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의 보사법(補瀉法)
뜸은 침과 마찬가지로 보법(補法)과 사법(瀉法)의 문제가 존재한다. 사기(邪氣)가 지나치게 성한 경우는 사법을 사용하고, 정기(正氣)가 허약한 경우는 보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앞에서 열증(熱證)에 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론을 방증한다.
뜸의 보사(補i瀉)에 관해서는 『황제내경』에 처음 보이는데, 『영추•배수(背腧)에서 “사기가 성하면 사(瀉)하고, 정기가 허하면 보(補)해야 한다. 뜸으로 보할 때는 그 불을 불지 말고 저절로 타 들어가 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뜸으로 사할 때는 불을 붙인 후 신속하게 불고 다시 손으로 쑥을 잡고 다 타 들어갈 때까지 기다려야한다.(氣盛則瀉之, 虛則補之. 以火補者, 毋吹其火, 須自滅也. 以火瀉者, 疾吹其火, 傳其艾, 須其火滅也.)”고 하였고, 『단계심법(丹溪心法)•습유잡론(拾遺雜論)』에서 “뜸법에 보화•사화가 있는데, 보화는 쑥불이 살에 이르도록 하고, 사화는 살에 이르지 않아서 쑥불을 제거하는 것이다.(灸法有補瀉火, 若補火, 艾焫至肉; 若瀉火, 不要至肉, 便掃除之)”라고 하였다. 『침구대성』 권9의 애구보사(艾灸補瀉)에서도 “뜸으로 보할 때는 그 불을 불지 말고 저절로 꺼지기를 기다려서 그 혈을 문지른다, 뜸으로 사할 때는 신속하게 그 불을 불고 그 혈을 열어준다.(以火補者, 勿吹其火, 須待自滅, 卽按其穴; 以火瀉者, 速吹其火, 開其穴也.)”고 하였다. 고대의 뜸법은 대개 애주구(艾炷灸)를 가리키므로 이는 곧 뜸으로 보할 때는 애주(艾炷)에 불을 붙인 후 불지 말고 천천히 타 들어가길 기다려서 저절로 꺼지게 해야만 화기가 깊숙한 부위까지 들어가 허한 것을 보할 수 있으며, 뜸 치료가 끝난 후에는 다시 손으로 뜸뜬 혈위를 눌러서 진기(眞氣)가 흩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말이다. 뜸으로 사할 때는 애주(艾炷)에 불을 붙인 후 신속하게 불어서 빨리 타 들어가도록 해야 하는데, 화기가 피부 에 이르지 않아 환자의 국소가 뜨거움을 자각할 때 신속하게 애주(艾炷)를 교환하여 다시 뜸뜬다. 뜸이 끝 난 후에는 그 혈을 누르지 않아 사기(邪氣)가 흩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에 근거하여 유추하면 애조구(艾條灸)의 보법(補法)은 애조(艾條)에 불을 붙인 후 불지 말고 천천히 타 들어가길 기다렸다가 온화구(溫和灸)와 마찬가지로 화기가 서서히 심층부로 스며들도록 해야 하며, 뜸 치료가 끝난 후에는 손으로 시술한 혈자리를 눌러서 진기(眞氣)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며, 애조구의 사법(瀉法)은 애조(艾條)에 불을 붙인 후 입으로 끊임없이 불어서 신속하게 타 들어가도록 하며, 뜸 치료가 끝난 후에는 시술한 혈자리를 누르지 않음으로써 사기(邪氣)가 흩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근대의 침구학자인 주련(朱璉)은 또한 뜸뜨는 시간을 이용한 애조(艾條) 보사법을 제시 하였는데, 주로 억제법(抑制法)과 흥분법(興奮法)으로 나눌 수 있다.
흥분법 (약자극•보법)은 주로 애조(艾條)의 작탁구(雀啄灸)를 운용하여 각 혈을 매회 30초~2분 동안 약
30~50회 시술하거나, 혹은 온화구(溫和灸)•회선구(回旋灸)를 3~5 분 가량 운용하는 것인데, 주로 생리기능
을 촉진하여 과도한 억제를 해소함으로써 정상적인 흥분작용을 촉진한다.
억제법(강자극•사법)은 애조(艾條)의 온화구 혹은 회선구를 사용하여 각 혈을 매회 10분 이상 뜸뜨는 방법인데, 필요에 따라 수 십분 동안 뜸뜨기도 한다. 주된 작용은 진정•완화•억지이며, 정상적인 억제작용을 돕는다.
격물구(隔物灸)와 기타 약물(藥物) 뜸법의 보사법은 주로 사용하는 약물의 성미•효능•주치 등에 근거한다. 사(瀉)하는 성질이 있는 약물을 사용하면 사하는 작용을 하는 데, 예를 들면 감수구(甘遂灸)는 대개 수기(水氣)를 제거하는 데 사용하고, 두시병격물구(豆豉餠隔物灸)는 대개 독사(毒邪)를 제거하는 데 사용한다. 보하는 성질이 있는 약물을 사용하면 보하는 작용을 하는데, 예를 들면 부자병격물구(附子餠隔物灸)는 대개 허한 것을 보하고 양기를 도우며, 피마인부구(蓖麻仁敷灸)로 백회혈(百會穴)을 뜸뜨면 위하수•자궁하수•탈항(脫肛) 등을 치료하여 모두 기를 보하여 탈증(脫證)을 막는다.
출처 : "만병을 치료하는 쑥뜸요법(한의학 박사 이웅정 저, 성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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