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林 江湖/기타 무술

혈기도(穴氣道)

초암 정만순 2022. 8. 16. 18:36

혈기도(穴氣道)

 

 

하늘의 기운과 천기를 수련 통해 몸에 축적 젊음 유지

 

 

 

◇우혈 허장수 선생이 ‘혈기도’ 행공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17년간 산중에서 수련하며 356가지 행공을 익혔다는 우혈 선생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고관절이 360도 자유자재로 회전한다.

 

하늘과 땅은 인간이 편의상 나누어놓은 것이지 한 번도 끊어진 적이 없다.

천지가 조응하지 않으며 일어나는 일은 세상에 하나도 없다.

 

태초에 인간들은 하늘에 순응하면서 살았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면서 그것에 반하는 삶의 체계를 만들어 살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명이 이룩한 체계와 자연의 체계가 상충되면서 자연은 이제 언제 인간에게 재앙을 줄지도 모른다.

그러는 가운데 인간에게 여러 질병이 발생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당뇨병, 고혈압, 암 등과 같은 각종 성인병들이다.

 

이들 성인병은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고,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현대병들이다.

적당히 움직이면서(노동하면서), 적당히 먹으면서, 적당히 자연과 순환관계를 유지하면서 살라고 하는 천명을 어긴 때문에 발생한 것들이다.

혈기도(穴氣道)의 입장에서 보면 병원신세를 지면서 노후생명을 연장하는 고령화사회는 무의미하다.

건강하게 젊음을 유지하면서 오래 살아야 한다.

혈기도는 자연과의 단절된 관계를 회복해주는 내공(內功)무예이다.

신선들은 하늘에서 바둑이나 장기를 두면서 시간을 보내는 한가한 초월집단처럼 흔히 전해지지만 실제 신선들은 피나는 고생을 하면서 수련을 한 존재들이다.

사는 동안 자연친화적으로 살며 남보다 젊음을 더 유지하고, 끝내 육신을 버릴 때는 죽음을 초월하여 조금도 거리낌이 없는 부류의 인간이다.

혈기도를 비롯한 선도(仙道)는 하늘의 기운, 천기, 생기를 수련을 통해서 우리 몸에 축적함으로써 젊음을 오래 유지하는 무예이다.

신선이 되는 무예는 다른 무예처럼 반드시 사제지간이 있어서 전수되는 것도 아니다.

 

선도는 기통(氣通)에 의해서 솟아오르기 때문에 다른 무술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일종의 계기에 불과하다.

그래서 중간에 끊어지는 수가 종종 있다.

그래서 간헐적으로 스스로 터득하는 수련자들이 나온다.

혈기도도 1889년 천우(天宇·1875∼1982) 스승이 금강산에서 한 신선을 만남으로써 가까스로 전해져 4대째 이어 온 선도이다.

천우 스승은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나서 12살에 홀어머니를 여의고 불가로 출가하였으나 2년 후 선도에 입문함으로써 오늘을 있게 했다. 

혈기도는 본래 이름이 없었다.

산중무예에서 시중으로 내려오면서 천우 스승의 제자 우혈(宇穴) 허장수(許章壽·1936∼) 선생이 도장을 열기로 결심함에 따라 ‘생명을 상징하는 붉은 점과 원’으로 구성된 혈기도의 마크를 만들고, 이름도 짓게 된다.

혈기도는 ‘혈(穴·Hole)+기(氣·Energy)+도(道·Method)’로 이루어졌다.

우주는 블랙홀과 화이트홀로 이루어진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 구멍이다.

또 원자나 소립자도 하나의 작은 에너지 구멍이다.

인체 역시 세포라고 하는 무수히 작은 구멍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는 매크로코스모스든, 마이크로코스모스든 구멍과 에너지로 이루어진 유기체이다.

인체에는 아홉 개의 구멍(大穴·九竅)이 있다.

