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약초(ㅊ)

창포

초암 정만순 2014. 9. 11. 15:34

창포

 

예전엔 매년 음력 5월5일 단옷날이 되면 여인들이 으레 연못가에서 창포를 채취하여 머리를 감고 단장하느
라 분주하였다. 아이들은 창포 뿌리를 깎아 머리에 꽂기도 하고, 둥글둥글하게 썰어 실에 꿰어 목에 걸기도
했다. 목에 걸어주는 풍습은 악액(惡厄)을 물리치는 것이라 전해진다.
이렇듯 창포는 특유의 미용 효과와 향이 있어 끓인 물로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기도 하고,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방향제(芳香劑)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유럽에서 창포는 향수와 술을 빚는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청포는 천남성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우물가나 연못가에 흔히 자란다. 5월과 11월에 뿌리를 캐어
그늘에서 말려 쓰는데, 물가나 돌틈에 자라는 것만 사용한다.
창포에는 모두 5종이 있다. 지택(池澤)에서 나는 것은 잎과 뿌리가 살찌고, 높이가 60~90센티미터 정도 된
다. 이것을 이창포라 한다. 돌틈에서 나는 것은 잎에 검은 점 모양의 흔적이 있다. 뿌리는 여위고, 마디는
단단하며, 높이는 30센티미터 남짓 된다. 이것을 석창포라 한다. 냇가에서 나는 것은 잎과 뿌리가 여위고,
높이가 60~90센티미터 정도 된다. 이것을 수창포라 한다.
창포는 단순한 미용제를 넘어 질병 치료에 효과 큰 약재이기도 하다. 특히 석창포는 정신을 맑게 하고, 혈
을 잘 돌게 하며, 풍습과 담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주로 의식이 혼미한 데, 건망증, 간질 소화장애, 귀먹은
데, 목이 쉰 데, 부스럼, 헌 데, 습진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
단 땅 위에 나오는 뿌리는 약제로 쓰지 않는다. 또한 창포를 쇠그릇에 달여 복용하면 구토를 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엿이나 당분이나 양고기는 창포와 맞지 않으므로 복용 후 섭취를 삼가야 한다.
옛 기록을 보면 국초에 태조 고황제는 항상 창포를 씹어 먹고 복통의 병이 없어졌다 한다. 또 을 보면 함양
왕은 창포 뿌리를 먹고 항생(恒生)을 얻었고, 안기생은 창포를 캐어먹고 신선이 됐다고 한다. <포박자>를
보면 창포를 12년간 먹고 몸에 털이 나고, 겨울에는 속옷만 입고도 춥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오직 창포 뿌
리만 먹고 굶주림을 잊고 늙지 않았으며, 기억력이 놀랄 정도로 비상했다고 한다. 를 보면 석창포의 화분을
책상 위에 두고 밤새 책을 읽으면 등잔의 열기를 흡수한다고 한다. 별빛 아래에 두면 아침에 잎 끝에 이슬
이 맺히는데, 이것으로 눈을 씻으면 백주(白晝)에도 별을 본다고 한다. 또한 단옷날에 창포로 담근 술을 마
시면 더욱 묘하다고 한다. 그 외 창포의 질병 치료 효능 대한 의서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신농본초경>을 보면 “창포뿌리는 풍한습비(風寒濕痺)와 해역상기(咳逆上氣)를 다스리고, 심장을 열어주
고, 오장을 보한다. 또한 이롱(耳聾), 옹창(癰瘡)을 다스리고, 장과 위를 따뜻하게 한다”고 했다.
<본초강목>을 보면 “창포뿌리는 중독으로 졸도하는 것과 간질, 자궁출혈 등을 다스린다. 또 임신 중에 출
혈이 있는 것을 안정시키고, 옹종을 흩어버린다. 짓찧어 즙을 마시면 독약에 중독된 게 풀어진다. 특히 파
