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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계절이 주는 선물

초암 정만순 2015. 3. 12. 18:27

 

봄나물, 계절이 주는 선물

 

봄은 처녀의 치맛자락으로만 오지 않는다. 식탁 위에도 이미 봄이 찾아왔다. 달래, 냉이, 쑥, 씀바귀…. 봄나물이 지천이다. 이제 꽃샘추위만 지나면 자연산 봄나물들이 본격적으로 출하될 것이다. 봄나물은 맛과 향뿐만 아니라 영양도 풍부해 몸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시각적으로 상쾌할 뿐 아니라 특유의 향과 아삭한 질감으로 머리까지 맑게 해준다.

◆봄나물, 왜 좋을까

봄나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주며 춘곤증을 쫓는 데도 좋다. 봄나물을 먹을 때는 여러 가지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씀바귀는 소화 기능을 좋게 하고 두릅은 머리를 맑게 한다. 쑥은 여성의 냉증을 완화해 주고 원추리는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등 각기 효용이 다르다. 대구요리학원 이숙련 원장은 “봄나물은 겨울 동안 무뎌진 입맛을 되찾는 데 그만일 뿐 아니라 생활의 활력을 되찾아 주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어떤 걸 고를까

▷냉이=잎이 연하면서 크지 않고 뿌리가 가는 것이 맛이 좋다. 뿌리 부분이 곧고 흙이 많이 붙어 있는 것이 싱싱하다. 잎 부분은 누런 떡잎이 없이 초록색 잎이 나 있는 것을 고른다.

▷봄동=잎이 연하고 탄력적이며 수분감이 느껴지는 것이 좋다. 오래 보관하면 잎이 누렇게 뜨고 쉽게 물러지므로 싱싱할 때 먹어야 한다.

▷달래=뿌리가 크고 통통하며 생생한 것이 좋다. 손질할 때 뿌리의 흙을 털어내고 뿌리 부분의 긴 수염을 조금 잘라내고 뿌리 부분의 껍질을 벗겨 내야 한다. 생으로 먹어야 영양소를 많이 섭취할 수 있다.

▷씀바귀=줄기가 억세거나 굵은 것은 피하고 가늘고 잔털이 많은 것을 고른다. 쓴맛을 즐기는 사람은 그대로 먹어도 된다.

▷돌나물=단단하고 탄력이 있으며, 풋내가 덜 나고, 검은 잡티가 없는 것을 고른다. 잎이 연하므로 흐르는 물에 흔들어 씻는다. 강하게 씻을 경우 짓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샐러드처럼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보관기간이 길지 않으므로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만큼 구매하는 것이 좋다.

▷두릅=순이 짤막하고 잎이 활짝 벌어진 것보다 반쯤 벌어진 것이 좋다. 두께는 너무 두껍지 않은 것을 고른다.

▷취나물=잎이 야들야들하고 연하며 넓은 것을 고른다. 싱싱하고 잎 모양이 반듯한 것이 맛도 좋다. 줄기의 단단한 부분을 잘라내고 나머지 부분을 깨끗이 씻는다. 특유의 아린 맛이 있으므로 생으로 먹을 때는 쌀뜨물에 담가 아린 맛을 빼고 먹는다.

◆맛내는 법

봄나물을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살짝 데쳐 볶은 뒤 초고추장에 무쳐 먹거나, 국에 넣어 먹는다. 쌈으로 먹을 수도 있다. 또 퓨전요리 형식으로 맛을 내기도 하지만 본래의 향취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침이나 국이 제격이다. 이숙련 원장은 “봄나물은 풋풋하고 향긋한 냄새 때문에 그 자체로 입맛을 돋운다. 하지만 조금 더 맛을 내기 위해서는 새콤달콤한 양념으로 무치거나 된장국에 함께 넣고 끓여 먹으면 된다”고 했다.

봄나물을 조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비타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야 한다. 다소 쓴맛이 있는 나물은 데쳐서 물에 여러 번 헹구는 것이 좋다. 떫은맛이 강한 나물은 물을 자주 갈아줘 충분히 우려낸 뒤 떫은맛이 빠지면 조리하는 것이 요령이다. 원추리는 소금을 넣고 살짝 데쳐 된장 양념에 무친다. 냉이 역시 날것으로 먹지 못하기 때문에 데쳐서 된장 양념에 무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요리 방법이다. 냉이는 된장국으로도 먹는데 이때 멸치육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뿌리와 함께 요리해야 냉이의 참맛이 우러난다. 반면 달래는 간장이나 고춧가루 양념을 해 생으로 먹어야 한다. 그래야 향이나 신선함이 유지된다. 쑥은 떡을 해먹거나 다진고기와 함께 요리해 애탕으로 먹기도 한다. 가장 쉽게 먹는 방법은 펄펄 끓는 된장을 푼 국물에 콩가루를 묻혀 끓여 먹는 쑥국이다. 이 원장은 “돌나물과 달래는 무치고 두세 시간만 지나도 숨이 죽고 향이 달아난다. 봄나물의 제맛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먹기 직전에 조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봄나물로 만든 음식

상큼한 봄나물로 식탁을 향기롭게 꾸며보자. 제철에 먹으면 약이 되고 봄철 입맛을 돋워주는 음식 몇 가지를 소개한다.