혈기도는 이 구멍과 피부세포의 수많은 구멍을 통해서 인체에 외부의 천기가 자유롭게 드나들게 함으로써 양생하는 수련법이다.

 

혈기도에선 몸이 정신의 주인이다.

몸을 정신의 도구로 생각하면 잘못이다.

혈기도에선 우주는 거대한 몸체계이다.

몸은 바로 마음이고, 몸이 있어야 정신이 있고, 몸이 있어야 혼백도 있게 된다.

혈기도 세계연맹총재 허장수 선생은 올해 만 74세이다.

겉모습은 덥수룩하지만 실지로 그의 몸은 아직도 청년 같다.

제자들이 떼로 달려들어도 선생을 이기지 못한다.

경희대 체육과를 졸업하고 한때 권투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어릴 적부터 무술을 좋아하여 태권도 등 여러 무술을 섭렵하였다.

 

각종 무예를 수련하면서도 일찍부터 도(道)에 목말라 했다. “과연 도가 있을까, 신선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항상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29세(1965년)에 천재일우의 기회로 내설악 한계령에서 천우(天宇) 스승을 만났다.

만나는 순간 ‘이분이 도인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천우 스승이 우혈 선생을 받아들일 때가 세수 90세였다.

우혈을 만날 때까지 단 한 명의 제자도 두지 않았던 천우 스승은 좀체 입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무려 6개월을 머문 끝에 승낙을 얻어냈다. 어떤 질문이라도 하면 그날로 하산한다는 ‘무문부답’(無問不答)이 조건이었다.

나중에 그가 깨달은 것이지만 질문과 대답은 혈기도에 필요 없고, 오직 실천과 경험만이 득도의 경지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었다. 질문과 대답은 도리어 방해가 될 뿐이다.

우혈 선생은 17년간 산중에서 수련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승은 토굴을 나가더니 돌아오지 않았다.

1982년, 세수 107세였다. 스승은 등선(登仙)할 날을 알고, 미리 음식과 수분을 조절하여 뼈와 가죽만 토굴에 남겨두고 시해등선(屍解登仙)했던 것이다.

그는 당시 크게 깨달았다. “아! 이런 것이구나.” 스승은 말 없는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말이 있으면 초월할 수 없다.” “말로서 아는 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몸으로 알아야만 제대로 아는 것이다.”

우혈 선생은 스승과 이별한 뒤 설악산 한계령에서 하산하여 3년여 여러 명산대천을 주유천하하다가 1985년 서울 아현동에서 첫 도장을 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도장을 옮겨 다니다가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자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현재 서울 인사동(153-3) 놀이마당 건너편 골목에 ‘혈기도세계연맹’ 본부도장을 열고 있다.

혈기도는 현재 미국, 캐나다에 지부가 있다.

우혈 선생은 지금도 시중에서 제자들을 양성하지만 틈만 나면 훌쩍 가평군 현리에 마련한 은거지로 숨어버리기 일쑤다.

산이야말로 혈기도인이 거처할 영원한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산만큼 기운이 생동하는 곳은 없다고 한다.

주문을 외우기를 좋아하는 중국의 도교와 한국의 신선도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한다.

 

혈기도의 수련은 이렇게 시작한다. 반가부좌로 좌정을 하고 ‘지이∼(地)’ 하는 구령과 함께 숨을 내뱉는다.

이것이 토(吐·날숨)호흡이다.

어떤 호흡보다 토호흡을 중시한다.

토호흡은 배가 등짝에 붙을 정도로 이어진다.

토호흡은 몸에 쌓인 오장육부의 탁기를 몰아내는 호흡이다.

 

이어지는 구령은 ‘처언∼(天)’이다. 천은 들숨이다.

우주의 에너지를 혈을 통해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이때 사람의 몸은 풍선과 같다.

풍선에 바람을 넣고, 풍선에 바람을 빼는 것이다. 이때 몸의 중심은 물론 단전(丹田)이다.

