飮食 漫步/요리

가지김치·고구마줄기김치·고들빼기김치

초암 정만순 2014. 10. 9. 09:57

 

가지김치·고구마줄기김치·고들빼기김치

 

찬바람이 살랑살랑 불기 시작하면 입맛이 당겨 모든 음식이 다 맛있다. 단맛이 막 들기 시작하는 가을무를 솎아 숭덩숭덩 썰어 절이고 빨간 고춧가루와 새우젓을 넣고 김치를 담그면 그 시원한 감칠맛에 가족들도 모두 좋아한다. 고들빼기도 지금이 가장 부드럽고 맛있을 때이다. 텃밭에 심어 놓은 고구마도 캐고 보니 줄기와 잎을 버리기엔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고구마줄기 겉껍질을 벗겨 살짝 절여 담근 고구마줄기김치는 별미 중의 별미다. 고구마줄기 겉껍질을 벗길 때는 잎이 달린 홀쭉한 부분부터 반대 방향으로 벗기면 쉽게 벗겨진다. 가지도 뽑아버려야지 생각하다가 내버려 두었는데 뒤늦게 가지가 몇 개 달려 김치를 담가 보았는데 “왜 진작 가지김치를 안 담가 먹었지?”라고 할 정도로 맛있었다.

◆김치 담그기
모두 김치 담그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한두 번 담가 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여름 내내 즐겨 먹던 열무김치나 시원한 피클, 오이지 등은 왠지 이젠 손이 덜 가게 마련이다. 뭔가 푸짐하면서도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보고는 싶은데 아직 김장철은 멀었고 어떤 재료로 어떻게 담가야 할지 막막하신 분들은 주위에 있는 가을 채소로 김치를 담가보면 어떨까 싶다. 특히 가을무는 고춧가루와 마늘, 새우젓만 있어도 누구나 쉽게 여러 가지 김치를 담글 수 있다. 김장 전에 가을에 담가 먹는 틈새 김치는 많은 양을 담그지 않는 것이 좋다. 오래 두면 맛도 떨어질뿐더러 일주일 간격으로 색다른 김치로 바꿔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김치 양념은 한꺼번에 넉넉히 만들어서 지퍼 팩에 담아 냉동실이나 김치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새로운 김치를 버무릴 때 꺼내 쓰면 양념 만드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더덕즙, 양파즙, 와송즙, 사과즙 등 천연 김치 양념을 적극 활용해보자. 깻잎김치, 콩잎김치, 호박김치, 무청젓갈김치, 청경채김치, 쪽파김치, 총각무김치 등이 요즘 별미김치로 맛있다. 연근과 우엉 김치도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예방에 좋다. 다양한 가을 맛 김치 한두 가지만 뚝딱 만들어 올려도 식탁은 풍성해지고 가족들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가지김치
▷재료: 가지 3개 260g, 양파 1/4개, 삼채잎 3줄기(또는 쪽파나 부추), 검은깨 1큰술,
▷김치 양념 1컵: 고춧가루 1컵, 액젓 1큰술, 생젓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생강즙, 양파즙, 사과즙 적당량

①가지는 식초 1큰술 희석한 물에 뽀드득하게 씻어 원하는 모양으로 썬다.(가지는 통으로 일주일간 식탁 위에서 말려 사용하면 더 좋다)
②소금 약간 뿌려 고루 버무려 5~10분간 절인다.(3.5% 염도의 소금물에 30분간 절여도 됨)
③삼채잎과 양파도 송송 썬다.(또는 부추, 쪽파)
④미리 만들어 둔 김치 양념 2/3컵, 삼채잎, 양파, 검은깨를 넣어 섞는다.
⑤절인 가지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콕콕 찍어 없애고 양념에 고루 버무려 냉장보관 하고 바로 먹는다.

♣고구마줄기김치
▷재료: 고구마줄기 500g, 천일염 1/2컵, 물 1/2컵
▷부재료: 적양파 80g, 홍고추 1개, 청양고추 2개
▷양념: 귀리밥 3T, 더덕즙 1/2컵, 양파즙 1/2컵, 고춧가루 1컵, 생젓 2T, 액젓 2T, 다진 마늘 2T, 다진 생강 1t(미리 만들어 두었던 것 사용)

①고구마줄기는 2, 3등분으로 잘라 겉껍질을 벗긴다.
②물 1/2컵 붓고 소금 살짝 뿌려 20분간 절인다.
③다 절여지면 씻어 헹궈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거둔다.
④양파는 채 썰고, 홍고추, 청양고추는 송송 다진다.
⑤미리 만들어 두었던 양념으로 고구마순만 무친 후 나머지 부재료를 넣어 재차 무친다.
⑥김치 통에 담아 바로 김치냉장고에 두고 하루 지나 먹는다.

♣고들빼기김치

▷재료: 고들빼기 1단, 천일염 1과 1/2컵
▷양념: 고춧가루 2컵, 생젓 3T, 까나리액젓 1T, 멸치액젓 1T, 귀리잡곡밥 1/2컵, 더덕즙, 사과즙, 양파즙, 다진 마늘 3T, 생강즙 1T
▷육수: 국물멸치 20개, 다시마 1장, 표고버섯 2장, 물 6컵(끓여서 사용)

①고들빼기는 뿌리와 줄기 사이를 중점으로 잘 다듬는다.
②서너 번 깨끗하게 씻고 소금물에 반나절 절였다가 건진다.(뿌리가 굵은 것은 반으로 가르고, 쓴맛이 싫다면 건져서 물에 한두 시간 우린다.)
③고춧가루에 멸치육수 붓고 고춧가루부터 불린 후 나머지 양념을 넣어 농도와 간을 맞춘다.(고들빼기김치는 한 가지 젓갈보다는 2, 3가지 섞어 담는 것이 맛이 풍부하다)
④양념을 넣어 가며 고루 버무려 김치 통에 담아 바로 김치냉장고에 보관한다.(삭혀서 담근 김치가 좋다면 이틀 정도 소금물에 삭혀서 담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