◆ 봄나물 요리


▶돌나물 샐러드
▷재료: 돌나물, 양파, 유자드레싱 등. 1. 돌나물을 물에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없앤다. 2. 양파는 반달썰기 한 후 물에 담가 매운맛을 제거한다. 3. 돌나물과 양파를 그릇에 넣고 유자드레싱을 위에 뿌려주면 된다. 두부나 견과류 등을 추가로 넣으면 영양가 높은 돌나물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냉이전

▷재료: 냉이, 밀가루, 대파, 참기름, 식용유, 달걀 등. 1. 흐르는 물에 냉이를 씻은 후 데쳐 놓는다. 2. 밀가루와 물, 달걀을 섞어 반죽을 만든다. 3. 냉이의 물기를 짜낸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대파도 잘게 썰어 놓는다. 4. 냉이와 대파, 참기름 1T를 반죽에 넣고 섞는다. 5. 팬에 기름을 두른 뒤 반죽을 올려 부치면 된다.

▶달래무침

▷재료: 달래, 간장, 고춧가루, 참기름, 식초, 설탕, 통깨 등. 1. 달래 뿌리의 껍질을 제거한 후 4~5cm 길이로 자른다. 2. 간장, 고춧가루, 식초, 설탕, 참기름, 통깨 등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3. 달래가 담긴 그릇에 양념장을 넣고 버무리면 된다.

▶애탕국

▷재료=쇠고기 100g, 어린 쑥 50g, 녹말가루 2TS, 계란 1개, 두부, 물 4컵, 청장 2TS, 고기양념장(청장 1TS, 파 다진 것 2TS, 참기름, 후춧가루) 1. 쇠고기는 100g 중 50g만 장국을 끓인다. 2. 쑥은 어린 것으로 골라 데쳐서 꼭 짜서 곱게 다진다. 3. 쇠고기 50g은 곱게 다지고 두부는 으깨어 물기를 뺀다. 4. 다진고기와 두부, 쑥을 한데 섞어 양념하여 완자모양으로 빚어 밀가루를 묻히고 계란을 씌워서 끓는 장국에 넣어 한소큼 끓인다. 시원한 맛을 원하면 조개를 조금 넣으면 된다.

▶달래`배추 겉절이

▷재료: 배추 속대(혹은 봄동), 달래, 쪽파, 무, 양파, 양념재료(마늘, 생강, 까나리액젓, 고춧가루, 깨소금) 1. 무와 양파를 믹서에 갈아 양념재료에 버무려 둔다. (30분 정도 숙성 시킨다) 2. 배추속대는 깨끗이 씻어 물을 빼둔다. 3. 달래는 뿌리부분의 얇은 껍질을 벗긴 후 둥근 뿌리 부분을 납작하게 두드린 후 3~4cm 길이로 잘라둔다. 4. 쪽파는 달래와 길이를 맞춰 잘라둔다. 5. 상에 내놓기 바로 전에 ‘1’의 양념을 배추, 달래, 쪽파에 넣고 무쳐 낸다.

▶냉이된장국

▷재료: 냉이, 멸치, 다시마, 무, 된장. 1. 멸치와 다시마를 우린 물에 된장을 풀고 끓인다. 2. 끓기 시작하면 얇게 썬 무를 넣고 다시 한소끔 끓여준다. 3. 냉이를 넣고 다시 한 번 끓여준다. 4. 파와 청양고추를 넣는다.

