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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신과 쇼크로 쓰러졌을 때 기사회생시키는 침구법

초암 정만순 2016. 8. 3. 14:23



실신과 쇼크로 쓰러졌을 때 기사회생시키는 침구법




전통의학비방 편집부 

 

실신
▶개념
실신은 갑자기 뇌빈혈로 인해 일시적으로 의식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신경정신적인 자극이 혈관운동중추에 작용하여 혈관들이 반사적인 경련을 일으켜 생긴다. 증상은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고 어지럽고 메스꺼우며, 식은땀이 나고 손발이 싸늘해지며 눈앞이 캄캄해진다. 심하면 갑자기 넘어진다. 맥박은 빠르고 약해지며 숨은 얕고 눈동자는 커진다. 보통 몇 초, 몇 분 후에는 회복된다.
실신은 정신적 흥분, 공포, 심한 쇠약과 피로가 있을 때 생긴다. 또, 갑자기 일어설 때나 심장혈관계 질병을 비롯하여 기질적인 질병이 있을 때에도 생길 수 있다. 전통의학에서는 혼궐(昏厥)이라고 한다. 경기(經氣) 순환이 장애되어 12경맥의 기혈이 뇌로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양기(陽氣)가 제대로 소통되지 못하여 생긴다고 보았다.
실신을 해결하기 위해선 반드시 원인 치료를 하여야 한다. 쇼크, 허탈, 고혈압성 뇌중(腦重), 저혈당, 히스테리 등을 정확히 감별하여야한다. 치료에 앞서 구급 대책으로 환자의 머리를 낮추고 대신 다리를 약간 높여준다. 또 숨쉬기 편리하게 단추를 벗기고, 허리띠를 풀어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어야 한다. 경한 경우에는 이러한 일반적인 간호에 의해서도 낫는다.

▶치료 방법
독맥과 수궐음경 및 족양명경의 혈을 위주로 하여 실증(實證)에는 사법(瀉法)으로 침을 하고, 허증(虛症)에는 보법(補法)으로 침을 한다. 뜸으로 치료할 수도 있다.

▶치료 혈
인중, 중충, 족삼리, 용천

▶증상에 따라 더 쓰는 혈
맥박이 뜨고 약해지면 내관과 소요를, 얼굴이 창백하고 손발이 싸늘해지면 백회와 기해와 관원 혈에 침을 추가로 한다.

▶처방 풀이
인중 혈은 독맥의 혈로서 양가를 소통시켜 의식을 각성시키고 중충 혈은 심포경의 정혈(井穴)로서 강심작용을 하여 혈맥을 잘 통하게 한다. 족삼리 혈은 위장기능을 돕고 양기를 회복시켜 궐증(厥症)을 치료하는 작용을 하고, 용천 혈은 각성시키는 작용을 한다.

< 증례> 최00 (여자, 42살)
정신적 충격을 받자 갑자기 의식을 잃고 까무러쳤다. 얼굴은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렸다. 맥박은 약해서 잘 짚이지도 않았다. 그밖에 다른 병적 소견은 없었다.
실신 실증(實證)으로 변증(辨證)하여 침을 놓고 강자극을 2분 정도 주었다. 환자는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의식을 회복하였다.


