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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순례 - 청송 대전사

초암 정만순 2014. 2. 25. 14:46

산사순례 - 청송 대전사

 

주왕산 절경 빚어낸 고찰서 ‘참회기도’로 참불자 거듭나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 순례기도회’ 제86차 순례가 지난 11월21일부터 23일까지 경북 청송 주왕산 대전사에서 봉행됐다.

신라 의상대사가 절 세우고

사명대사 승군 훈련한 도량

 

순례 통해 일상에 지친 번뇌

내려 놓고 마음여유 되찾아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 순례기도회’ 제86차 순례가 지난 11월21일부터 23일까지 경북 청송 주왕산 대전사에서 여법하게 봉행됐다.

이른 새벽 다섯 시간을 순례버스를 타고 달려와 주왕산 대전사 입구에 도착했다. 주왕산은 마치 불타는 듯 만추의 붉은 단풍잎이 회원들을 제일 먼저 맞았다. 사계가 빚어내는 자연의 경이(驚異). 108산사순례가 아니고서야 어찌 만나고 보고 느낄 수 있으랴만, 108산사회원들은 산사로 가는 길을 잠시 멈추고 한 장 추억의 사진을 남기기에 바빴다. 그래도 기도는 해야 할 터, 발길을 재촉했다.

조계종 제10교구본사 은해사 말사인 대전사는 신라 문무왕 12년 의상대사가 세운 천년고찰이다. <주왕내기>에 따르면 중국 당나라의 주도(周鍍)라는 사람이 스스로 후주천왕이라 칭하고 군사를 일으켜 당나라에 쳐들어갔다가 크게 패하고 신라로 건너와 주왕산에 숨어들었다. 그 뒤부터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大典道君)의 이름을 따 대전사라고 전해지고 있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군을 훈련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고 조선중기에 불에 탄 것을 중창해 오늘에 이르는데 부속 암자로서 백련암과 주왕암이 있다.

나와 대전사 주지 도홍스님은 진신사리와 평화의 불을 앞세우고 경내에 들어서자 보광전의 화려한 단청이 눈에 들어오고 그 뒤로 ‘묏 산(山)’의 형상을 한 기암이 눈 안에 들어 왔다. 은산(銀山)철벽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보광전 수미단은 화려한 연화문으로 가득하고 보좌 밑엔 세 마리의 호랑이가 앞발을 세워 부처님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왼쪽 포벽에는 상서로운 코끼리를 탄 보현보살의 주불이신 석가모니불을 옹호하는 여러 부처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렇듯 대전사는 주왕산의 아름다운 절경과 어울려 만상을 드러내고 있었고 우리 회원들의 불심을 기도로 이끌었다. <천수경>을 읊고 사경과 안심법문을 거쳐 ‘108참회기도’에 들어갔다.

   
제86차 순례에서 지역 군부대에 초코파이를 보시하며 자비나눔 행보를 이어갔다.

“자비는 오른손이 다쳤을 때 왼손이 대신하듯 마음내지 않고 행함을 명심하겠나이다. 제가 일체 중생을 열반에 들게 도왔다 하더라도 도왔다는 생각과 열반이란 생각마저도 내지 않겠나이다. 제가 보시할 때 색성향미촉법, 일체의 선입견 없이 보시하겠나이다.” <108참회문> 68~70절

회원들은 지난 한 달간의 생활을 참회하고 신심을 다해 열심히 살 것을 다짐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준 가장 큰 진리는 사성제인 ‘고집멸도(苦集滅道)’이다. 인생의 괴로움인 고,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번뇌의 모임인 집, 그 번뇌에서 벗어난 열반의 멸,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는 방법인 도를 뜻하는데. 우리 회원들은 산사순례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고 배우고 있는 것이다. 기도를 한 뒤 나는 법문을 이어갔다.

“여러분 모두 눈을 들어 흐르는 구름과 하늘과 만추의 산을 보세요. 참으로 아름답지요. 그런데 우리가 정작 느껴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연은 사시사철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 하늘의 구름도 단 한순간도 머무는 바가 없으며 저 주왕산의 사계도 다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불심입니다. 108염주는 9년간 우리들이 빚어낸 신심의 완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스님도 주지 소임을 내려놓고 오직 108산사순례에 전념할 수 있어 너무나 좋습니다. 우리 다함께 열심히 더욱 더 정진합시다. 여러분은 세상이 참 바쁘다고 여기지만 알고 보면 세상이 바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여유가 없이 바쁘게 사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순례를 통해 마음의 여유도 얻어야 합니다.”

회원들은 기도법회를 마치고 경내를 둘러보았다. 더러는 주왕산의 약수도 한 모금 마시기도 하고 천수천안관세음보살님의 자비의 미소가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관음전에도 들렀다. 아름다운 형상을 한 보살님 앞에 회원들은 두 손 모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더러는 산길을 걸으면서 낙엽들을 밟는 소리들도 음미했다.

한 회원은 “108산사순례가 아니면, 언제 우리가 이런 절경들을 사시사철 볼 수 있었을까. 기도도 하고 보시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서 정말 선묵스님께 감사해야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바쁘더라도 순례일은 반드시 가야한다”고 말했다. 또 어떤 회원은 “마음으로 복을 짓는 일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비록, 작은 정성도 지성껏 보시를 하면 가피를 얻는 다는 것을 순례를 통해 얻었다. 요즘 집안일도 잘되고 몸도 건강해져 이 모든 것이 산사순례 덕분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흘간의 법회 동안 산사순례기도회는 농촌사랑 직거래장터를 열었다. 또한 다문화가정 인연맺기와 초코파이 보시, 소년소녀가장 장학금 수여, 효행상 시상, 108약사여래 보시금 전달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마지막 날 주지 도홍스님은 ‘북녘동포돕기 300석 공양미 모음’에 40kg, 27가마를 보시해 주셔서 고마웠다.

108산사순례를 맞아하며

“매달 떠나는 사찰순례

그 자체로 수행이자 법연”

대전사 주지 도홍스님

   
 

108산사를 찾아 108불공으로 108배하며 108번뇌를 소멸하고 108자비나눔으로 108공덕을 쌓으며 108염주를 만들어 인연공덕을 쌓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원들이 대전사를 순례하기 위해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대전사는 주왕산 등산로 초입에 위치하고 있어 특히 가을이면 빼어난 경관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시는 곳이기도 합니다.

선묵 혜자스님이 회주로서 6000여 명의 회원들을 이끌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추울 때도 순례를 와서 선행과 보시 등 대사회적 활동을 펼치는 것은 과거로부터 볼 때 형언할 수 없는 큰 공덕을 쌓는 일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한국불교 포교역사에 있어서도 획을 긋는 일이기도 합니다. 특히 불교에서 기도의 의미는 소원을 비는 것이 아닌 자신이 발원하는 다짐의 서원(誓願)이라 할 수 있는데 여러분이 이른 새벽에 일어나 매달 순례를 떠나서 기도를 하는 것도 하나의 수행이며 이것은 법연(法緣) 없이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 3일간의 법회 동안 먼 길을 달려와 열심히 기도하시는 회원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불자들이 한꺼번에 대전사에 오신 일은 아마 처음일 겁니다. 대전사는 주변경관이 빼어나고, 많은 전설과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기도의 가피가 함께 하는 사찰로서 청송에서 가장 큰 사찰입니다. 또한 이곳에는 몸에 좋은 약수가 사시사철 나오기도 합니다. 돌아가실 때 약수 한 컵을 꼭 하시면 아마 대전사의 모든 기운과 주왕산의 기운을 모두 받아 몸도 건강해지고 복도 많이 얻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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