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 침구 및 약물 요법
침과 약으로 비장의 탁기 빼내면 통풍 사라진다
흔히 양방에서는 통풍을 신장에서 걸러내지 못한 요산이 전신을 순환하다가 관절 부근에 정체를 일으켜 염증과 통증을 유발시키는 증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요산은 소변을 통하여 밖으로 배출되어야 하는 독소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통풍은 요산 때문에 생기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통풍이 요산 때문에 생긴다고 하는 것은 극히 말초적 현상만 보고 판단한 것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양방이 이렇듯 질병을 말초적 현상만 보고 판단을 하기 때문에 질병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물리적인 방법이나 약을 제시하지 못하고, 그때그때 응급 치료나 대증 치료에 그치는 것이다.
전통의학적 관점에서 보다 근원적으로 통풍에 대해 고찰해 보면,
통풍은 요산의 해독을 담당하는 신장은 물론 비장의 운화(運化) 기능이 저하된 데서 기인한다.
즉 비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섭취한 음식물이 영양분으로 바뀌지 못하고 더러운 음식물 찌꺼기로 몸에 저체(低滯)되게 된다.
이 담탁(痰濁)과 습탁(濕濁)을 두고 양방에서는 신장이 요산을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좀더 근원적으로 살펴보면 담탁과 습탁은 비장의 기능이 저하되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이런 사실을 입증할 만한 하나의 예를 들면, 통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엄지발가락으로 이 엄지발가락의 둘째마디 안쪽이 붓고 아픈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 부위가 바로 족태음비경의 원혈(原穴)인 태백(太白) 혈이다.
결과적으로 비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탁기(濁氣)가 쌓이면 먼저 원혈인 태백에 정체가 되어 통풍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이차적으로 정형유경합(井滎兪經合) 중 합혈(合穴)인 음릉천에 쌓여 무릎 안쪽이 붓고 열이 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엄지발가락과 무릎에 탁기가 쌓이는 게 극에 달하면 전신 관절이 붓고 아픈 소위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 나타나게 된다.
백호역절풍은 호랑이가 전신의 관절을 물어뜯는 것과 같은 상상을 초월하는 통증이다.
그리고 이런 탁기가 계속되어 전신에 쌓이면 결국 신부전(腎不全), 심부전(心不全), 간부전(肝不全), 요독증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따라서 통풍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
통풍을 해결하기 위해선 의자(醫者)에게 의존하기에 앞서 환자가 먼저 명심하고 이행해야 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그간 수십 번을 강조하고 또 강조했듯이 서구화된 더러운 음식을 삼가야 한다.
특히 통풍, 당뇨, 암 환자들은 이를 철저히 금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세상의 별 괴상한 짓을 다하더라도 우리 육신은 음식으로 이루어진다.
천리(天理)에 거슬리는 음식을 먹고 건강을 바란다는 것은 큰 바위를 물속에 빠뜨리고 물위로 떠오르라고 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다.
< 침구 치료>
여러 가지 질병 중에 끈질기게 치료가 잘 되지 않는 질병도 있지만 통풍은 중대한 말기 증상만 아니라면 침구(鍼灸)로 통쾌하게 치료된다.
특히 침구 중에서도 온침(溫鍼)의 통풍에 대한 치료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침구 배혈(配穴)은 역시 뭐니 해도 방광경의 폐유, 간유, 비유, 신유 혈에 득기(得氣)가 있도록 제대로 자침한 후 온침을 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고 나서 대추 혈과 비근(卑近) 혈에 침을 하는데, 특히 비근 혈에는 6센티미터 이상 자침(刺針)하여 복부 쪽의 내장까지 득기가 울리도록 한 후 온침을 해 주어야 병근(病根)이 빠져 나간다.
복부는 중완, 천추, 관원, 중극, 수도 혈이 치료의 요혈이다.
이곳에 필히 온침을 해야 한다.
국소혈로는 통풍이 발생한 부위를 피하여 그 주변에 침을 하면 된다.
예를 들어 통풍이 많이 발생하는 부위인 엄지발가락 안쪽 부근이 발적(發赤)되어 있다면, 그 염증 부위를 피하여 태충 ․ 연곡 ․ 내정 ․ 공손 혈 등을 중심으로 하여 주변 혈에 산침(散針)을 한 다음 온침을 한다.
그러면 즉시 통증이 완화되면서 병세가 호전된다.
참고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통풍뿐만 아니라 모든 염증성 질환이 있을 시에는 절대로 염증 자체에 자침(刺針)하거나 유침(留針)해서는 안 된다.
혹 화능 부위에 삼릉침이나 화침(火針)으로 순간적으로 자락(刺絡)하고, 부항 사혈을 하거나 그대로 염증을 짜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서투른 의술이라면 그러한 방법을 함부로 행해서는 안 된다.
염증 부위에 직접 자침하지 말라는 것은 짐승이나 사람이나 독이 바짝 올라 성질이 났을 때 한 발짝 물러나서 성질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성질난 사람을 잘못 건드리면 살인도 불사하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렇듯이 염증을 잘못 건드리면 엄청난 고생길로 접어들 수 있다.
