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의학비방 편집부
쇼크는 외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자극에 의한 신경반사작용의 결과로 급성 말초순환장애가 나타난 상태이다. 원인에 따라 동통성 쇼크, 내인성 쇼크, 체액성 쇼크, 정신성 쇼크로 나뉜다. 동통성 쇼크에는 외상·화상·전기 감전·수술로 인한 쇼크 등이 있고, 내인성 쇼크에는 심장성·콩팥성·장 천공성 쇼크 등이 있다. 또 체액성 쇼크에는 수혈·용혈·화학 히스타민제 복용·화학 약물 중독에 의한 쇼크 등이 있다. 전통의학에서는 쇼크를 궐증(厥證)이라 칭하고, 열궐(熱厥)·한궐(寒厥)·기탈(氣奪)·혈탈(血奪)·망음(忘陰)·망양(忘陽) 등으로 유형을 나누었다. 열궐은 화학약 등에 의한 중독성 쇼크이고, 한궐은 극도로 쇠약한 상태에서 한기(寒氣)를 입어 오는 쇼크이다. 기탈은 외상이나 신경과민으로 기운이 탈진되어 오는 쇼크이고, 혈탈은 심한 출혈로 인한 쇼크이다. 그리고 망음은 진액 소모가 심해서 오는 쇼크이고, 망양은 양기(陽氣)가 심하게 소모되어 오는 쇼크이다. 쇼크의 특징적인 증상은 흥분기에는 손발을 떨고, 잠을 자지 못한다. 이어 흥분기가 지나면 억제기가 오는데, 이때에는 주위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고, 모든 일에 의욕을 잃게 된다. 또 팔다리가 싸늘해지고, 식은땀을 흘리며,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게 된다. 맥박은 잦으면서 약하게 뛴다.
◎ 처방 ▶치료의 기본 혈 : 인중, 내관, 백회, 신궐, 기해, 관원 ▶치료 방법 : 독맥과 임맥 및 궐음경의 혈을 위주로 하여 보법(補法)으로 침을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궐 혈에 소금뜸을 뜨고, 기해와 관원 혈에 직접 뜸을 뜬다. 싸늘한 손발에 온기가 돌고, 맥박이 정상으로 뛸 때까지 계속 뜨는 것이 좋다. ▶증상에 따라 더 쓰는 혈 : 혈압이 오르지 않으면, 소요와 환문 혈에, 호흡이 미약하면서 맥이 약하면 태연 혈에 침을 추가하도록 한다. ▶처방 풀이 : 인중 혈은 각성시키는 작용을 하고, 내관 혈은 혈맥을 잘 통하게 하면서 혈압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그리고 독맥의 백회 혈은 족태양경(足太陽經)과 교차되는 혈로서 맑은 기운을 머리로 잘 오르게 하여 정신을 각성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 신궐·기해·관원 혈은 양기를 잘 통하게 하면서 기혈순환을 좋게 하는 작용을 한다.
◎ 참고 처방 1. 실중일 때는 인중과 내관을 주혈로 삼아 침을 한다. 여기에 기궐에는 태충, 혈궐에는 행간과 용천, 열궐에는 12정혈, 담궐에는 거궐(巨闕)과 풍륭을 보조혈로 삼아 침을 추가한다. 2. 허중일 때는 백회와 기해를 주혈로 삼아 침을 한다. 여기에 기궐에는 족삼리, 한궐에는 신궐, 혈궐에는 관원을 보조혈로 삼아 침을 추가한다.
-증 례- 장○○(여자, 36살) 4달 전부터 생리하는 양이 지나치게 많아 양방 병원에 갔는데, 기능성 자궁출혈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기능성 출혈에 대한 양의학적인 치료는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 생리 때에 피가 샘처럼 솟으면서 좀처럼 멎지 않아 빈혈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얼굴이 창백하고, 손발이 싸늘하며, 맥박이 겨우 만져졌다. 제반 증상으로 보아 출혈성 쇼크로 진단하고, 먼저 은백 혈에 뜸을 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인중·내관·백회·신궐·기해·관원·삼음교에 침을 놓고, 20분 동안 자극을 주었다. 그러자 이내 출혈이 멎었다. 그리고 30분이 지나자 손발에 온기가 돌면서 맥이 충실해지고,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였다. 그 후 3일 동안 ‘용골모려탕’과 ‘십회산’을 달여 먹였는데, 다시 재발되지 않았다.
김○○(여자, 44살) 7시간 전부터 갑자기 배가 몹시 아파 게우고 설사하더니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전에 궤양병을 앓은 일도 없고, 변질된 음식이나 화학약을 먹은 일도 없었다. 당시 체온은 섭씨 37도였고, 맥박은 만져지지 않았다. 손발은 얼음장처럼 싸늘했고, 입술은 새파랬다. 또 식은땀을 몹시 흘리면서 숨을 가쁘게 쉬었다. 급성 위장염으로 오는 쇼크로 진단하고, 용천과 인중 혈에 침을 놓고 강자극을 주었다. 1시간이 지나자 맥박이 겨우 만져졌다. 다시 족삼리 혈에 침을 놓고, 30분이 지나자 정신이 약간 들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다시 귀의 신상선과 피질하 구역에 침을 놓고 30분 동안 강자극을 준 다음, 6시간 동안 유침(留針)하였다. 그러자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다른 증상들도 좋아졌다. 다음날부터는 침을 놓지 않고 보조적 치료만 하였는데, 재발되지 않아 5일 후에 퇴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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