飮食 漫步/식객유랑

향토 음식의 맛 - 부산 영도 고등어해장국

초암 정만순 2021. 12. 1. 09:39

향토 음식의 맛 - 

부산 영도 고등어해장국

 

 

부산 영도 고등어해장국. 

 

고등어는 찬 바람이 불어야 맛이 있다는 통설이 있다

참고등어는 늦가을부터 겨울이 제철이다.

이때 제주도 인근에서 선망으로 잡은 고등어가 부산공동어시장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망치고등어는 가을보다 여름이 제철이다.

또 겨울에 잡은 참고등어도 급속냉동 보관하면 여름철에도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고등어 양식까지 가능해져 어느 철에나 회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보관과 운반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물 고등어도 전국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

 

 

그래도 고등어라면 역시 부산이다.

부산은 2011년 시어를 고등어로 정했다.

고등어의 생김새와 생태적 특성을 호쾌함, 청정함, 역동성, 영민함, 창조성으로 해석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국민 생선이다.

그 틈새를 노르웨이 고등어양식협회가 파고들었다.

 

구이나 조림은 들어봤지만 추어탕이라니. 고개를 흔들었다.

추어탕이라면 당연히 미꾸라지다.

백보 양보해서 장어 정도는 이해한다.

하지만 고등어를 미꾸라지처럼 갈아 넣는 고등어추어탕이라니.

 

영도 봉래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남항동 추어탕집을 찾았다.

골목을 지나면서 보니 문이 반쯤 닫혀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주인이 막 문을 닫으려는 참이었다고 했다.

이 집은 새벽 4시에 문을 열어 13시, 그러니까 오후 1시면 문을 닫는다.

그렇게 60여 년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 공동어시장 고등어 위판장.

 

당시 남항 선창에 굴러다니는 것이 고등어였고, 시장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시래기였다.

주변에 술집도 많았고 색시집도 있었다.

밤새 술을 먹고 아침에 기다렸다 해장국을 한 그릇 후루룩 마시고 들어가는 사람이 많았다.

새마을운동 시절에는 아침 일찍 청소하고 나면 유지들이 주민들과 함께 들어와 밥값을 내고 가기도 했다.

 

 

지금도 새벽에 배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이 이른 아침 고등어해장국 한 그릇 후루룩 비우고 배를 탄다.

조선소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단골이었다.

그 사이 주인도 바뀌었지만 고등어해장국만은 바뀌지 않았다.

 

 

고등어 운반선을 가장 먼저 반기는 부산 갈매기. 

 

가수 김창완이 부른 ‘어머니와 고등어’의 정겨운 노랫말과 같이 고등어는 우리네 밥상에 빈번히 오르는 친밀한 생선이다.

고등어는 보통 구이나 조림 또는 회로 즐겨 먹지만 이 색다른 음식의 주인공은 바로 고등어 해장국. 

콩나물과 우거지가 듬뿍 담긴 뚝배기 위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고등어에 많이 함유된 지방이 떠올라 윤기가 반지르르 흐르는 모양새에 일단 보는 것만으로도 입 안 가득 군침이 절로 돈다.

한 수저 푹 뜨고 맛을 본다.

보드라운 고등어 살이 입을 살살 간질이자 그 묘한 식감에 미소가 지어진다.

고등어의 고소함에 이어 시원하면서도 담백한 국물 맛이 느껴지며 절로 탄성이 나온다.

잘게 썬 청양고추와 제피가루를 조금 넣어보면 얼큰함이 더해져 풍미가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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