 안쪽 뒤 기슭이 아픈 것은 소음, 앞 기슭이 아픈 것은 태음, 가운데가 아픈 것은 궐음에 해당된다. ▶치료 방법: 아픈 부위에 따라 해당 경맥상의 침혈과 국소(아시혈) 혈을 배합하여 서근통락지통(舒筋痛絡止痛)하는 원칙에 따라 한번에 3-4개의 혈에 센 자극을 주거나 중간 정도의 자극을 주어 저린 감이 다리 쪽으로 퍼지게 한다. 급성기에는 매일 침을 놓고 증상이 점차 좋아지면 하루 건너 한번씩 침을 놓는다. 서양 의학적 개념으로 좌골신경통과 요천신경근염이 이에 해당된다. ▶처방 신유, 백환유, 환도, 승부, 은문, 위중, 양릉천 ▶적응증: 요퇴통(좌골신경통, 요천신경근염) ▶증상에 따라 더 쓰는 침혈: 신경간성통증에는 환중(경외기혈)과 비양 혈에, 신경근성통증에는 요양관과 해당한 협척혈에 침을 추가한다. ▶처방 풀이: 신유와 백환유는 신양을 보하고 습을 없애며, 그 밖의 혈들은 해당 경맥의 경기를 잘 통하게 하여 통증을 멈추게 한다. 즉 이 처방은 서근통락지통(舒筋痛絡止痛) 작용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