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 遺跡 /山寺 情報

산사순례-공주 신원사

초암 정만순 2014. 2. 19. 12:52

 

산사순례-공주 신원사 순례

 

계룡산 백제고찰서 다시 연꽃을 피우다

 

 
지난해 12월12일부터 14일까지 제87차 순례지 충남 공주시 계룡산 신원사. 주지 중하스님(앞줄 오른쪽)과 함께 진신사리와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모셔온 ‘평화의 불’을 앞세우고 경내에 들어서자 수수하고 단아한 대웅전이 108산사 회원들을 맞았다.

계사년 한해가 저물고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엊그제 새해 첫 순례를 한 것 같은데 세월은 정말 화살처럼 빠른 것 같다. 한 세상 살아가는 동안 어느 하나에 정성을 다해 매진을 해도 이룰까말까 하는데 헛되게 시간을 보낸 것은 아닌지, 이토록 빠른 세월에 더러 인생무상을 느끼기도 한다. 가는 세월을 부처님처럼 여겨 한 치의 시간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또 다시 절감하는 시간이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제87차 순례 법회(2013년 12월12일~14일)를 충남 공주시 계룡산 신원사에서 여법하게 봉행했다. 전날부터 폭설이 내려 전국이 아름다운 설경(雪景)속에 가득 잠겨 있었다. 나와 신원사 주지 중하스님은 순례 전날 폭설이 내린다는 소식에 밤새 많은 걱정을 했지만 정작 순례 날에는 간혹 눈발만 비칠 뿐, 모든 버스들은 순조롭게 계룡산에 당도하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눈이 많이 내린 다음날은 빙판이 된 꼬불꼬불한 산길을 곡예 하듯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차량과 인원들이 일시에 움직이다 보니 안전운행은 필수이다. 특히 기후가 좋지 않은 날은 무엇보다 회원들의 안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더욱 더 간절하게 불보살님께 안전을 먼저 기원한다.

외국인 스님들이 공부하는

국제선원으로 거듭나는 도량서

한 해 점검하고 새로운 한 해

서원하는 소중한 시간 가져

이른 새벽, 전국 법등에서 배낭을 메고 오직 기도의 염원만을 안고 달려온 계룡산은 앙상한 나뭇가지만 드러낸 채 스산하였다. 하지만 신원사로 오르는 회원들의 표정은 매서운 겨울추위와 강한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즐거운 것 같았다.

산사는 부처님의 청정법신이 머무는 곳이기 때문에 자신이 지은 업과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이 지상의 가장 아름답고 가장 깨끗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리는 장소이다. 그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가는 길이 바로 108산사순례이기 때문에 우리 회원들의 마음은 언제나 즐거울 수밖에 없으리라.

‘태조 이성계 향나무 심고/ 나옹스님 지팡이 은행나무 되어 마음 지친 나그네 쉬어가는 문(門)/ 월악(月岳)과 오대(五臺)에서 내린 물이 얼싸안고 춤추는 그 자리에 조포나루 황포 돛대/ 다시 연꽃 피우는 신원사’(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 시(詩) 중에서’

신원사는 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로서 백제 의자왕(651년) 때 고구려 승려로서 백제 불교를 크게 중흥시킨 열반종의 개산조인 보덕 선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대웅전에는 국보인 노사나괘불탱이 모셔져 있는데 10보살과 10대 제자와 사천왕이 그려져 있다. 안정된 구도와 세련된 솜씨로 표현되어 있어 조선 후기 불화양식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눈여겨 볼 전각은 조선시대 때 재를 올리던 중악단(中嶽壇)이 있으며 요즘은 외국스님들이 공부하는 국제선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부속암자로는 고왕암, 등운암, 마명암, 남암, 보광원, 금룡암, 불이암, 소림원 등이 있다.