쇼크
▶개념
쇼크는 외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자극에 의한 신경반사작용의 결과 급성말초순환장애가 나타나는 증상이다. 원인에 따라 외상 ․ 화상 ․ 감전 ․ 수술 등에 의한 외인성(外因性) 쇼크, 심장 장애 ․ 신부전 ․ 장 천공 등에 의한 내인성(內因性) 쇼크, 수혈 ․ 화학 양약 히스타민제 투여 ․ 중독 등에 의한 체액성(體液性) 쇼크, 정신성 쇼크로 나눈다. 발생 병리적으로는 신경성 쇼크, 혈액성 쇼크, 심장성 쇼크, 혈관성 쇼크, 혼합성 쇼크로 나눈다. 임상 증상의 표현 형태에 따라서는 경중 쇼크, 중등도 쇼크, 중증 쇼크로 나눈다.
쇼크의 특징적인 증상은 흥분기에는 손발을 떨고, 밤에 잠을 자지 못한다. 흥분기가 지나면 억제기가 오는데, 주위에 대한 관심이 없고, 활기가 없으며, 온몸이 나른해진다. 또한 얼굴이 창백해지고, 운동 ․ 지각 ․ 반사 기능이 다 낮아지고, 팔다리가 싸늘해지며, 식은땀을 흘린다. 혈압은 갑자기 떨어지고, 맥박은 빠르면서 약해진다.
전통의학적으로는 궐증(厥症), 탈증(脫症). 망음(亡音), 망양증(亡陽症)에 해당한다. 전통의학에서는 궐증을 열궐형(熱厥型 : 중독성쇼크에 해당), 한궐형(寒厥型 : 극도로 쇠약한 상태에서 추위로 오는 쇼크), 기탈형(氣脫型 : 외상성, 과민성 쇼크에 해당), 혈탈형(血脫型 : 출혈성 쇼크), 망음형(亡陰型), 망양형(亡陽型)으로 나누었다.
망음증은 대체로 땀을 많이 흘리거나 설사를 많이 하거나 피를 많이 흘려 진음(津陰)이 심하게 소모되어 생긴다. 음양기혈(陰陽氣血)은 서로 밀접한 의존관계에 있으므로 음(陰)이 극도로 소모되면 양(陽)도 역시 소모되고, 정혈(精血)이 몹시 소모되면 기(氣) 역시 의존할 데가 없게 되어 망양증이 된다. 또한 본래 원양(元陽)이 쇠약한데다 정기(精氣)까지 허약하면 한사(寒邪)의 침습을 막아내지 못하여 망양증이 될 수 있다.

▶치료 방법
독맥과 임맥 및 궐음경의 혈을 위주로 하여 보법(補法)으로 침을 하면 좋다. 또 신궐 혈에 소금뜸을 하고, 기해와 관원 혈에 직접 뜸을 뜬다. 싸늘한 손발에 온기가 돌고 맥박이 제대로 뛸 때까지 계속 뜨는 것이 좋다.

▶치료 혈
인중, 내관, 백회, 신궐, 기해, 관원

▶증상에 따라 더 쓰는 혈
혈압이 오르지 않으면 소요, 환문 혈에, 호흡이 미약하고 맥이 가늘고 약하면 태연 혈에 침을 추가한다.

▶처방 풀이
인중 혈은 각성시키는 작용을 하고, 내관 혈은 혈맥을 잘 통하게 하며 혈압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독맥의 백회 혈은 족태양경과의 교회혈(交會穴)로서 청양(淸陽)을 머리로 잘 오르게 하여 각성시키는 작용을 한다. 신궐, 기해와 관원 혈은 원기를 보하고, 양기를 잘 통하게 하며, 기혈순환을 순조롭게 한다. 즉 이 처방은 원기를 보하고, 양기를 소통시켜 기혈순환을 좋게 하여 쇼크를 낫게 하는 작용을 한다.

< 증례 1> 김00 (여자, 44살)
7시간 전부터 갑자기 배가 몹시 아프면서 게우고 설사하다가 의식을 잃었다. 이전의 궤양병을 앓은 일도 없고, 변질된 음식을 먹었거나 약물을 먹은 일도 없었다. 당시 체온은 섭씨 37.5도이고, 맥박은 만져지지 않았으며, 혈압은 잴 수 없었다. 의식은 없고, 손발이 싸늘하며, 식은땀을 몹시 흘리고, 입술은 새파라며, 숨쉬기 가빠하였다. 빛 반사에 지둔(遲鈍)하고, 심장박동은 약하였으나, 맥박은 규칙적이었다. 폐에서는 이상 소견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배는 약간 불어나 있고, 장음(腸音)이 들리며, 간종(肝腫)과 병적 반사는 인정되지 않았다. 적혈구는 3백75만, 혈색소는 11g/dl, 백혈구는 1만3천4백(간상핵 2퍼센트, 호중성 76퍼센트, 임파구 22퍼센트)이였다.
급성 위장염으로 오는 쇼크로 진단하고, 용천과 인중 혈에 침을 한 후 강자극을 주었다. 1시간이 지나서 혈압은 차도가 없었지만 맥박은 겨우 만져졌다. 다시 족삼리 혈에 침을 놓았다. 30분 지나서 정신이 약간 들기 시작하였다. 다시 귀의 신상선과 피질하 구역에 이침(耳鍼)을 하고 30분 동안 강자극을 한 후 6시간 동안 유침(留鍼)하였다. 그러자 혈압이 104.70mmHg로 오르고, 다른 증상도 좋아졌다. 다음날부터는 침을 놓지 않고 보존적 치료만 하였다. 다시 도지지 않아 5일 후에 퇴원하였다.

