飮食 漫步/식객유랑

별미 기행 - 안동 간고등어

초암 정만순 2022. 2. 9. 14:21

별미 기행 - 안동 간고등어

 

 

 

경북 안동에서 유래된 염장 처리한 고등어를 말한다

 

안동 별미로 빼놓을 수 없는 간고등어.

그런데 생각해보면 신기하다. 분명 안동은 내륙지역인데 어째서 바다 생선이 유명해진 것일까.

게다가 성질 급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고등어 아니던가.

맞다. 안동 간고등어가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안동이 내륙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냥 고등어가 아니라 이름 그대로 '간'이 된 고등어. 간고등어의 생명은 바로 소금 간. 안동과 가까운 동해안 자락 영덕 강구항, 울진 후포항 등지에서 고등어를 실어 나르면 상하기 직전 안동에 닿았단다.

기껏 힘들게 운반해 온 생선이 상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을 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소금 간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상할까 말까하는 고등어에 소금을 더했더니 맛 좋은 간고등어가 되었다고. 우리가 안동 간고등어를 맛보게 된 연유다.

 



워낙 유명해서 더할 말이 없는 안동 간고등어. 내륙지역에서 생선을 맛보기 위해서는 염장이 필요했을 것이다.

제사상에도 올라가는 간고등어인 만큼 안동에서도 귀한 대접 받는 몸임을 알 수 있다.

워낙 유명해진 덕분에 전국 어디를 가도 '안동 간고등어'를 맛볼 수 있게 되었지만 안동을 찾았다면 이곳에서 간고등어 구이 맛은 보고 가자. 안동 구석구석은 물론 월영교 근처에 간고등어 전문점들이 몰려 있다.

 



흰쌀밥과 간고등어를 중심으로 각종 나물이 더해진 밑반찬이 나온다.

아마도 안동 양반들의 식단도 이것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기름기 흐르는 고등어 살은 퍽퍽하지 않다.

다른 반찬 없이도 금세 밥 한그릇이 뚝딱이다.

구이 말고 조림과 찜 등으로도 간고등어를 맛볼 수 있지만 안동 간고등어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일단 구이부터 시작해보자.

안동 간고등어는 동해안 영덕항에서 잡힌 고등어를 소금에 절여 내륙에 위치한 안동으로 가져와 먹던 데서 유래한다.

예전에 보부상(褓負商)들이 영덕 강구항에서 안동까지 고등어를 운반하는 데 이틀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이는 유독 쉽게 부패하는 생선인 고등어를 제대로 운반하기에는 적합치 않았다.

이에 상인들은 고등어가 이 시간 동안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금을 쳤는데, 안동에서 반나절 거리인 임동 챗거리 장터에서 쳤다고 한다.

챗거리장터에 이르면 고등어가 얼추 상하기 직전이 되는데, 이때 소금 간을 하면 가장 맛있는 간고등어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금을 친 고등어를 안동까지 가져왔는데 이것이 안동 간고등어의 유래가 되었다.

 



안동 간고등어는 먼저 간잽이(염장처리하는 사람)가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낸 고등어를 수 차례에 걸쳐 깨끗이 씻은 뒤 소금물에 넣는 습식 염장(濕式 鹽藏)을 한다.

이는 살은 물론 뼛속까지 간이 배어들도록 하는 것으로, 이 단계가 끝나면 마른 소금을 치는 건식(乾式) 염장이 이뤄진다.

소금을 얼마나 골고루 뿌려주느냐에 따라 고등어 맛이 달라질 만큼 이 단계가 매우 중요하다.

 

 

안동은 내륙 지방이기 때문에 고등어를 먹기 위해서는 영덕 강구항에서 수송해 와야 한다.

안동으로 수송하기까지는 이틀이 걸렸는데, 예전에 냉동시설이 없던 시절에는 생선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으로 염장 처리를 해야 했다.

이것이 안동간고등어의 시초로, 상하기 직전에 나오는 효소와 소금이 어울려 고등어 맛을 좋게 한다.

 

 

이제 안동간고등어는 전국적인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고, 안동의 최대 산업으로 급부상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 이어 남미로 수출되고 있고, 녹차 성분과 황토염을 이용한 신상품까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