나와 주지 중하스님이 진신사리와 평화의 불을 앞세우고 경내에 들어서자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고 단아한 대웅전이 우리회원들을 맞았다. 곧 회원들은 기도처를 잡고 <천수경>을 읊고 사경과 안심법문을 거쳐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스스로의 마음을 찾지 못하고 바깥현상에만 집착한 것을 참회하옵니다. 나만이 최고의 아만심으로 생활한 것을 참회하옵니다. 내가 무심코 한 말로 인해 남의 가슴을 아프게 한 잘못을 참회하옵니다. 남의 따뜻한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내 가치로만 판단한 잘못을 참회하옵니다.”<108참회문> 85~88절

신원사에서의 기도는 지난 1년 간의 생활에 대해 참회하는 시간이었다. 누구나 늘 한 해가 지나갈 때가 되면 후회와 참회가 교차하기 마련이다. 이미 흘러간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앞에 놓인 세월이다. 부처님께서도 “지나간 과거에 매달리지 말라”고 하셨듯이 잘못을 거울삼아 더욱 잘하면 된다. 기도를 한 뒤 나는 법문을 이었다.

   
순례 전날 폭설이 내린다는 소식에 밤새 많은 걱정을 했지만 정작 순례 당일에는 간혹 눈발만 날려 색다른 기도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누구든 그렇지만, 언제나 한 해를 잘 마무리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끝은 항상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번뇌와 망상을 버리고 염념(念念)의 마음고요를 찾기 위해 부지런히 부처님이 계신 산사를 순례하면서 참회와 기도를 했다. 그 와중에 마음의 행복을 얻은 이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다. 지금 북녘 땅은 새로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때 제가 평화의 불을 룸비니에서 네팔 대통령으로부터 이운 받아 티베트와 중국을 지나 이운해 온 것을 지금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 평화의 불은 단순한 불씨가 아니다. 수만리 고행 길을 통해 가져온 것으로서 이 땅에 어둠을 몰아내는 불씨가 될 것이다. 평화의 불이 남북평화의 불씨가 되어 지금의 긴장이 빨리 해소되면 좋겠다.”

사흘간의 법회 동안 산사순례기도회는 농촌사랑 직거래장터를 열었다. 또한 다문화가정 인연 맺기와 초코파이 보시,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수여, 효행상 시상, 108약사여래 보시금 전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마지막 날 주지 중하스님은 북녘동포돕기 300석 공양미 모금에 40kg, 26가마를 보시해 주셔서 고마웠다.


■ 108산사순례를 맞이하며 / 신원사 주지 중하스님 

선행ㆍ보시…5000여 회원 가족

새해 불보살님 가피 깃드시길 ‘기원’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계룡산 신원사에서 계사년 한해를 마감하는 순례기도 법회를 봉행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계룡산에는 유명한 산사들이 많이 있으나 신원사 역시 불자들의 기도처로서 그 영험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불교에서 기도의 의미는 소원을 비는 것이 아닌 자신이 발원하는 다짐의 서원(誓願)이라 할 수 있는데 여러분이 이른 새벽에 일어나 매달 순례를 떠나서 기도를 하는 것도 하나의 수행이며 법연(法緣)없이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선묵스님이 회주로서 5000여 명의 회원들을 이끌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추우나 순례 와서 선행과 보시 등 대사회적 활동을 펼치는 것은 형언할 수 없는 큰 공덕을 쌓는 일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그동안 한국불교포교역사에 있어서도 큰 획을 그어 왔습니다.

더구나 올해는 남북이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선묵 혜자스님이 수만리 고행을 겪으시면서 네팔 부처님의 탄생지인 룸비니에서 이운해온 ‘평화의 불’을 이곳 신원사에도 분화(分火)하게 된 것을 참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평화의 불은 나와 가족과 나라의 평화를 기원하는 영원한 불씨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무쪼록 일심으로 기도를 하시여 계룡산의 모든 기운들을 받아 돌아가셔서 내년에도 집안에 행복과 불보살님의 가피가 깃드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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