단전을 사람이 몸에서 농사를 짓는 자리이다.

그래서 단전이다.

이어 발목 관절 풀기와 허리 굽히기, 다리 가위 벌리기 등 예비 행공이 계속된다.

앉아서 허리를 굽히면 상체가 가볍게 땅에 밀착하고, 양 다리를 완전히 벌려 한 일(一)자를 만든다.

일흔을 훨씬 넘긴 나이에도 고관절이 360도 자유자재로 회전한다.

한 동작은 본래 10분씩 계속되지만 요즘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세태를 감안하여 1분으로 줄였다고 한다.

불과 몇 동작만에 온몸에서 땀이 맺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땀이 비 오듯 한다. 몸에서 혈문(穴門)이 열린 탓이다. 혈문이 열려야 땅에서 천기를 받아들일 수 있다.

본래 행공은 무려 300여 가지(356가지)가 있지만 수련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예비 행공과 본 행공을 합해도 30여 종에 불과하다. 이를 소화할 제자가 없기 때문이다.

제자들 중에는 의사, 교수, 금융인, 공무원, 언론인도 있고, 주부들도 상당수 있다.

올해 11년째 수련을 하고 있는 문조웅 사범(삼성병원 초대 치과과장)은 “무엇보다 젊고 활기차게 살 수 있는 것이 보람입니다.

관절과 뭉쳐진 근육을 풀어주고, 각종 욕망과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도 혈기도를 한 덕분입니다.

심신의 밸런스를 되찾는 데는 매우 효과적입니다”하고 말한다.

정오성 목사(종로구 재활센터장)는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혈기도를 하면서 인생의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주변에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에게 혈기도를 소개했는데 병을 고쳤습니다.

직업적으로는 성경에 대한 새로운 해석, 그리고 죽음과 부활에 대한 관념도 새롭게 형성했습니다.”

혈기도를 하면 음식을 많이 먹지 않게 된다.

지상의 음식물로만 영양을 보충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대기 중의 천기, 즉 하늘음식을 먹으니까 지상의 음식을 줄여도 충분하게 영양보충을 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과다한 음식과 욕망에 시달리지 않게 된다. 현대인은 모두 과다한 영양과 운동부족, 그러면서도 욕망으로 인해 각종 스트레스를 스스로 쌓고, 그 짐을 지고 가느라 허덕인다.

인간은 참으로 지혜로운 것 같지만 실은 자연의 동식물보다 못하다.

이제 자연으로부터 도리어 배울 차례이다. 도대체 적당히 먹는 것을 모르고, 만족할 줄 모른다.

그것이 도리어 자연을 황폐화하고, 그 반대급부(자연으로부터의 보복)로 스스로를 황폐화하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우혈 선생의 하루 식사는 산야초와 두부 몇 조각이 전부. 몇 년 전부터 주변의 권유로 곡기(밥)를 시작했지만 두세 술이면 배가 불러 많이 먹을 수도 없다. 몇 해 전 사고로 인해 척추압박을 당해 보통사람 같으면 휠체어 신세를 질 정도였지만, 수술을 마다하고 혈기도 수련으로 다시 회복 중이지만, 그는 검버섯이 없어 청년처럼 맑다.

그는 한 호흡에 윗몸 일으키기 50회가 가능하다. 한 호흡 반이면 잠이 든다.

자기 몸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한다.

엄지손가락으로 팔굽혀펴기를 한다.

50일간의 단식도 수행의 일부다.

그는 끼니라는 개념 없이 배가 고플 때 조금씩 먹는다.

자연은 그렇게 배 고플 때 먹고, 배부르면 먹지 않는다.

그런데 현대인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고프다.

현대인의 병은 ‘많이 먹기 때문’이고, ‘모자라는 듯이 먹어야 건강’하다고 한다.

“인간이 두 발로 걸으면서 좋아진 것은 척추의 척수에너지가 머리로 올라가서 두뇌용량이 늘어난 것이지만 그 반대로 척추가 압박을 받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따라서 척추의 건강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척수를 충만하게 해야 젊음이 유지됩니다.

