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약초(ㅎ)

호이초

초암 정만순 2014. 9. 19. 11:42

호이초

 

무더운 여름철이면 더위를 식히기 위해 계곡과 바다로 나가 물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귀에
물이 들어가 중이염(中耳炎)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그게 고질화되어 10년, 20년 넘게 고생
하는 사람도 있다.
중이염은 고막 안쪽의 중이(中耳)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중이염이 생기면 고열과 함께 귀가 쑤시듯이
아프고, 귀가 먹먹하여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된다. 때로는 두통과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하고, 소아의
경우 식욕부진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중이염이 만성화되면 고막 안쪽에 물이 차거나 고막에 구멍이 나
기도 하고, 드물게는 안면신경 마비나 뇌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중이염을 간단하면서 말끔히 해결해주는 약초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호이초(虎耳草)이다. 이 호이
초 잎을 따서 생즙을 내어 몇 방을 귀 안에 떨어뜨리면 며칠 만에 중이염이 감쪽같이 낫는 다. 그리고 중이
염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모기에 물려 가려운 데에도 바르면 가려움증이 말끔히 사라진다
호이초는 장미목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어린잎에 부드러운 털이 촘촘히 난 모습이 호랑이귀를 닮
았대서 범의귀 또는 호이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편으론 활짝 핀 꽃이 한자의 큰 대자[大]를 닮았다고
해서 대문자꽃이라고 하기도 하고, 숲 속 물기 있는 바위틈에 잘 자란다고 해서 바위취라 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등이초(嶝耳草), 석하엽(石荷葉), 금사하엽(金絲荷葉)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이초는 주로 우리나라 북부 산지대의 그늘진 습한 곳이나 바위틈에 자생하는데, 번식력이 강해 관상용으
로 정원에 심어 놓아도 잘 자란다. 심지어 큰 포기에서 뻗어 나온 작은 싹을 그냥 잘라 흙에 반쯤 묻어두어
도 그대로 뿌리를 내릴 정도이다. 또 추위에도 매우 강해 다른 잎이 다 져버린 한겨울에도 보송보송한 털을
덮고 잎이 지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잎을 뒤집어 보면 추위에 상기된 귓불마냥 빨간색을 띠고 있다. 북
한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호이초에 대한 『동의학사전』의 설명을 보면, “맛이 쓰고 매우며, 성질이 차고, 독이 약간 있다. 열을 내리
고, 혈열(血熱)을 없애며, 독을 풀고, 풍울 없앤다. 중이염, 단독(丹毒), 옹종(擁腫), 창양(瘡瘍), 폐옹(肺癰),
폐열(肺熱)기침, 토혈(吐血), 자궁출혈, 두드러기, 습진, 치질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고 하였다.
또 중국의 『한방의학대사전』을 보면, 풍진(風疹)으로 온몸이 가려운 데와 악성 습진에 호이초 생잎
10~15개 정도를 따서 달여 마시고, 생즙을 내어 계속 바르면 잘 낫는다고 하였다. 또, 땀띠, 습진, 피부염,
식중독에도 호이초 생즙을 1숟갈 마시면 몇 번 만에 해독이 되어 잘 낫는다고 하였다.
한편 호이초는 앞서 『동의학사전』의 설명에서 보듯이 폐에도 좋은 약초이다. 폐열(肺熱)로 인한 기침이
나 어린아이들의 백일해 기침에 호이초 생즙 12그램과 황설탕 12그램을 함께 달여 마시면 잘 낫는다. 해수
천식에는 호이초 잎 10개 정도에 물 2홉을 붓고 반이 되게 달여서 나누어 마시면 잘 낫는다. 입맛에 따라
꿀을 약간 타도 좋다. 폐의 종양으로 고름이나 피를 토할 때는 호이초 16그램과 금은화(金銀花) 40그램을
달여 2회에 걸쳐 나누어 마시면 잘 듣는다.
이외에도 호이초는 치질이나 피부질환에도 효과가 큰데, 치질에는 호이초 40~80그램에 약간의 소금을 넣
어 달인 다음 항문을 담그고 있으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동상으로 살이 헐고 짓무른 데에는 호이
초 잎을 짓이겨 환부에 붙이면 치료가 된다. 이밖에 어린아이들의 입술 양끝이 터지고 피가 나는 증세에는
생잎을 찧어 바르면 잘 듣고, 심장과 신장질환에는 1일 내지 10일 정도 호이초를 차 대신 달여 마시면 좋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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