이래야 맛있다

봄나물은 여린 만큼 데칠 때 주의해야 한다. 끓는 물에 살짝 넣었다가 건져야 아삭한 맛이 난다. 소금을 조금 넣어 끓이면 영양소가 덜 파괴되고 색이 선명해진다. 데친 후에는 얼음물 또는 차가운 물에 넣어 남은 열로 인해 계속 익는 것을 막는다. 나물을 무칠 때는 양념을 조금씩 추가로 넣으면서 간을 맞춰 나간다. 처음에 많이 넣으면 나중에 간을 조절하기 어렵다. 무칠 때는 손에 힘을 조금만 주고 살짝 만진다. 돌나물, 달래, 더덕과 같이 생으로 먹는 나물은 새콤달콤하게 양념한다. 또 냉이, 씀바귀 같이 데쳐서 먹는 나물은 기호에 따라 고추장이나 된장으로 간하면 입맛이 산다. 향이 진한 나물은 파, 마늘 등의 양념을 적게 넣어야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잃지 않는다. 국이나 찌개는 진한 맛의 고기 육수보다 조개, 새우, 멸치 등 개운한 맛의 해산물 육수를 써야 봄나물과 어울린다

 

건강하게 먹는 법

◆채취 시 주의사항 및 보관법

일부 봄나물은 잘못 섭취할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고 봄철 산행 시 독초를 나물로 오인하여 섭취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봄나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는 경우에는 야생 식물류를 함부로 채취하거나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도시 하천변 등에서 자라는 야생 나물은 농약, 중금속 등에 오염되었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채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달래, 돌나물, 씀바귀, 참나물, 취나물, 더덕 등은 생으로 먹을 수 있지만, 두릅, 다래순, 원추리, 고사리 등은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독성분을 제거한 후 섭취해야 한다. 특히, 원추리는 성장할수록 콜히친이란 독성분이 강해지므로 반드시 어린 순만을 섭취하여야 하며,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친 후 차가운 물에 2시간 이상 담근 후 조리해야 한다.

나물을 바로 섭취하지 않을 경우 뿌리 등에 묻어 있는 흙을 제거하고 신문지로 싼 후 비닐 또는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면 고유의 향기와 영양을 보존할 수 있다. 장기간 보관 시에는 끓는 물에 데친 후 햇볕에 바짝 말려 서늘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거나, 데친 후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짜서 한 번에 먹을 양 만큼씩 나누어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일부 봄나물은 잘못 섭취할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고 봄철 산행 시 독초를 나물로 오인해 섭취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봄나물을 더욱 맛있게 하는 양념장

봄나물을 맛있게 먹으려면 최대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좋다. 소금은 되도록 적게 넣고 소금 대신 들깻가루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생채로 먹는 경우에는 식초를 넣는다. 봄나물은 양념장에 따라 같은 나물이라도 각기 다른 맛을 내기도 한다. 쌉싸래하기도 하고 향긋하기도 한 봄나물은 그 맛과 향에 따라 가장 어울리는 양념이 따로 있다. 기본 양념공식만 알면 봄나물로 요리하는 건 어렵지 않다. 맛이 강한 냉이 등의 나물은 된장 양념에 무치면 그 맛을 없앨 수 있고 단백질도 보충할 수 있다. 된장 2작은술에 마요네즈 1큰술, 다진 마늘과 식초, 올리고당 등으로 양념장을 만든다.

고추장 양념은 돌나물과 씀바귀와 같은 쓴맛이나 식감이 있는 나물에 잘 어울린다. 고추장 1큰술과 다진 파, 다진 마늘, 설탕, 고춧가루, 식초와 참기름, 통깨 등을 섞은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바닷가 지역에서는 액젓 양념에 봄나물을 무치기도 한다. 봄동과 참나물 등 특유의 향이 나는 봄나물을 가벼운 액젓 양념에 버무리면 독특한 향취와 함께 감칠맛까지 더하는 나물 맛을 볼 수 있다. 봄동에 필요할 액젓 양념은 고춧가루와 깨소금, 멸치액젓, 설탕, 참기름이 필요하다. 간장 양념은 취나물 등을 볶거나 달래, 부추를 무칠 때 잘 어울리는 양념이다. 취나물 볶음에는 양조간장, 국간장을 1작은술씩 더한 뒤 다진 파와 다진 마늘, 통깨, 들기름을 약간 첨가한다.

봄나물의 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양념을 적게 쓰는 것이 좋다. 쑥이나 냉이로 된장국을 끓일 때는 된장의 양을 줄이고 콩가루 등으로 맛을 낸다. 봄나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양념은 ‘국간장’이다. 국간장으로 간을 하면 참기름 몇 방울만 더 넣어도 향긋한 맛을 낼 수 있다. 된장 양념을 할 때는 들기름을 넣는 것이 더 잘 어울린다. 국을 끓일 때는 진한 고기 육수보단 말린 버섯, 조개, 새우 등을 우려낸 개운한 국물이 잘 맞는다. 나물마다 궁합도 다르다. 참나물은 조개 등 해산물과 잘 어울리고, 두릅은 두부나 소고기 같은 단백질 음식과 잘 맞는다. 두릅과 두부에 고추장 양념을 해 함께 먹어도 맛있고, 두릅과 소고기로 산적을 해 먹어도 맛의 궁합이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