통풍이 지나쳐 무릎 부위가 엄청나게 부으면서 열이 날 때도 무릎의 염증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주변의 혈들을 선별하여 자침하거나 온침을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야말로 심각한 염증 반응이 있을 시에는 아래에 기록한 약물요법으로 증상을 가라앉힌 다음 재치 침구 치료를 하는 것이 순서이다.
참고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오행침법(五行鍼法)으로는 방광정격을 사용하면 된다.
여의치 않으면 방광경의 족통곡 한 혈만이라도 신중히 보(補)해 주면 웬만한 열이나 염증은 가라앉는다.
족통곡 혈은 방광경의 수혈(水穴)이다.
즉 수경(水經) 중의 수혈로서 엄청나게 몸을 냉각시키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열이나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특효를 발휘한다.
어찌 되었건 침이건 약이건 염증을 가라앉히고 근본 치료에 임해야 함을 의자들은 잊어서는 아니 된다.
왜냐하면 국소적으로 염증이 소실되었다고 병근이 뿌리째 빠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약물요법>
제가 수십 년 동안 통풍에 이 약 저 약 다 써보았지만 하지(下肢)의 염증이나 부기를 빼는 데는
이묘산(二妙散))이 최고이다.
이묘산은 주단계(朱丹溪) 선생이 만들어 놓은 묘한 처방으로
창출 16그램, 황백 16그램 단 2가지 약으로 구성되어 있다.
습중열경(濕重熱輕), 즉 부기가 심하고 열을 가벼울 때는 창출 20그램, 황백 8그램으로 조절하고,
열중습경(熱重濕輕), 즉 열이 심하고 부기가 가벼울 때는 황백 20그램, 창출 8그램으로 조절한다.
이 처방에 우슬을 적절히 가미한 것을 삼묘산(三妙散)이라 하고,
의이인을 하나 더 추가한 것을 사묘산(四妙散)이라고 하는데,
비장의 탁한 습(濕)을 빼는 데 참으로 묘하고도 유효적절한 약이다.
여기다가 좀더 신장의 탁기(濁氣), 즉 요산을 제거하는 약으로 토복령 ․ 진피(秦皮) ․ 백모근을 가미해서 쓰는데, 그 효과는 써 보면 알게 된다.
그리고 통풍환자의 절대 다수가 신장이나 방광결석을 동반하는데, 이런 현상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비장과 신장에 탁기가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신장결석이 동반될 때는 상기 처방에 금전초 ․ 비해 ․ 차전자 ․ 석위 ․ 위령선을 각각 8~16그램을 가미하여 복용시키면서 등에 있는 유혈(兪穴)에 온침을 하면 어떠한 유형의 결석이나 통풍이라도 근치할 수 있다.
< 후기>
당부하고 싶은 말은 수많은 환자들이 통풍이라는 똑같은 병명을 지었다고 해서 똑같은 약이나 침으로 다스려서는 안 된다.
병명이 같을지라도 체질과 증상이 가지가지이고, 합병증이 천차만별이다.
약물처방에서 언급했듯이 통풍의 증상이 부종보다는 열이 심할 수도 있고 열보다는 부종이 심할 수도 있다. 천하의 명방(名方))이라도 변증이나 직관이 잘못되면 무용지물이다.
또 진단을 무시하고 통풍에는 이묘산(二妙散)을 쓰면 된다는 발상으로 접근했다가는 묘방(妙方)은커녕 큰 코만 다치게 된다.
수많은 민간 처방이나 어마어마한 방서(方書)들이 제각기 훌륭하고 나름대로 경험에서 나온 것들이지만, 이를 활용하는 의자(醫者)의 기본 공부와 내공(內功)이 없이는 약은커녕 생사람 잡는 독이 됨을 알아야 한다.
침구의 공력 또한 그러하다 서예가가 수십 년 글씨를 연마하여 한 일(一) 자를 썼건, 이제 갓 붓을 잡은 어린이가 한 일(一) 자를 썼건 글씨는 똑같은 글씨이다.
하지만 어찌 갓 붓을 잡은 어린아이의 글씨를 예술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침구계의 침법(鍼法)만 해도 수십 수백 가지가 넘는데 ,진정한 침구 내면의 공력을 갖추려면 적어도 10년은 이론과 임상과 마음과 몸의 공력을 닦아야 한다.
무슨 병에 무슨 혈을 쓴다고 백날 떠들어 보아야 기본 공력이 없는 의자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과거 침구선인(鍼灸仙人)들의 기본 공력 단련법이 수도 없이 많지만, 필자가 당부한다면 엄지 ․ 식지 ․ 중지 세 손가락으로 윗몸 일으키기 하는 것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단련했으면 하는 바이다.
그래서 적어도 20회 이상 윗몸 일으키기를 거뜬히 해내는 기본 공력을 몸과 손끝이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적어도 그 정도의 공력만이라도 몸에 간직하고 있어야 수많은 고전 속의 처방대로 겨우 제대로 자침(刺針)하고 운용할 수 있다.
끝으로 통풍뿐만 아니라 모든 병에 있어서 원인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은 없다.
그런데 그 원인이 알고 나면 세상에 있는 것도 아니요, 구름 밖에 있는 것도 아니요, 우주에 있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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