飮食 漫步/식객유랑

향토 음식의 맛 - 거제 대구탕

초암 정만순 2021. 12. 13. 06:51

향토 음식의 맛 - 거제 대구탕

 

 

뜨끈한 생선 살이 입에서 ‘사르르’, 거제 대구탕

 

 회기성 어종인 대구는 북태평양 캄차카 반도 주변 해역 등지에서 서식하다가 겨울철 산란기를 맞아 11월 말부터 이듬해 1월까지 우리나라 남해안으로 돌아온다. 

 

예전 대구를 삶거나 찌고, 젓갈을 담을 때는 암놈을 주로 썼고, 이후 대구회나 대구탕 요리가 개발되어 회나 탕을 할 때는 수놈을 쓰고 있다. 

 

대구는 조선 시대 궁중의 진상품에도 어김없이 이름을 올렸다.

정조 때인 1776년 진상품의 물품·수량 등에 대해 규정한 『공선 정례(貢膳定例)』에는 건대구, 반건대구, 대구 알젓과 이리[곤이]젓이 포함돼 있다.

 

 

■ 거제 대구탕

 

거제 외포항에서 대구를 말리는 풍경

 

담백한 생선 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 ‘뜨끈한 탕’ 한 그릇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의 겨울 별미다.

남쪽 겨울 바다를 주름잡는 대구와 물메기는 12월부터 식탁에 올라 이듬해 2월까지 미식가를 유혹한다.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포구의 세월과 위용을 자랑한다.

 

덩치나 펼쳐지는 풍경으로 치면 거제 대구가 형님뻘이다.

대구를 제대로 맛보려면 거제 외포항으로 향한다.

대구잡이 철이 되면 외딴 포구가 온종일 외지인으로 들썩거린다.

대구는 산란을 위해 겨울철 냉수 층을 따라 거제 북쪽 진해만까지 찾아든다.

외포항은 한때 전국 대구 출하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대구의 아지트’였다.

포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포구의 세월과 위용을 자랑한다.

 

‘대구의 아지트’, 외포항 전경

 

주말이면 외포항을 찾는 차량으로 진입로가 막힐 정도로 겨울 대구는 인기 높다.

포구 곳곳에 생선을 판매하는 좌판이 늘어섰고,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줄지어 분위기를 돋운다.

이른 오전이면 포구에서 대구 경매가 열리기도 한다.

긴 아래턱, 부리부리한 눈에 70cm를 넘나드는 대구는 3만~4만원 선에 팔린다.

 

코스 요리를 주문하면 매콤한 대구찜도 맛볼 수 있다.

 

포구 한쪽에 대구로 만든 음식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외포항 식당에서는 대구튀김, 대구찜, 대구탕이 2만5000원에 코스로 나오며, 대구회와 대구전, 대구초밥을 내는 곳도 있다.

 

통통하고 부드러운 살이 사르르 녹는 대구탕

 

통통하고 부드러운 살이 사르르 녹는 대구탕(1만5000원) 맛만 봐도 겨울 향미가 입안 가득 전해진다.

생대구와 곤이가 담뿍 들어간 대구탕은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하며 고소하다.

 

대구를 손질하는 아낙네

 

다양한 대구 요리로 배를 채운 뒤 포구를 거닐어보자.

고깃배 너머 대구를 손질하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쁘고, 말린 대구와 대구 알젓, 대구 아가미젓 등을 파는 진열대가 보인다.

포구 옆 외포초등학교를 지나 외포리 골목 산책에 나서면 마당 가득 대구를 말리는 어촌 풍경이 운치 있다.

외포항에서는 매년 12월 말 거제대구수산물축제도 열린다.

대구 요리는 2월 중순까지 제철이다.

생대구로 만든 음식은 말린 대구로 끓인 탕이나 찜과는 또 다른 품격이 있다.

 

맑은 대구탕 간단 레시피

 



쌀쌀하고 추운 이 겨울 따끈따끈 시원한 대구탕 한 그릇하실까요?
연말에 술자리 많은데 속풀이 해장국으로도 쥑입니다.

추운 겨울 제철인 대구 입이 크다고 대구라고 하죠.
시장이나 마트나 싱싱한 생대구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마트나 시장에서 사온 생대구를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빼줍니다.

 

맑은 대구탕 끓이는 법

재료

대구

대파
소금
다시멸치
다시마


육수빼고 무우넣고 대구넣고 간맞추면 끝.

 



모든 국물요리는 육수가 좌지우지
대구탕도 멸치육수를 충분히 내서 끓어야 진국입니다.

멸치 다시 와 다시마를 넣고 충분히 끓여서 육수를 빼줍니다.
밑에 육수 빼는 법을 참고하세요.

 


맛있게 우려낸 멸치육수에 먹기 좋게 썬 무를 먼저 넣어 끓여줍니다.
무랑 대구랑 같이 넣으면 
생대구가 부드러워 빨리 부스러져요.

 

 
 



무가 끓어오르기 시작하면그때 깨끗하게 씻은 생대구를 넣어 주면 됩니다.

여기서 잠깐 팁!

깨끗하게 씻은 대구를 아주 잠깐 냉동실에 넣어 줍니다.
생대구를 바로 넣어도 맛있지만 대구살이 너무 부드러워 잘 부스러집니다.
멸치육수를 빼는 동안 잠깐 냉동실에 넣었다 빼도 살이 탱글탱글 해요.
대구탕 맛 집은 거의가 냉동 대구를 사용한다죠~
겨울이 철인 대구를 4계절 끓여 판매하니 그래서인지 대구탕 집은 푹 끓여 나오는 대구인데도 부스러짐이 없나 봐요.

 


무가 끓어오르면 생대구를 넣고 한소끔 끓여줍니다.
휘휘 젓지 말고 그래도 두세요 부드러운 살이 부스러집니다.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곤이를 넣어 주세요

 

 


바글바글 끓어오르기 시작하면불순물 거품이 듬뿍
살짝살짝 걷어내 주세요.
대구살이 전체적으로 흰색으로 변하고 뼈랑 살이 살짝 떨어지면 익은 거예요.

마지막
소금으로 간을 맞혀줍니다.
소금으로 간을 했는데 1프로 부족하다 싶으면멸치 액젓이나 까나리액젓 반 스푼 정도 넣어서
간을 맞춥니다.

 


시원하고 맛있는 맑은 대구탕 완성
파는 송송 썰어 마지막에 뿌려줍니다.

캬~~~넘 맛있는 맑은 대구탕
요즘 같은 계절에 밥도둑이 따로 없어요.

 

 
 

맑은 대구탕 국물이 끝내줍니다.
살도 탱글탱글
곤이도 부들부들 단백

 

 
 

맑은 지리에 식초 넣어 드셔보셨나요?
복국에만 넣어 드시는 게 아닙니다.
대구탕에도 조금 넣어 먹으면 더 감칠맛있고 맛있어요.

 

 

식초를 한 숟갈 넣으면 맑은 대구탕이 우유 같은 희뿌연 색으로 변합니다.
캬~~ 이 또한 맛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