무병장수하려면 단전에 내공을 쌓아 요추를 강하게 해야 합니다.”

혈기도(穴氣道)는 혈(구멍)에 기(에너지)를 불어넣는 도(방법)이다.

호흡은 혈을 소통하는 행공의 기본이면서 몸의 피로물질이나 유해산소인 ‘탁기’(濁氣)와 ‘객기’(客氣)를 버리고, 하늘과 땅의 기운(천기·지기)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호흡은 마음이고, 호흡은 영(靈)이고, 호흡은 맛있는 음식이다.

단전에 축기를 많이 한 사람은 저절로 신선에 가까워진다.

척추의 힘은 유한하지만 단전의 힘은 무한하다.

척추 자체는 힘이 없다. 척추를 받쳐주는 것이 요추이며, 요추를 받쳐주는 것이 단전이다.

그래서 단전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가 다른 선도 수련 단체들과 크게 다른 점은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지식(止息) 호흡을 하면 안 된다는 점과 토(吐)호흡을 중시하는 점이다.

지식호흡은 도리어 호흡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인위적으로, 강제로 끊어놓기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한다는 것이다.

토호흡은 탁기를 배출하는 것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미골(尾骨)과 선골(仙骨)이 분리되는 것이 중요하다.

개와 쥐 같은 동물도 미골과 선골이 분리되어 움직이는데 문명인은 척추압박으로 인해 그것이 붙어있다.

수련을 통해 점차 척추 마디마디를 분리하고 유연하게 만들면 천기의 소통이 더 활발해진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직립보행함에 따르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셈이다.

“행공을 하면 몸에 다른 기운이 들어옵니다.

척수에 다른 기운이 들어와서 운기가 되면 정신은 몽롱해집니다.

그게 천기입니다. 행

공에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요추가 뒤로 빠져 있으면 행공이 아니라 노동이 됩니다.”

기(氣)란 바로 현재의 것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드물다.

기(氣)가 물질처럼 정체성이 없다.

따라서 동일한 기는 없다.

“세포는 100일만 지나면 바뀝니다.

공부는 내일 해도 되지만 오늘 하지 못한 행공은 다시는 할 수 없습니다.”

그가 불치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이렇다.

“세포는 100일이면 한번 바뀝니다.

100일을 살 기력이 있으면 희망이 있습니다.

100일 미리 죽는 것입니다.

몸이 잘못된 시점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호흡하고 행공하면 바로 잡을 수가 있습니다.

인간은 대우주의 에너지로 살아갑니다.

아픔을 쫓아가야 아픔이 사라지고 전진할 수 있습니다.”

그의 몸철학은 어떤 현대의 의사나 몸철학자보다 한 수 위이다.

또 교(敎)는 중심을 정하고, 울타리를 치지만, 도(道)는 중심이 없는 까닭에 울타리도 치지 않고, 대자연과 대우주의 에너지와 심신합일(心身合一)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선도(仙道)의 부활만이 우리 민족이 자주성을 회복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교(敎)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그러나 도(道)는 간단합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 즉 아아애(我我愛)입니다.

도는 나를 찾는 것이고, 몸을 놔주는 것입니다.

몸을 놔줘야 몸이 머리를 잘 보필합니다.

 

어릴 때는 몸을 놔줄 줄 알지만 크면서 그 능력을 잃어버립니다.

머리가 몸을 간섭하면 안 됩니다.

몸은 주면 받고 안 주면 끊어버립니다.

몸은 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판단을 하지 않는 몸에게는 진기(眞氣)를 주어야 합니다.

진기를 주면 그다음은 몸이 다 알아서 합니다.

어떤 기운이 오면 몸은 머리가 판단하기 이전에 이미 그 기운을 받아들입니다.

머리로 이해하고 몸을 완성시킬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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