< 증례 2 > 장00 (여자, 36살)
4달 전부터 생리 양이 지나치게 많아 양방 병원에 가서 진단한 결과 기능성 자궁출혈이라고 하였다. 생리 때 피가 샘처럼 솟으면서 좀처럼 멎지 않는 중에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얼굴은 창백하고 손발이 싸늘하며 맥박은 겨우 만져졌다. 기능성 자궁출혈로 오는 출혈성 쇼크로 진단하고 쇼크 처방에 은백 혈에 뜸을 하는 한편, 삼음교 혈에 침을 추가로 하였다. 그리고 20분 동안 자극을 주었다. 그러자 출혈이 멎고, 30분 지나서 손발에 온기가 돌면서 맥이 충실해지고, 정신이 들기 시작하였다. 그 후 3일 동안 삼부용골모려탕과 십회산을 달여 먹였는데 다시 도지지 않았다.


허탈
▶개념
허탈은 심장의 돌발적인 쇠약과 혈관 긴장이 약해져서 유기체의 전반적인 생활기능이 낮아진 상태를 말한다. 쇼크와 유사하므로 잘 구별해야 한다. 쇼크일 때는 중추신경계통의 변화가 기본이지만 허탈일 때에는 심장혈관계통의 변화가 일차적이다.
허탈은 대출혈, 중독증, 패혈증이 있을 때 생긴다. 또 마취 때, 높았던 체온이 갑자기 떨어질 때에도 생긴다. 허탈이 오면 온몸 쇠약감이 있고,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며, 맥박이 빨라지고 약해지며, 때로 부정맥이 나타난다. 숨을 얕게 쉬고, 혈압과 체온이 내리며, 손발이 싸늘해지고, 식은땀을 흘리며, 눈동자가 커진다. 경하면 의식이 흐려지고, 심하면 의식을 잃는다.
전통의학적 개념으로 궐증(厥症), 탈증(脫症), 망음증(亡音症), 망양증(亡陽症)의 범주에 해당시킬 수 있다. 허탈 역시 쇼크와 마찬가지로 중한 병증이므로 진단을 정확히 제때에 구급대책을 세워야 한다. 허탈 치료에서 침과 뜸을 치료에 배합하면 일정한 효과가 있다.

▶치료 방법
허탈일 때는 회양구역(回陽救逆)하는 원칙에서 침으로는 보법(補法)을 쓰고, 손발에 온기(溫氣)가 돌고 맥박이 제대로 뛸 때까지 신궐 ․ 관원 ․ 기해 혈에 뜸을 뜬다.

▶치료 혈
백회, 소요, 내관, 태연, 신궐, 기해, 관원, 태계

▶처방 풀이
모든 양경맥이 모이는 곳인 독맥의 백회와 소요 혈은 양기를 통하게 하여 각성시킨다. 모든 음경맥(陰經脈)이 모이는 곳인 임맥의 신궐, 관원, 기해 혈에 뜸을 뜨면 온중(溫中) 산한(散寒) 회양(回陽)하여 허탈에서 벗어나게 한다. 태연 혈은 폐기를 잘 통하게 하여 호흡을 순조롭게 하고, 혈맥을 잘 통하게 한다. 내관 혈은 강심작용을 하므로 혈맥을 잘 통하게 한다. 태계 혈은 신양(腎陽)을 보하여 정기를 북돋워주어 허탈증에서 벗어나게 한다. 즉 이 처방은 회양구역하는 작용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