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약초(ㄷ)

도인

초암 정만순 2014. 9. 2. 09:50

 

도인

 

복숭아는 장미과에 속한 낙엽교목인 복숭아나무의 과실이다. 예전부터 선과(仙果)라 하여 천상(天上)에서 신선(神仙)들이 먹는 과일로 인식되어 왔다.
도인(桃仁)은 복숭아의 딱딱한 씨 속에 들어 있는 알맹이다. 맛이 달고, 성질이 차다. 약성이 주로 간경(肝經)과 대장경(大腸經)에 작용하여 대장을 윤활하게 한다. 경락을 잘 통하게 하고, 적취(積聚)와 어혈을 풀어준다.
전통의학에서는 도인을 진해제와 진통제로 쓴다. 특히 어혈과 담(痰)을 없애는 약재로 많이 쓰는데, 혈행
(血行)에 쓸 때는 알맹이 끝의 씨눈을 제거하여 생용(生用)한다. 윤조활혈(潤燥活血)에 쓸 때는 알맹이 끝
의 씨눈을 제거하여 누르스름할 정도로 불에 볶아서 쓴다. 이를 초황(炒黃)이라고 한다. 『본초강목』을 보
면, “복숭아씨는 어혈과 혈적(血積)을 주치(主治)한다. 생리를 잘 통하게 하고, 위경련을 그치게 하며, 회충
을 죽인다. 꽃은 신장과 방광의 결석을 없애고, 대소변을 고르게 한다. 겨울이 되도록 나무에 달려 있는 덜
익은 열매는 중독(中毒)과 심복통(心腹痛)을 다스리고, 어혈을 없앤다.”고 하였다. 다만 임산부가 출산 후
혈허(血虛)로 인해 복통이 있을 경우, 진액(津液)이 부족하여 대변이 막힌 경우, 기혈(氣血)이 양허(兩虛)하
고 설사(泄瀉)하는 경우는 복용을 금한다.
도인은 화토(火土)의 기(氣)를 품(稟)하고 생(生)하였는데, 기보다 맛이 강하다고 하여 기박미후(氣薄味厚)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질이 음(陰) 중의 양(陽)에 속한다. 성(性)이 침(沈)하고 강하(降下)하여 쓴맛은
능히 혈체(血滯)를 빼고, 단맛은 능히 완간산혈(緩肝散血)하여 신혈(新血)을 생(生)함으로써 파어(破瘀)·거
어(祛瘀)·윤조(潤燥)의 양약(良藥)이 된다. 도인과 행인(杏仁)은 모두 변비를 치료하는 데 쓰지만, 낮에 변
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행인을 주로 쓰고, 밤에 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도인을 주로 쓴다. 또한
맥이 뜨는 경우는 기(氣)에 속하는 행인과 진피를 쓰고, 맥이 가라앉는 경우는 혈(血)에 속하는 도인과 진피
를 쓴다. 변이 막힌 변폐(便閉)에는 당귀미(當歸尾)와 홍화를 배합하여 쓰고, 여자의 아랫배 속에 덩어리가
생기는 징가()에는 도인에 삼릉과 봉출을 배합하여 쓴다. 또한 타박상으로 인한 동통(疼痛)에는 유향, 몰약,
동변(童便)을 배합하여 쓴다. 경우에 따라서는 백작약, 오령지를 배합하여 심복통(心腹痛)을 치료하는 데
쓰기도 한다.
도인을 배합한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도인승기탕(桃仁承氣湯)’이 있다. 이 처방은 혈결(血結)로 방광이 순
환하지 못해 아랫배를 만졌을 때 덩어리가 만져지고 통증을 호소하는 소복급결(小腹急結)에 특효가 있다.
특히 이런 증상에는 망초를 쓴다. 처방 내용은 대황 12그램, 계심(桂心)·망초(芒硝) 각 8그램, 감초 4그램,
도인 10그램이다. 이때 대황은 맨 뒤에 넣어서 달이고, 망초는 탕제에 우려서 마신다.
이 외에도 도인을 배합한 처방으로 가래를 뱉었을 때 실낱같은 핏줄이 있는 증상에 쓰는 ‘가미소요산(加味
逍遙散)’이 있다. 화(火)가 성하여 가래에 핏줄이 보이는 것은 폐실증(肺實證)이다. 처방 내용은 목단피·백
출 각 6그램, 당귀·적작약·도인·패모 각 4그램, 산치자(山梔子)·황금 각 3그램, 길경 2.5그램, 청피(靑皮) 2
그램, 감초 1그램이다.
◈ 고방과 경험방 ◈
1. 어혈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가 있는 경우 : 껍질을 벗긴 도인 반 되를 쌀뜨물에 하룻밤 재운 다음 3시
간 정도 쪄서 부드럽게 만든다. 이것을 말려서 가루 내어 꿀과 찰밥에 개어 녹두알 만하게 환을 짓는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따뜻한 물로 30~40알씩 먹는다.
2. 월경불순과 월경통이 있는 경우 : 도인과 대황을 1:2의 비율로 섞어 가루를 낸 다음 밀가루와 반죽하
여 오동나무씨 크기의 환을 짓는다. 이를 식후에 5알씩 복용한다. 이와 함께 검은 콩을 가루 내어 차조
기잎 달인 물로 식전에 한 숟가락씩 복용하면 더욱 좋다.
3. 치통으로 고생하는 경우 : 도인을 불에 새까맣게 태워 소주에 담가 둔다. 그런 다음 이것을 통증 부위
에 넣고 물고 있으면 된다. 미리 몇 개를 같이 준비해 두었다가 계속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면 더욱 효과
적이다.
4. 해수천식이 있는 경우 : 행인과 도인을 절반씩 넣고 볶은 다음 분말한다. 이것을 밀가루 풀로 반죽하
여 오동나무씨 크기의 환을 만들어 10개씩 생강 달인 물로 복용한다. 행인과 도인의 뾰족한 끝은 따 버
리고 사용한다.
5. 동맥경화가 있는 경우 : 도인을 노릇노릇하게 볶아서 가루 낸 다음 물에 불린 현미찹쌀 한 숟가락과
함께 죽을 끓여 천일염으로 간을 하여 먹는다.
6. 불변증, 식욕부진이 있을 때 : 도인 50그램, 검은 참깨 50그램, 뽕잎 50그램을 가루 내어 물로 반죽하
여 5그램이 1알이 되게 환을 지어 한 번에 3알씩 하루 2번 먹는다.
7. 눈에 다래끼가 났을 경우 : 도인을 깨끗한 헝겊에 싸서 으깨어 즙을 낸다. 이 즙을 다래끼에 바르면
쉽게 낫는다.
8. 장염이 있을 때 : 껍질을 벗긴 도인 3~7그램을 1회분으로 분말하여 하루 2~3회씩 1주일 정도 먹는
다. 복용 중에는 삽주를 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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