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草房/약초(ㄷ)

동규자

초암 정만순 2014. 9. 2. 10:50

 


동규자


동규자(冬葵子)는 우리가 국거리로 애용하는 아욱의 씨를 말한다.


아욱은 아욱과의 두해살이풀로서 높이는 50~70센티미터 정도로 자란다.

잎은 단풍나무 잎처럼 다섯 갈래로 조금 갈라진다.

꽃은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잎겨드랑이에서 분홍색으로 핀다.

꽃받침에 싸여 있는 열매는 평평하고 둥근 모양이며, 연한 갈색으로 8~9월에 익는다.

습기 있는 밭에서 잘 자라고, 기온이 섭씨 15도를 넘으면 언제든 파종이 가능하다.

어린순과 잎을 따서 국을 끓여 먹는데, 특히 ‘가을 아욱국은 사립문을 닫고 먹는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맛이 좋다.

날 중국에서도 ‘오채(五菜)의 으뜸’으로 아욱을 꼽았다. 다른 채소에 비해 비타민 A, 칼슘, 인, 단백질, 지질, 무기질 성분이 많다. 특히 칼슘 성분이 시금치보다 2배 정도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은 알칼리식품이다.


전통의학에서 주로 약용하는 것은 아욱씨인 동규자이다.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 여문 열매를 따서 햇볕에 말린 다음, 비벼서 씨를 털어 껍질을 없앤 뒤 사용한다.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대변을 통하게 하며, 젖을 잘 돌게 한다. 따라서 여러 가지 요도질환에 효능이 있고, 변비 치료제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특히 비만증이 있으면서 열이 많은 사람이 먹으면 숙변 제거에 큰 도움이 된다. 산모의 젖 분비도 촉진하므로 미역국 대용으로 아욱국을 끓여 먹을 정도로 산모의 모유 수유와 해산 후 몸이 붓는 증상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혈중의 독소와 열독(熱毒)을 제거하는 작용도 뛰어나 피부 발진이나 신장결석의 치료와 술독 해소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현대인들은 오랜 시간 앉아서 지내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소변이 원활하지 못하고, 비뇨기계통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아욱은 현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다만 아욱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평소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지만, 반대로 평소 몸이 냉하고 체력이 약하거나 소화가 잘 안 돼 설사가 잦은 사람은 조금만 먹는 게 좋다. 또한 동규자는 태아를 유산시킬 위험이 있으므로 임신부에게는 함부로 쓰지 않는 게 좋다.
동규자를 활용한 대표적 전통의학 처방으로는 ‘우슬탕(牛膝湯)’이 있다. 임산부가 산후(産後)에 태반이 나오지 않고 배가 그득하면 죽을 수도 있는데, 이때 태반을 문드러지게 하여 나오게 하는 것이 ‘우슬탕’이다.
또 이 처방은 남자가 소변을 볼 때 모래나 돌가루 같은 것이 섞여 나와 껄끄럽고 아픈 데도 좋은 효과가 있다.

여성의 경우 혈(血)이 뭉쳐 배가 단단하고, 아플 때 복용해도 좋다. 처방 내용은 동규자·활석 각 8그램, 목통·당귀·우슬·구맥 각 6그램이다.
동규자의 또 다른 전통의학 처방은 ‘규자복령산(葵子茯散)’이다.

이 처방은 임신부가 습(濕)으로 몸이 무겁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며, 오싹오싹 춥고 어지럼증이 나는 데 쓴다. 또 부종(浮腫)과 소변불리(小便不利)가 확연한 데, 이질이 아니라 변비 증상이어서 백출을 사용하기 어렵고 가슴 두근거림이 있어서 대황을 쓰기도 어려울 때 이용한다.

처방 내용은 동규자와 적복령 같은 분량이다. 두 가지의 약재를 가루로 내어 한 번에 8그램씩 미음에 타서 먹으면 된다.


◈ 고방과 경험방 ◈
1. 세균 감염으로 소변이 급하게 마려운 급성 방광염 :동규자·적복령·저령·지실·구맥·활석·목통·황금·차전자·감초 각 4그램, 생강 5쪽을 한 첩으로 물에 달여 복용한다.
2. 술을 많이 마셔 코끝이 벌겋고 누르면 진물이 날 때 :동규자(약간 볶은 것)·백복령·백자인·동과자(약간 볶은 것)·지실(밀기울과 함께 약간 누렇게 볶은 것) 각 40그램, 치자 80그램을 가루로 만들어 한 번에 8그램씩 미음에 타서 식후에 먹는다.
3. 배가 뒤틀리고 대소변이 잘 나가지 않는 건곽란(乾亂) : 동규자·활석·향유 각 80그램, 목과(껍질과 속을 버린 것) 1개를 거칠게 가루를 내어 한 번에 20그램씩 하루 4~5번 복용한다.
4. 약한 설사 또는 산모의 젖이 부족할 때 :동규자 30그램을 물에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신다.
5. 출산을 쉽게 하고 싶을 때나 난산일 때 :동규자 12그램을 물에 달여서 2번에 나누어 먹는다. 또는 말린 동규자 3그램을 가루로 만들어 한 번 물에 타 먹는다.
6. 방광염으로 소변이 잘 나가지 않고 몸이 부을 때 :동규자·활석·석고 각 12그램을 한 첩으로 물에 달여 하루 3번 식전에 복용한다.
7.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며 혈뇨가 나오는 임증(淋症) :동규자·백모근·활석 각 37.5그램, 백작약·목통·황금·차전자 11.3그램을 가루로 만들어 한 번에 12그램씩 하루 3번 물에 달여 공복에 복용한다.
8. 기침이 심할 때 : 동규자 10그램으로 생즙을 내어 하루 2~3회씩 1주일 정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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