鍼灸 小考/침구 개론

암세포에 대한 침 자극의 억제 효과

초암 정만순 2015. 7. 30. 07:12

암세포에 대한 침 자극의 억제 효과

 

 

 

 

암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암에 대한 두려움은 더 커지고 실제로 나이를 먹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암에 걸리기도 한다. 인구 5명 당 한 사람이 암에 걸려 있을  정도로 주변에서 암환자들을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암에 대한 두려움은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인들의 생활 전반에서 많은 부분들이 암을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들은 결국 암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질환으로 죽을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암에 걸리기 전에 사망했기 때문에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드문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설사, 암으로 사망했다 하더라도 요즘처럼 의료시스템이 전무한 과거에는 자연사로 여겼던 것이다. 현대인들의 평균 수명은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증가했고, 노화가 진행되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암이라는 질병에 누구라도 맞닥뜨려야만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들이 하늘이 준 수명대로 살아갈 경우, 노화의 과정을 반드시 겪어야 하고, 노화의 과정에서 암세포는 어쩔 수 없이 증식하도록 되어 있으며 결국 우리들은 암으로 최후를 맞이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말은 우리가 90살을 살든, 120살을 살든 죽음은 피할 수가 없다. 150살을 살았다 하더라도 죽을 때는 결국 암으로 죽는다는 이야기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몸 안에서는 손상되었거나 수명이 다한 세포들을 교체시키기 위한 세포의 분열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세포의 분열이 있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준비과정이 있는데 세포의 중심부에 위치한 핵 안에서의 DNA 복제이다. DNA는 세포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생명활동과 관련된 유전학적인 정보가 들어 있는 분자 수준의 화학물질이다. 세포의 분열에 앞서 생명이 다한 세포, 또는 손상된 세포로부터의 DNA의 복제가 분열되는 모든 세포에서 이루어져야 새롭게 탄생할 세포의 생명활동이 DNA에 암호화되어 있는 정보대로 재개되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60kg의 몸 무게를 가진 사람이라면 약 60조 개라는 천문학적인 숫자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포들 각자가 DNA에 있는 유전정보에 의해 화학적 작용을 하는 관계로 우리가 생명활동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세포분열에 앞서 이루어지는 DNA의 복제는 복제효소들에 의해 대단히 정교하게 진행되지만, 종종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세포는 이 오류를 교정해 주는 점검 장치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극소수의 복제오류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데 이들이 DNA를 변형시키고 이처럼 변형된 DNA를 돌연변이라고 하는 것이다. DNA에서 한두 개의 돌연변이는 사소한 문제로 끝날 수도 있으나, 세포 하나에 돌연변이들이 누적되게 되면 비정상적인 세포, 즉 암세포로 분화되는 것이다. DNA의 복제 중 오류가 발생할 확률은 젊고 건강한 때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진행되는 때에 더욱 높아진다.

 

DNA의 복제 과정 중에 발생하는 오류로 인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누적되면 반드시 암세포의 증식을 초래하며 이런 현상은 누구에게나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쉽게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은 누적된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 암세포를 추적하여 제거해주는 면역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정상적인 세포는 '자기'를 표시할 수 있는 제1급 MHC라는 분자를 가지고 있다. 면역세포들은 제1급 MHC의 상태로 '자기'와 '비자기'를 인식한 후 비자기에 해당하는 병원성 미생물과 이물질 그리고 자기가 아닌 조직을 제거해 내는 것이다. 

인체의 정상적인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감염된 세포는 바이러스 항원과 결합한 자신의 제1급 MHC 분자를 세포 표면에 제시를 한다. 이에 면역세포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일련의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마찬가지로 DNA의 돌연변이에 의해 정상적인 세포가 아닌 비정상적으로 증식된 암세포 역시 제1급 MHC 분자에 '종양특이항원'이 결합되어 있어 면역세포들에 의해 완벽하게 제거가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쉽게 암에 걸리지 않는 첫번 째 이유는 DNA의 복제 중에 발생하는 오류를 교정해 주는 점검 장치가 있기 때문이고, 두번 째 이유는 오류를 바로 잡아주는 점검 장치의 역할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극소수의 복제오류에 의한 돌연변이 DNA로부터 증식된 암세포에 대한 면역세포들의 철저한 제거가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몸의 여기저기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암세포에 대해서 완벽하게 제거해 낼 수 있는 장치들을 인체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암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암에 대한 정보들이 서적이나 매스컴을 통해서, 또는 인터넷을 통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으므로 현대인들의 암에 대한 정보는 일반상식이 되어 있다시피 하다. 스트레스가 암을 불러일으키는 최대의 적이라는 사실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잘못된 생활습관이 암에 쉽게 걸리게 한다는 요인이라는 것도 이미 알고들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몇 가지 외에 많은 요인들이 왜 암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리는 모르고 있다. 이 원리는 복잡하게 설명할 것도 없이 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많은 요인들이 DNA의 돌연변이에 영향을 미치고 면역세포들을 위축시키거나 교란시키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돌연변이의 유전자를 지닌 채 태어나서 암으로 고생하다 삶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건강하게들 태어나 평생을 살아가면서 바르지 못한 생활의 많은 부분들이 DNA에 악영향을 끼쳐 돌연변이 유전자들의 누적으로 암세포를 배로 증가시키는 것이다.