두(巴豆)나 대극의 독을 푸는 데 큰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도장경>에 실린 창포에 관한 것을 요약하면 “창포는 수초(水草)의 정영(精靈)이고 신화(神話)의 영약(靈
藥)이다. 줄기가 단단하면서 고기비늘 같은 것이 얽어있는 것을 캐어 쌀뜨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껍질을 긁
어 버린다. 그런 다음 햇빛에 말려 곱게 가루를 낸다. 이것을 찹쌀죽에 넣고 끓인 다음 잘 반죽하여 오동나
무씨 크기의 환을 짓는다. 그러고 나서 지어진 환을 자루에 넣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말린다. 복용은 매
일 아침 20환씩 술로 먹는다. 잘 때는 30환씩 먹는다. 한달을 먹으면 소화가 잘 되고, 2달이면 땀이 없어진
다. 5년 동안 먹으면 골수가 차고, 안색이 윤택해지고, 백발이 검어지고, 빠진 치아가 다시 나온다” 고 했
다.
<약용식물사전>은 “창포는 방향성 건위제로 써 왔다. 줄기와 잎을 함께 욕탕용으로 사용하면 혈행(血行)이
촉진되고 위장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단오절에 창포로 목욕을 하면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데 효과
가 있다”고 했다.
이밖에 <명의별록>은 “창포뿌리는 이명·두통·눈물이 흐르는 것을 다스리고 모든 충을 죽인다”고 했고, <
일화본초>는 “창포뿌리는 풍을 제하고 기를내리며 남자의 신장병과 여자의 혈행을 다스린다”고 하였다.
이렇듯 석창포는 여러 가지 질병 치료에 효과가 큰 소중한 약제이다. 또한 단옷날에 창포 달인 물로 머리를
감아 머리 부스럼을 예방하였듯이 실제로 두창(頭瘡)이나 비듬에 큰 효험이 있다.
요즈음 고급 샴푸가 나오고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도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연의 섭리를 바탕으로
수많은 체험을 통해서 보여준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주목한다면 얼마든지 미용에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천연요법이며, 자연과 벗하는 길이다.
석창포는 그리 비싼 약제도 아니다. 조상들의 지혜 그대로 단오 무렵에 온 가족이 함께 머리도 감고 목욕도
한다면 정신과 몸을 한결 맑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고방과 경험방>
▶정신을 총명하게 하는 데 : 음력 7월7일에 창포를 캐어 가루를 낸다. 술로 1숟갈씩 먹는다. 오래 먹으면
반듯이 총명하게 된다.
▶곽란(亂), 창통(脹痛) : 창포뿌리 생것 1백50그램에 물을 약간 붓고 짓찧은 다음 그 즙을 마신다.
▶객혈(喀血) : 창포 가루와 밀가루를 같은 양으로 넣어 잘 섞은 다음 하루에 한 번 12그램씩 따뜻한 물로
먹는다.
▶모든 독을 푸는 데 : 석창포와 백반을 같은 양으로 넣고 분말한 다음 따뜻한 물로 4그램씩 먹는다.
▶적대하, 백대하, 냉대하 : 석창포와 파고지를 같은 양으로 넣고 볶은 다음 8그램씩 술로 먹는다.
▶산후 붕루(崩漏) : 창포 60그램에 술 2잔을 부어 1잔으로 줄을 때까지 달인 다음 마시길 3번 반복한다.
▶병후에 귀가 멍한 데 : 석창포 즙 1방울을 귓속에 떨어뜨린다.
▶두창, 비듬 : 창포가루를 기름에 개어 바른다. 낮에 3번, 밤에 2번 바른다. 기름은 참기름이나 파마자유나
마자유가 좋다.)
▶옹저(癰疽)가 등에 생긴 데 : 석창포를 짓찧어 붙인다. 마른 등창에는 가루를 물에 개어 바른다.
▶습진으로 온몸이 가려운 데 : 석창포와 사상자를 같은 양으로 넣고 가루를 낸 다음 바르길 여러 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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