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팔·손가락 통증, 원인은 목디스크
주부 심모(46·서울 종로구)씨는 몇 달 전부터 등과 어깨가 아프고 팔 저림 증상도 심했다. 설거지·청소 등 집안일로 인한 근육통이라 생각했다가, 최근 손가락 저림까지 생기자 병원을 찾았다. 심씨는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등을 통해 목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심씨처럼 목디스크 탓에 생긴 어깨·팔·손목 통증을 근육통이나 오십견 등으로 잘못 판단해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영수병원의 김영수 원장은 "목디스크가 있으면 목뿐 아니라 어깨, 팔 등 연결 부위의 통증도 심하기 때문에 전문의가 아니면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목뼈 신경, 손가락까지 연결
목에 문제가 있는데 어깨·팔·손이 아픈 것은 목뼈(경추) 신경 때문이다. 목뼈 신경은 목을 타고 내려오다가 목과 어깨선의 만나는 부분에서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등뼈를 따라 아래로, 하나는 어깨를 거쳐 팔, 손가락 끝까지 연결돼 있다. 목뼈의 디스크가 옆으로 삐져나와 신경을 누르면, 해당 부위뿐 아니라 신경이 연결된 부위가 모두 아프다.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강도가 셀수록 통증이 더 많이 퍼진다. 손가락까지 아픈 것은 목디스크가 그만큼 심하다는 뜻이다.
목뼈는 7개 부위로 나뉘는데, 그중에서 5~7번 부위가 평소 압박을 가장 많이 받는다.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서정국 교수는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컴퓨터 작업을 하면 5·6번 뼈 사이의 디스크와 6·7번 뼈 사이 디스크에 특히 문제가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어깨 통증, 움직여도 악화 안되면 목디스크
목디스크를 방치하면 팔에 마비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이를 막으려면 목디스크로 인한 어깨, 팔 통증의 특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어깨를 움직일 때와 움직이지 않을 때의 어깨 통증이 비슷하면 목디스크의 문제로 봐야 한다. 목디스크가 아니라 어깨 관절에 문제가 있다면,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더 심하다. 손목·손가락 통증과 목 통증이 함께 있다면 목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손목터널증후군(손목 신경이 주변 인대에 눌려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인한 통증이라면 목까지 아프지는 않다.
◇비(非)수술 요법으로도 증상 완화
목디스크 환자의 80~90%는 고주파수핵성형술, 경막외신경성형술, 인대강화주사 등 비수술요법만 받아도 증상 완화 효과를 본다. 김영수 원장은 "고주파수핵성형술은 10~20분 밖에 안 걸리고 부분 마취만 하기 때문에 고혈압·심장질환·당뇨병 환자도 체력 부담 없이 시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팔이 마비됐거나 비수술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문제가 생긴 목디스크를 인공으로 교체하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치료 후에는 탄력 고무밴드를 이용한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서 목 근육·인대를 강화해야 한다.
☞ 고주파수핵성형술
통증이 생긴 디스크 부위에 고주파열을 쏘는 치료법이다. 씨암(C모양의 영상 장치)으로 목뼈의 디스크를 보면서 신경을 누른 디스크의수핵에 가느다란 바늘을 삽입한다. 삽입한 바늘에 40~50도의 고주파 열을 가해서 수핵을 태우면 디스크가 쪼그라들어 신경을 누르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