바르지 못한 생활, 특히 잘못된 식생활은 유전자를 변형시키기도 하지만, 면역세포들을 위축시키거나 교란시켜 증식된 암세포들을 색출해 내는 능력을 저하시킨다. 암세포들은 이 틈을 빠져나와 어느 정도 크기가 자라게 되면 스스로 면역세포들의 추적장치나 제거장치를 피할 수 있는 종양형질세포로 분화하게 된다. 

 

유전자가 들어 있는 DNA는 불안정한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분자로서 외부의 화학물질이나 스트레스에 쉽게 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자주 복용하는 화학성 약물이나 음식에 포함된 화학성 식품첨가물들은 DNA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 자외선, 전자파, 방사성 물질은 아주 쉽게 DNA의 구조를 변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의 대지진으로 망가진 후쿠시마 원전에서 분출되고 있는 방사성 물질에 세계의 사람들이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이다. DNA는 당과 인산, 염기라는 화학물질로 배열되어 있는데 이것을 흔히 말하는 염기서열이라 하며, 염기서열 자체가 세포의 생명작용을 지시하는 정보의 암호인 것이다. 그러니까 나쁜 식생활에 의해 세포에게 바람직스럽지 못한 화학물질이 유입되었을 경우 DNA의 염기서열이 뒤죽박죽으로 헝클어져 변형된 것을 돌연변이라고 하며, 이 돌연변이된 DNA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비정상적인 세포를 생성시키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게 되면 폐암을 유발시킨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담배 연기 속에 있는 온갖 유해한 화학물질들이 면역기구를 손상시키고, 폐를 구성하고있는 세포들 안에의 DNA를 돌연변이시켜 암을 유발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음식물 속에 들어 있는 화학조미료, 발색제, 보존제, 유화제, 착화제 같은 수십 가지의 화학물질들이 DNA의 돌연변이를 유발시키고 면역세포들까지 위축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한 유해한 물질들이 체내에서 분비가 되는데, 이러한 물질들 또한 DNA의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면역세포들을 위축시키고 교란시키는 것이다.

 

육류식품은 체내의 대사과정에서 아민, 암모니아, 유화수소, 페놀, 인돌과 같은 유해한 화학물질을 생성시키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이런 유해한 물질이 암을 유발시키는 기전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우리가 오래 살고 그렇지 못한 것은 암이라는 질병에 얼마나 일찍 걸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서두에서 말했던 것처럼 150살을 산다 하더라도 결국은 암으로 죽게 된다. 건강관리를 잘 한다는 이야기는 DNA를 복제하는 장치가 낡아지고 면역세포들도 위축되어지는 노화의 과정을 늦추는 일이다. 노화는 결코 막을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기 때문에 올바른 생활이나 식습관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다보면 암뿐만 아니라 뇌졸중이나 당뇨병, 심장병과 같은 질환으로 죽어가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잘못된 생활이나 식습관에 의한 결과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문란하지 않은 바른 생활을 하며, 세포들을 건강하게 하는 바른 식습관을 실천하면 DNA의 복제는 정교하게 진행될 것이다. 면역세포들 또한 활성화 상태를 유지하여 DNA복제 중에 극소수로 발생하는 복제오류들을 추적하여 효과적으로 제거해 낼 것이다. 이러는 가운데 노화의 과정은 늦추어질 것이고, 백살까지라도 암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수 있는 것이다.

 

나는 침술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침으로 암환자도 고칠 수 있느냐고. 나는 주저 없이 그렇다고 답변하다.

침 자극이 돌연변이된 DNA 구조를 되돌려 놓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나도 짐작하는 바가 전혀 없다. 그러나 허술한 면역체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다. 한 세포에 돌연변이된 유전자가 누적되면 그 세포는 암세포로 변한다. 이렇게 변한 암세포는 거의 면역세포들의 감시망에서 피할 수가 없다. 그러나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어떤 이유로 면역세포들이 위축되거나 교란되면 암세포를 추적할 수 있는 감시망이 허술해져 몇몇 암세포들이 허술해진 감시망을 피해 서서히 조직을 파괴하는 커다란 암세포로 성장하는 것이다. 면역기구가 약해져 있을 때 적절한 경혈에 대한 꾸준한 자침은 면역세포들을 증강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현대의학에서도 암세포를 물리치기 위해 병원성 세균을 일부러 암세포가 있는  주변의 정상세포에 감염시킨다. 세균에 감염된 세포는 면역반응을 유발시키고, 교묘하게 면역기구의 감시망을 피해 성장하고 있는 암세포의 존재를 세균에 감염된 세포에 의해 증강된 면역기구가 발견하여 암세포의 제거작전도 동시에 진행시킨다. 침의 자극도 이와 비슷한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즉 침을 암세포 주위의 정상세포를 자극하면 그 부위에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염증반응은 면역세포들의 활발한 면역반응이므로 당연히 주위에 있는 암세포에 대해서도 면역반응을 확대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다. 어떤 전통 침술사는 암세포에 직접 침을 찔러 넣어서 암세포를 죽인다고도 한다. 이는 암세포에 대한 침 자극이 아폽토시스를 유발하는 효과가 아닌가 한다.

 

이처럼 침술을 인체과학과 결부시키면 과학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탁월한 하나의 의술로 변신되는 것이다. 침술은 다리가 삐거나 허리가 아플 때만 사용되는 하찮은 의술이 아니다. 과학적 지식을 응용한 침 자극은 인체의 생물학적인 다양한 반응을 통해 치유의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뛰어난 의술이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현대의학이 해결할 수 없는 난치병까지도 치료할 수 있도록 기여를 할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